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시간 기쁨과 슬픔이 교차됩니다. <서 토요일> 4월 17일

밤은 아침을 기다리고 파수꾼은 아침을 기다리지만, 새벽부터 일하는 노동자는 저녁을 기다립니다. 슬픔에 젖은 사람은 기쁨을 기다리지만, 기쁨 중에 있는 사람은 기다림 없이 기쁨이 지속되기를 원합니다. 우리는 기다림 속에 살고 있습니다. 힘없는 사람은 힘을 얻어야 하고, 가진 것 없는 사람은 가져야 하고, 보잘것없는 사람은 유명해지기를 기다리지만, 만왕의 왕이신 주님이 우리 죄를 대신하여 돌아가셨다가 다시 살아나셔서 우리 앞에 우뚝 서시며 죄와 죽음을 이기고 여기 있다고 하심을 기다립니다.

승리자이신 주님을 기다리는 사람은 손에 무엇이든 들고 준비된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요한 16장 20절에 “너희는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하셨듯이 슬픔이 기쁨으로 바뀌려면 참 슬픔을 느끼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40일 사순시기를 어떻게 보냈느냐?” 준비된 기다림이냐 아니냐에 달려있습니다.

비유 가운데 지혜로운 다섯 동녀와 미련한 다섯 동녀의 이야기는 준비된 사람과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의 비유입니다.

사순절 시작하는 날 복음에 선행과 기도와 절제의 삶을 약속대로 시행했는가? 적어도 성주간 성삼일 의식 속에 자신의 죄를 반성하고 뉘우치고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며 “내 탓이요, 내 탓이요”하고 가슴을 치고 함께 죽음을 체험한 사람은 준비된 기다림입니다. 아무 준비 없이 세상의 일에 몰두하고 선행을 하지 않고, 섬기려 하지 않고, 섬김을 받으려 하고, 나누려 하지 않고 모으려고만 하고, 친교를 하지 않고, 원수를 받아들이지 않고 산 사람이나 자비롭고 완전하시고 사랑이 넘치는 주님과의 기도 생활 즉, 대화 시간을 갖지 않고, 절제는 모르고 넘치고 과분하게 먹고 마시고 놀았으면 주님의 죽음과 부활의 의미를 알 수 없습니다. 오늘 마음을 가다듬어 기다림의 의미를 알고 무릎 꿇고 기도의 시간, 주님을 찬미 찬송하는 시간을 가지고 진실과 사랑의 삶을 살겠다고 결심하며 부활을 기다립시다.

주님은 돌아가셔서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여기 살아계시며 우리를 더 사랑하십니다. 주님은 세상에 아니 계신 데 없으시고 아니 계신 시간도 없습니다. 수도자들은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이 기도 시간 지키며 일어가고 모여 주님을 찬미 찬송합니다.

아침기도 끝에 시편 150편을 낭독하며 “하느님은 찬양하라, 그분의 성소에서 그분을 찬양하라 그분의 웅대한 창공에서 그분을 찬양하라... 그분의 위업을, 가없는 위대함, 그분을 찬양하라, 뿔 나팔 불며, 수금과 비파로, 손뼉과 춤으로, 현악기와 피리로, 낭랑한 자바라로, 우렁찬 자바라로, 숨 쉬는 것 모두 주님을 찬양하라. 알렐루야!” 오늘 저녁 밤 부활 축복 충만히 받으시며 주님의 부활을 찬양 찬미합시다. 기도하면서 제 마음 깊은 데서 부활의 기쁜 소리 들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