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신 주님은 어디에 살고 계십니까? <요한 21, 1-14> 4월 22일

무덤에서 나오신 주님은 어디에 계시다가 동산 갈릴레아에 나타셨을까요? 복음은 어디서 생활하시다가 나타나신 것에 대해 아무 말도 없지만, 분명히 하느님 아버지에게 가신 것은 아닙니다. 40일 후 승천 축일을 지내며 승천 후 하느님 우편에 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면 40일 동안 성모님과도 아니고 제자들과도 아니고 광야에서도 아니고 어디서 사시다가 나타나셨을까요? 주의 기도문 “그 나라가 임하시며” 세상이 임하신 하느님 나라에 계시다가 나타나셨습니다. 주님은 이미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고 여러 모양으로 설명하셨습니다.

땅에 뿌려진 겨자씨 같다 하시고 땅에 숨겨진 보물 같다고도 하셨지, 하느님 나라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의 것이라 하셨습니다. 드러나게 보이지 않지만, 세상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 나라입니다. 이같이 주님은 이미 하느님 나라를 하셨고 그 안에 살도록 하신 것같이 그 나라에 거처하시며 나타나셨습니다.

저에게 “어디서 오셨습니까?” 물으면 “왜관 수도원에서” 하면 어떻게 사는지 묻지 않고 “그렇습니까?”하고 다음 말을 묻지 않습니다. 승천하신 주님은 다시 내려오셔서 지금 하느님 나라에 우리와 함께 살아계십니다. 우리를 떠나신 것이 아니라, 우리 깊이 하느님 나라를 세우시고 함께 현존하십니다.

어디서나 어느 때나 하느님을 찾는 사람과 함께 계신 주님을 믿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 나라에 살며 주님과 함께 사는 사람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 겸손하고 온유한 사람입니다. 주님과 함께 사는 사람인가 아닌가의 판단은 겸손하고 온유한가가 증명해줍니다.

참믿음, 참 그리스도 신자인지를 알아보는 기준은 겸손한가, 온유한가에 달려있습니다. 자기 자랑, 자기 과시하고 거칠고 자기 욕망에 가득 찬 사람은 이미 주님과 함께 있지 않는 사람입니다. 교회 책임진 사람이 하느님 나라에서 주님과 함께 있지 않는 사람은 진실이 없고 사랑이 없는 사람으로 나타납니다. 하느님 나라에 살고 주님과 함께 있는 사람은 가난한 마음으로 진실과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믿고 함께 기뻐하는 사람은 주님이 사시는 것처럼 살아야 합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하고 성호경을 놓으면 “나는 하느님이신 성부, 성자, 성령과 함께 하느님 나라에 살고 있습니다.” 하는 고백이며 선언입니다. 그런데 성호경만 놓고 마음이 가난하지 못하고 진실과 사랑을 실천하지 않으면 성호경의 의미를 손상시킵니다. 왜관 수도원에 산다고 하면서 수도자 다운 삶을 살지 않으면 수도 생활을 먹칠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수도자로 하느님 나라에 살고자 순명, 청빈, 순결을 서원하였습니다. 세상에 살며 세상을 따라 살지 않겠다고 하느님과 서약하며 지켜야 하듯이 믿음을 시작하며 세례 성사를 통해 이미 하느님 나라에 살겠다고 서약한 모든 이는 하느님 나라에 살며 겨자씨같이 땅에 심어져 자라고 큰 나무가 되고 누룩처럼 밀가루와 섞여서 빵이 되어야 합니다. 이는 성장과 결실의 원칙입니다.

부활의 참 의미는 죽음이 생명이 되고, 어둠이 빛이 되고, 절망이 희망이 되며, 힘 빠진 삶이 힘이 넘치는 삶이 되고, 자유와 평화와 기쁨이 넘치는 삶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갈릴레아 호수에서 주님을 만나 기쁨이 넘치는 것같이 알렐루야를 노래하며 주님을 찬미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