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있는 사람 <루카 21, 34ㅡ36.>

오늘 복음에 서 있는 사람은 깨어 기도하는 사람이라고 하십니다. 서 있지 못한 사람은 허리를 굽히거나 머리를 들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는 '설 수 있는 힘' 서 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힘이 있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성령을 충만히 받으려는 사람이나 받은 사람은 깨어 기도하는 사람입니다. 생각이 깊지 않으면 좋은 것을 행할 수 없으며, 하는 모든 일은 힘을 잃고 몸이 흔들거리기 마련입니다.  우리 수도원의 생활은 정확한 시간을 지켜야 떳떳하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아침 찬미기도나 미사에 나오지 못한 사람은 아침 식당에 나와서 아침을 먹기에 쑥스럽고 미안한 마음이 들어 머리를 들지 못합니다. 규칙에 있는 시간대로 지키지 못하면 제대로 서 있지 못하고 허리를 굽히고 공동체 앞에서 사죄합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기도시간을 지키고 제때에 제시간을 지키는 날은 하루가 행복합니다. 누구를 보아도 누구를 만나도 떳떳하게 행동합니다.

기도는 너와 나, 너와 우리 사이의 올바른 관계입니다.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 하는 한 만남도, 앞에 서서도 힘 있게 좋은 관계를 맺게 합니다.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으려면 기도생활은 필수이며 기도도 잠을 자면서가 아니라 올바른 의식을 가지고 기도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깨어 기도한다는 것은 술 취하듯 정신을 잃은 기도가 아니고 헛것을 따르는 망상이나 세상일에 마음을 빼앗기어 마음이 물러진 상태가 아닙니다.

요사이 모든 것이 KT 올레처럼 스마트하고 '빠름 빠름' 하듯이 변화가 급속하고 심각합니다. 이런 시대를 살아남고 남 앞에 떳떳하게 서 있으려면 남이 잠잘 때 일어나 일을 하고 남이 게으름을 피우더라도 자신은 부지런히 깨어 일을 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요사이 대선 주자들이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 하고 움직이는 모양을 보면서 우리의 활동도 이같이 동서를 가리지 않고 깨어 활동하는 사목자, 교회 지도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아니 나라도 깨어 일어나 하느님의 일을 하는 하느님의 사람으로 살기를 바라고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도 저는 모든 믿는 이들이 깨어 기도하며 하느님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