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한 기대심 <루카 2, 41ㅡ51.>

오늘 복음에는 아들 예수를 잃고 찾아 헤매는 마리아와 요셉의 이야기입니다. 잃게 된 이유는 챙겨야 할 것을 챙기지 않고 막연한 기대심리로 아들을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이들을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염려하지 않고 어디 친척 가운데 있으려니 생각하여 일어난 사건입니다.

이같이 막연한 기대심으로 살아가는 이들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날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살면 '설마가 사람 잡는다.'라는 속담처럼 무서운 일이 일어납니다.

무슨 일이든지 책임을 진 사람은 깊은 관심으로 자기 의무를 다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막연하게 '잘될 것이다. 누가 대신해주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하면, 생각하지 못한 일이 터지게 됩니다.
원자력 발전소에 가짜 부분은 일의 중요성을 생각하지 않은 막연한 기대심에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야 한다.'는 말처럼 주위에 일어나는 일을 자세히 관찰하고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하지만, 마리아와 요셉도 잃어버린 아들을 찾아야 할 곳에서 찾지 않아서 사흘이나 시간이 걸렸습니다. 잃어버렸던 성전에 급히 갔으면 쉽게 찾았을 것을 며칠 후에야 성전에서 아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주님을 잃고 헤맬 때가 많이 있습니다. 주님보다 세상의 가치에 마음을 빼앗기거나 막연히 잘 되어 갈 것같이 생각하던 신앙생활을 작은 실수나 잘못으로 주님을 잃고 세상 속에서 헤맬 때가 많이 일어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주님이 현존한 곳으로 찾아가야만 합니다.

주님의 현존은 기도하는 사람이며 기도의 전당은 성찬의 전례, 전례기도인 성무일도, 모든 전례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바티칸 2차 공의회는 전례 헌장을 제일 먼저 선포하셨습니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아버지 집에 있어야 하는 줄 모르셨습니까?” 오늘 주님을 잃은 사람은 귀담아들어야 할 이야기입니다.

얼마 전 30년간 냉담하던 이가 저를 찾아와서 자기 가정 사정을 눈물을 흘리면서 이야기하기에 "우선 성사 생활부터 시작하면 그 마음은 하느님이 들어주십니다." 그는 성사보고 성당에 나가면서 한 달이 지난 후 저에게 모든 것이 제자리에 돌아가 해결되었다고 기쁜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저는 감사기도 드리면서 성체 앞에 나아갔습니다.

저는 오늘 주님을 잃은 사람을 위하여 기도하며, 그들이 기도생활을 충실히 하기를 바랍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충실, 성실, 찾는 바를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