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드러나지 않는 참사랑이시다. <마태 6, 1-6. 16-18> 6월 15일

보이는 것은 사라지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히 남아있습니다.

남에게 보이려고 선을 행하거나 일하는 사람은 진실과 사랑보다 자기 자랑이나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고 선을 행할 때가 있고, 과장해서 말하고, 행동합니다. 진실은 숨어있고 사랑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숨어계신 분이고 모든 것을 감추어 계십니다.

선을 행하면서 나팔을 불거나 소리 지르면서 행하는 것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유행하는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퇴색하고 진실한 것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아 오래 남고 필요합니다.

제가 요사이 가장 행복한 시간은 공동 기도 시간이 아니라, 기도 전 30분입니다. “관상 기도가 무엇인가?”하고 하느님과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가끔 “삼위이신 하느님 사랑합니다.” 하는 마음의 소리를 내며 조용히 하늘을 향해 앉아있으려니 영원한 생명의 향기가 코를 찌르고, 깊은 침묵 속에 행복을 느낍니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진실하고 사랑을 느낍니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소중하다고 하십니다. 선행이나 기도나 단식이나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심은 위선자가 되지 말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오직 진실과 사랑만이 나의 전부가 되어야 합니다.

하루는 제가 왜관 수도원에서 70여 년을 살고 있으면서 수련기 때 선배들의 은경축, 금경축을 축하하면서 ‘나는 그 시간이 언제 올까?’ 했는데 금경축까지 지내다 보니 70년이 7분으로 느껴집니다. 눈뜨고, 귀 열고, 숨 쉬고, 물 마시고 살면서 7분이 지났는데 70년의 역사가 지났다고 합니다. 올해 왜관에 온 지 70주년이라 축하식 한다고 하는데 7분이면 지나갑니다.

권력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10년 권세가 없고, 권력을 부리던 사람들 사라져버리고 아무리 재산이 많다고 해도 죽음 앞에선 아무 소용이 없으며, 아무리 명성이 높아도 묘비에 다 쓸 수 없으며 하느님의 모든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없는 것과 같습니다. 이름 석 자도 많은 사람의 기억에서 사라져 버립니다. 제 카톡에 몇 사람, 어제 있던 이름이 오늘은 응답 없이 사라져 버립니다.

“숨은 일도 보시는 내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주실 것이다.” 하신 것같이 그날 그 시간 아니, 영원한 시공간도 없는 하느님 품 안에 영원한 행복을 누리는 것을 바라고 오늘 드러나고 알려지고 알아주는 삶이 아니라, 아무도 모르고 침범하지 못하는 행복을 주시는 하느님을 믿고 바라고 사랑하는 삶 안에 참 진실과 사랑을 실천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