聖가정 <루카 2, 41ㅡ52.>

오늘은 성 요셉과 마리아와 예수님이 사는 가정을 본받으라고 지정한 성가정 축일입니다. 무엇을 본받고 따라 살 수 있을까요? 聖자가 뜻하는 대로 거룩한 가정이 되려면 귀와 입을 잘 다스리는 가정이 되어야 합니다. 귀를 잘 다스리는 가정은 서로 순종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말귀를 잘 알아듣는 사람은 만사가 형통하며 어려움이 없는 공동체입니다. 입을 잘 다스리는 것이란? 바른말을 하고 말에 있어 진실과 사랑이 깃든 말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것은 말과 같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기 위하여 거룩함의 근원이신 하느님의 소리를 듣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따라 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런 사람은 기도하는 사람이며 이 기도는 청하고, 구하고, 두드리는 기도가 아니라 정과 의가 혼합된 기도입니다.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에는 악이 스며들 틈이 없고 하느님의 선을 따라 살게 되며 하느님을 살게 됩니다. 말을 하는 사람은 말을 하는 상대를 닮기 마련입니다.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은 정결합니다. 세상의 요구를 기도 중에 내려놓으며 자신을 비우기 때문입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다른 이와 시비를 걸지 않고 시기 질투를 하지 않으며 언제나 다른 이를 위하여 기도하며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늘 아침 십자가를 잡고 이런 기도가 “주님 오늘 하루 모두를 용서하게 하소서” 연말도 내일이면 끝나는 날이니 올해 묵은 것을 씻고 가라는 성령의 지시같이 느껴졌습니다.

억울한 일도 많았고, 원망도 듣고, 마음에 없는 말도 듣고, 내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을 잘못되었다고 비평도 듣고,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도 있었으니 그들을 모두 용서하라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으로 “맞구나 맞다.” 성가정이 되기 위하여 하느님이 자비로우신 것 같이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가정 안에 용서가 없으면 약한 인간이 저지른 잘못을 어찌할까요? 쓰레기통이 가정마다 준비되어 있어 쓸모없는 것을 그 통 안에 넣을 줄 알면서, 쓸모없는 감정, 갈등, 원망 등을 각자 자기 가슴에 가지고 살면 깨끗한 마음이 아니며 그 가정은 그 공동체는 성스러운 곳이 아닙니다.

오늘 모두가 용서하는 일부터 시작하여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잡쓰레기를 모두 버리고 깨끗한 가정, 성스러운 가정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맞구나 맞다" 이 말은 어느 시인의 책 제목입니다. 이선영 동시집

엄마 아빠 만나서

내가 태어나기 전에

아빠네 엄마 아빠는 

아빠를 낳고

엄마네 엄마 아빠는

 엄마를 낳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못 만나셨다면

어디 계셨을까

우리 아빠 엄마

우리 엄마 아빠가 

못 만나셨다면

어디 있었을까

나와 동생은 

세상에 

내가 있다는 건

아슬아슬한 행운이야

난 정말로 

준비된 귀한 선물이

맞구나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