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야 할 사람 <루카 1장 5ㅡ25.>

주님이 우다스를 보고 "너는 차라리 나지 아니한 만 못하다." 하심같이 이 세상에 나오지 말아야 할 인간은, 막 자라나는 어린이를 자기 성질대로 종으로 죽여서 인간 세상을 어지럽게 만드는 인간입니다. 오늘 복음은 나이가 들어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나이에도 아들을 낳게 하신 것은 세상에 가장 필요한 인간을 만들어 내기 위함입니다.

저는 가끔 '나는 나이어야 할 존재인가? 있어야 할 존재인가? 지금 이 자리에 있어야 할 존재인지?'를 알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존재감이 나이가 들어 떨어지고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의 존재는 하느님의 개입으로 시작되었기에 하느님의 존재와 같이 존재할 가치가 있고, 있어야 합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이 나의 첫 번째 사명이고 살아 있는 한 나는 행복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행복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불행을 감지하려고 하면 저는 그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어 나가야 하겠다고 마음먹고 긍정적 사고로 대처하려고 합니다. 나를 미워하고 멀리하려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아름다움을 알아보고, 나를 해치려는 사람이 있으면 피해 가는 방법을 터득하고 피해 가며, 세월이 무쇠도 녹인다고 하듯이 모든 것이 녹아버린다는 것을 알고 시간을 늦추며 살아갑니다. 알아달라고 상처 주지 말라고 말하면 더 무시당하고, 상처받지 않으려고 방어하면 더 큰 상처를 입게 됩니다.

세례자 요한의 탄생 신비는 하느님이 반드시 필요한 존재, 있어야 할 존재를 낳으셨듯이 저도 하느님이 필요한 존재이기에 세상에 살게 하신다는 확신을 하고 하루하루의 삶을 살아갑니다. 오늘 한 사람이라도 만나서 내가 행복하고 그를 행복하게 한다면 우선 존재의 의미가 있습니다.
얼마 전 종신 서원 준비하는 수도자들에게 준비 강론을 시키는데, 이상하게 모든 사람을 시키면서 나를 제외한 계획표를 보고, 일부러 나를 제외한 것을 섭섭하게 생각하다, 계획한 사람이 저의 존재감을 잊어버리게 한 것으로 생각하다, 좀 편하게 지내라고 일부러 봐준 것으로 생각하니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일을 할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누구나 존재의 의미가 있으니, 있어야 할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자신을 사랑하고 행복한 시간이 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