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의식 <요한,7,1ㅡ2. 10, 25ㅡ30.>

우리의 믿음은 객관적이냐? 주관적이냐? 객관적이라면 분명한 현실을 보며 듣고 증명되는 진리를 믿고 따르는 것이지만, 주관적이라면 각자의 의식 안에 잠재되거나 이미 내재한 진리를 찾아 그 현존의 의미를 알고 따르는 것입니다. “나를 보내신 분은 참되신데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한다. 나는 그분을 안다. 내가 그분께서 왔고 그분께서 나를 보내셨기 때문이다.”

이 말씀은 "너희는 내가 나를 아는 것만큼 나를 모른다. 내 자아의식 속에는 나는 아버지께로 온 것을 알고 아버지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고 하시면서 "너의 생각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뜻을 따라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았다."고 하십니다.

저도 내 안에 자아의식을 가지면서 누가 무엇이라고 해도 나는 하느님에게서 나와서 하느님에게로 가야 하는 존재이니 하느님의 뜻을 알고 내 깊은 의식 속에 강한 믿음의 삶을 살게 합니다. 아무리 유혹이 심해도 죄에 떨어져도 내 안에 하느님의 자비가 영원하시니 그 자비를 의식하면서 죄 있어도 찬미 감사의 삶을 살게 합니다. 부족함을 느끼고 살지만, 그 부족함을 나를 보내신 하느님이 보충해 주시고 이끄시는 것을 알면서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더 하느님의 일을 해야 하고 하느님과 일치의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믿음의 삶을 살아갑니다.

겨울에 봄을 생각하는 마음, 눈 속에 꽃을 피우는 나무는 자신의 자생력으로 계절을 뛰어넘어 봄의 소식을 전합니다. 지금 비록 어려움 속에 산다고 해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은 객관적 현실이 아니라 주관적 자아의식 속에서 가능합니다. 믿고 안 믿는 것은 어떤 외적 힘이 아니라 내 안에 잠재된 힘입니다. 수도원을 떠나 시간경이나 미사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생각하는 시간에 내 안에서 일어나는 자아의식을 마음껏 누리고 잠심할 때, 시간을 초월한 생각이 나를 더 깊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이끌어 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자아의식이 없는 사람은 때를 가늠하지 못하고 자신 안에 들리는 진리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인기 중심, 일 중심적으로 이리저리 시달리며 살게 됩니다. 중심 잡은 사람은 자아의식이 강하고 자신이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를 분명히 아는 사람입니다. 비바람이 불어와도 파도가 밀려와도 어떤 고난 속에 있어도 자기 안에 깊이 들어가 사는 것이 어떤 적이 공격해도 안전한 믿음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오늘도 세파에 우왕좌왕하지 말고 자아의식 속에 굳은 믿음의 삶을 사도록 기도합니다.

자신 안에 살아 계시며 자비를 베푸시는 주님을 굳게 믿고 주님을 따라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