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이 땅에 들어가 결실을 보려면 거름이 필요하다. <요한 12, 24-26> 5월 29일

땅에 심어져 많은 결실을 내려면 잘 가꾸어진 땅에 풍요한 거름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많은 결실을 내는 밀알보다 결실을 내는 거름으로 남기를 늘 바라고 살았습니다. 외국에 유학 해서 공부하고 이름을 내는 사람보다 이 땅에서 거름이 되어 외국을 다녀오는 사람들이 자기 일을 하도록 밑받침이 되어 주려고 모두가 유학을 가도 가지 않은 유일한 사람입니다. 내놓을 것 없지만, 모두가 활동하도록 뒷받침하고 힘이 되려고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수도원 백 주년 준비할 때 불이 나 수도원에 자리가 없어서 제가 관리하는 피정 집에 책임자가 모여 회의하도록 방을 준비하고 있을 때 모인 사람들이 “우리는 모든 일에 엘리트들입니다.” 하며 모인 사람들이 빛나고 자랑스러운 일을 하는 모임이라고 하는 말을 듣고 ‘나도 유학 하러 갔다가 학위를 하나 취득하고 올 걸’ 했다가 ‘나는 거름일 뿐이야.’라고 내 자리에 만족하고 하시는 대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회의 잘하도록 자리와 간식 준비하고 편하게 회의하도록 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거름일 뿐입니다.

밀알이 결실을 내려면 거름이 필요합니다. 생명이 유지되고 성장하려면 음식을 먹어서 변으로 변화하듯이, 영양분을 주고 자기 몸은 썩어 없어져도 생명에 도움을 주듯이 나는 너의 먹이가 되고 나로서 너의 생명이 싹트고 자라나 결실을 본다면 그것이 바른 인생입니다. 세상에 살면서 가장 보람 있는 일은 내가 모든 이의 먹이가 되어 모든 이를 살리는 것입니다.

바로 미사가 우리를 영적으로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살리는 먹이이고 주님을 마음에 모시는 이들은 하느님 생명으로 살아서 하느님 향한 믿음, 희망, 사랑으로 자라나 하느님 뜻을 이 땅에 실현하게 됩니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자기를 죽이지 않으면 먹이가 되지 못하고 먹이가 없으면 세상에 생명이 나지도, 성장하지도, 결실도 보지 못합니다. 주님의 십자가 죽음이 없었으면 우리의 믿음도 의미를 상실하고 아무런 결실이 없었을 것입니다. 십자가 죽음이 부활의 결실을 만들고 어떤 고통도 모든 이의 생명을 위해 밑거름이 되어 모든 이를 살리는 원동력이 됩니다.

부모님들은 자녀들의 밑거름이 되어 새싹의 성장과 결실이 있듯이 우리는 너의 성장을 위해 서로 사랑하며 밑거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나는 없고 너만 있어 많은 결실을 내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