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이 모든 것을 내주신 사랑의 잔치 <요한 13, 1-15> 4월 14일

잔치를 베푸는 사람은 가진 것 모두를 내놓고 오시는 손님에게 정성과 사랑을 다해 잔칫상에 앉게 됩니다.

오늘 주님이 준비하신 마지막 잔칫상에는 창조하신 모든 것과 주님 자신을 상 위에 내어놓으시며 “내 몸과 내 피를 먹고 마셔라” 하시며 빵을 당신 몸으로, 포도주를 당신 피로 변화시켜 내주시며 이 예를 세상 끝까지 기억하라고 하셨습니다.

주님이 부활하신 다음 첫 번째 주님 스스로 행한 이 예는 엠마오로 가는 길에 주막에 들려 제자들과 함께 행하셨습니다.

주님의 십자가 죽음을 슬퍼하면서 길가는 나그네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성경의 말씀을 이야기하며 마음을 뜨겁게 하고 해가 저물어 주막에 들려 빵을 나누려고 할 때 그분이 주님이라는 것을 깨닫고 앞을 보니 이미 주님의 모습은 사라지셨지만,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제자들과 함께하셨다고 전해집니다.

지금은 미사를 지내려면 갖추어야 할 것이 갖추어져야 하지만, 로마 카타쿰바 동굴에서나 어떤 곳에서는 모든 것이 갖추지 못해도 가능합니다.

예전에 부산 명상의 집에 살 때 부산대학 천주교 학생회에서 저에게 용호동 묘지에서 미사를 청하기에 저는 미사 책, 빵과 포도주를 준비하여 갔는데 묘지에 기막힌 사정이 벌어졌습니다. 저는 그쪽에서 미사 준비를 다 하는 줄 알고 내가 준비할 것만 했는데, 묘지에는 제단만 있고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미사를 포기할까 하다가 지혜를 짜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기 제단이 있으며 사제가 있고 제물은 있습니다. 없는 것은 제대 보, 촛불, 성작 그릇입니다. 그러나 미사를 드리겠습니다. 미사 준비하세요.” 하고 밥그릇 두 개 준비하고 물도 준비하고 제대 보는 미사 보로 대신하고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그 미사 후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미사의 실질적 체험을 했다고 말을 나누었습니다.

오늘부터 우리는 성삼일을 지냅니다. 교회 안에서 중요한 시기 중에 제일 중요한 성삼일입니다. 교회는 이 중요함을 깨우치고 믿음을 살기 위해 침묵과 기도로 주님을 만나고 함께해야 합니다.

우선 오늘의 큰 의미를 깊이 깨닫고 실천에 옮겨야 합니다.

이 잔치, 이 미사에 참례한 사람은 무엇을 받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죄의 용서를 받고 자비의 은총을 받게 됩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일치합니다. 가장 큰 것은 기적의 은총으로 주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심으로써 주님이 우리 자신이 되어주셔서 우리가 주님으로 살도록 하셨습니다. 미사를 통해 죽음에서 부활을 체험하고 우리 자신이 죽음에서 다시 태어나는 삶을 살도록 은총을 받습니다. 

이 큰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와 찬미의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 오늘 축복의 날, 축복 충만히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