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두 가지 생명의 영역이 있다. <요한 3, 7-15> 4월 26일

하느님은 창조하신 만물 중 사람에게만 입김을 불어 넣으셨다고 하시며 두 가지 생명을 주셨습니다. 주의 기도 내용도 영에 따른 생명이신 하느님과의 관계와 온갖 피조물과의 관계 속에서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서로 용서하며 유혹과 악에서의 구원을 기도합니다. 전반부는 영에 관한 기도요, 후반부는 육에 관한 기도입니다.

육의 생명은 지나가는 것이며 시간과 공간 안에 머물다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영의 생명은 하느님께서 시작도 없으시고 마침도 없는 것처럼 영원한 것입니다. 사람이 사는 동안 각 기능에 따라 책임이 따라옵니다. 저는 세 가지 의무를 지켜야 합니다. 사람으로 살고, 믿음으로 살고, 사제로서 맡겨진 사명을 지키며 살아야 합니다.

“이석진”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람의 도리를 다해야 하고, 신앙을 고백하며 신자의 의무를 다해야 하고, 사제로서 사제의 의무를 다해야 시간 안에, 일정한 공간 안에 살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를 부를 때 “이석진, 헨리코, 그레고리오” 세 이름을 갖고 살아갑니다. 사제직을 잃으면 세례명으로 살고, 신앙을 버리며 그저 자연인으로 살다가 시공간 속에서 사라져 갑니다.

그러나 영의 생명은 세상의 모든 직책과 관계없이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려고 죽음을 통해 하느님과 하나 됩니다. 어떤 이가 가족이나 자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우울증이나 절망 속에 살면서 육의 생명을 소홀히 다루면 그도 주님의 뜻을 거스르는 것입니다. 믿음이 있다면 죽은 자는 하느님 앞에 영원한 생명을 누리고 살고, 내가 사랑하는 것보다 하느님의 사랑이 더 크고 완전한 것입니다.

어떤 이가 돈의 귀중함을 알고 돈이 내 손에서 떠나가면 마음이 좋지 않지만, 돈을 믿을만한 은행에 보관했으면 마음 놓고 편하게 사는 것처럼 죽음을 슬프게만 생각하지 말고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이같이 하느님의 뜻은 사람에 대한 계획이 얼마나 심오하고 잘 준비된 것인지 알게 되고 깨닫게 되어 세상에서 잠깐 지나가는 생명이라도 지혜롭게 다루며 사는 동안 하느님 나라에 살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세상을 지혜롭게 살도록 하시려고 양심 법을 각자의 마음 깊은 곳에 심으셔서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하도록 마련하시고, 말씀을 통해 어둠을 비추시고 방향을 바로잡고 살도록 하십니다.

교통이 혼잡한 길에 신호등, 안내 표시판, 교통순경까지 마련하여 안전 운행을 도모하는 것같이 주님은 나그넷길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도록 하시려고 양심 법과 말씀을 주셨습니다.

오늘도 아침 기도 시간을 내려주시고 기도하도록 주신 말씀을 듣고 말하는 가운데 은총이 넘쳐흐름을 느끼게 하셨습니다.

주님의 법을 따라 살고 주님의 말씀을 마음속에 새기며 영원한 나라까지 이끄심에 감사와 찬미의 기도를 드립니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하신 말씀을 귀담아듣고 따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