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행복 <마르코 10, 13-16> 5월 25일

어린이는 부모님 말씀 따라 살고, 선생님 말씀 따라 살고, 존경스러운 사람의 말을 따라 사는 순진함과 유연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오늘 “하늘나라는 이런 어린이의 것이다.” 하시는 주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는 나이가 90이 넘어도 아직 어린이 모습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행복하게 생각합니다. 주님 말씀 따라 살려고 노력합니다.

나를 흘겨보는 눈을 보지 못하고 따라가며 웃는 사람처럼 함께 사는 이 수도 생활이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별로 깊은 관계도 아니지만, 찾아와서 “이것 해주세요.” 하면 “예” 하지 “아니요”를 못합니다.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어린이 같은 마음입니다.

어린이는 무엇을 해주었을 때 참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갖습니다. 이해타산이나 자기 이익을 따라서 살지 않습니다.

다만, 알아야 할 일을 알아보는 것이 어린이의 일이며 호기심이라 할 수 있지만, 한가지라도 알아야 도움이 됩니다. 어른들은 진실과 선함과 아름다움을 알려주고, 사랑을 보여주고 가르쳐야 사랑을 익히고 사랑하게 됩니다.

어려서 사랑받지 못하면 사랑할 줄 모릅니다. 어린이는 사랑받을수록 사랑하게 되고 사랑받지 못하면 하느님 나라를 살 수 없습니다. 세상이 악해지고 살기 힘든 것은 사랑받지 못한 어린이가 잘못된 가정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어른은 아이들을 바로 챙기고 도와야 합니다. 더불어 힘 못 쓰는 어른도 아이처럼 대하고 도움을 주면서 남은 삶을 하루라도 행복하게 해드려야 합니다. 사람은 나서 네 발로 움직이고, 두 발로 움직이다가 지팡이 짚고 걷고, 다시 네 발로 걷다가 하느님 앞에 갑니다. 어린이를 사랑합시다. 나라의 보배입니다. 노인들을 사랑합시다.

지하 성당에서 지난날 저의 선배 수사님들 영정사진 앞에서 감사 찬미 드립니다. 저에게 영세 준 신부님, 수련장 하시던 신부님, 제가 사제 되도록 이끌어 주신 신부님, 보좌 때 이끌어 주신 세 분의 선배 신부님과 힘을 보태주신 선배님들 앞에 서서 아무런 고통 없이 사는 그들을 따라갈 날을 기약하며 기도합니다. “영원한 삶도 가르쳐주고 나누어 주세요. 감사합니다.” 어린이는 보호받고 사랑받고 행복하게 자라도록 이끌어 주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