너 안의 나를 보기위하여 <요한 17, 20ㅡ 26.>.

오늘 복음에 하느님이 하나이심을 드러내시려고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하시면서 우리 안에 하느님의 참모습이 현존하기 위하여 “그들이 우리 안에 있게 해주십시오.” 하십니다. 한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이들에게는 더구나 너 안에 나 있고 내 안에 네가 있어야 합니다. 이런 일치를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합니까?

어느 날 부부가 저를 찾아 부부간의 불일치를 걱정하면서 상담하다 서로의 일치점을 발견하지 못하여 애를 쓰는 것을 보고 제가 이런 질문을 하였습니다. "나를 너 안에서 찾아보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일치는 너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네가 있어야 합니다." 하니 대답이 궁해져서 "모르겠습니다." 하였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사랑해야 하지만, 주님이 우리 안에 계시려고 우리 안에 십자가의 죽음을 택하셨던 것 같이 서로 상대 안에서 죽어야 합니다.

우리는 아침마다 빵을 먹으면서, 아니 성체를 영하면서 그 빵이 되기 위하여 알알이 흩어진 밀알이 방앗간에 가서 방아 속에 빠지면서 가루가 되고 너와 내가 어울려 빵이 되듯이 서로 안에서 죽음을 만나야 일치가 이루어지고 너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네가 있게 됩니다.

우리는 하나 되기를 바라면서 하나 되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가 될 수 있겠습니까? 통일을 바라면서 내 것 네 것을 따로 생각하는 한 통일은 불가능합니다. 이번에 비무장 지대를 관광특구로 정하고 서로 왕래하자는 우리 측 제안을 북측에서 받아들이면 통일의 길은 열리지만, 서로 양보하지 않고 자기주장만 하면 통일은 아직 멀리 있습니다.

공동체 일치를 주장하면서 서로 자기 이익만 자기 유익한 것만 찾으면 공동체는 하나가 되지 못합니다. 순명이란? 서원을 지키는 것만이 아니라 순명으로 공동체가 하나 되어 서로 행복한 수도생활을 하기 위한 것입니다. 의식적 희생정신만이 하나 되는데 힘이 되고 행복한 수도 생활 공동체 삶이 됩니다.

오늘 “저들이 모두 하나 되게 해 주십시오.” 기도하시는 주님을 따라 저도 우리가 모두 하나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