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사랑의 절정은 십자가입니다. <요한 3, 21> 4월 27일

한 생명이 사랑 없이는 성장도 결실도 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깨닫지 못하면 “사랑하라” 말을 따른다고 할 수 없습니다. “너를 사랑해” 하면 그저 좋아하는 것이 아니고 마음에 들고 유익해서가 아니라, 너를 위해 나의 모든 것을 내주는 것이 참사랑입니다.

사랑의 참 의미를 이렇게 표현하고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쉬운 문제를 알지 못하고 사는 이들에게 먼저 전하고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위대하고 영광스러운 것인지 묵상합시다.

어린 딸과 오빠 두 자매를 둔 집안이 소풍을 가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오빠 되는 아이가 사경을 헤매고 있어 수혈해야 사는데, 딸의 피가 필요해서 딸아이에게 오빠에게 피를 줄 수 있겠냐고 하니 하겠다고 하여 수혈하고 오빠가 살아났습니다. 그런데 딸아이는 침대에 그대로 있어 아버지가 일어나라고 하니 “아버지 나는 언제 죽느냐?” 물었다고 합니다. 피를 나누어주면 자기는 죽는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모두 감동했습니다. 오빠를 사랑한 나머지 자기 피를 주면 자기는 죽는다고 생각하면서도 수혈했다고 합니다. “벗을 위해 자기 생명을 내주는 것보다 큰 사랑이 없다.” 하신 것같이 사람은 너를 위해 자기 목숨까지 내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내주시다.” 하심으로 아들 하느님은 우리를 위해 아니, 죄인들을 위해 자기 목숨까지 내주셨습니다. 그 이상의 사랑을 어디서 찾아볼 수 있습니까? 봄에 온갖 과일나무에 아름답게 꽃이 피어 보기에 좋고 많은 사람을 기쁨에 넘치게 하지만, 그 꽃은 열매를 위해 자기 아름다운 모습을 버리고 나무에서 떨어져 열매를 맺고 사라집니다. 자연이 우리를 가르칩니다. 우리 수도원 지하 성당에 여기 사시던 선배들의 영정사진이 있는데 저는 가끔 그 앞에 서서 이런 기도를 합니다. “감사합니다. 당신들이 수고의 결실을 후배들이 누리고 이곳에 살고 있습니다. 사랑의 결실입니다. 영원한 행복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사실 역사가 없으면 역사의 결과인 우리는 없습니다. 십자가의 역사는 세상 끝날까지 남아 우리를 하느님의 사랑으로 인도하고 그 힘으로 살도록 합니다. 일제 강점기, 6.25 전쟁, 세계 경제 위기를 겪고도 최빈국에서 10위의 나라로 발전한 것은 역사의 산물입니다. 우리도 서로 사랑하여 역사를 만들고 후손에게 더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데 고난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십자가의 사랑 속에 살아야 합니다.

십자가의 영광은 부활입니다. 세상은 사랑 없이는 황폐하고 쓸모없는 세상이 되듯이 십자가의 사랑은 세상을 밖에 놓고 아름다운 역사를 만들어 내일의 희망이 됩니다.

오늘 힘들지만, 묵주기도 고통의 신비를 묵상하면서 기도할 때 저는 십자가의 신비에 더 빠져들어 기도합니다. 주님을 따르는 우리 믿음은 주저함 없이 십자가를 받고 십자가의 신비 속에 살도록 기도합니다. 오늘 코린토 전서 13장을 보시며 사랑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묵상해보세요. 무엇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할지, 행하지 않았는지 스스로 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