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의 성장

교만한 사람은 다른 이의 말을 듣지도 않고 소통이 사라집니다. 오늘 복음은 초대에 응하지 않은 사람들은 모두가 무엇인가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며 초대에 응답하는 사람은 가진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런 사람인데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머리를 숙이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머리를 들고 자기 안에 교만이 자라나게 마련입니다.

제가 사제 초년병일 때 열심히 하고, 무엇이든지 시키는 일을 다 하고, 어려운 일도 가벼운 마음으로 하던 시기를 생각하면 지금은 너무 큰 사람이 되어 그런 일은 내가 할 일이 아니라 생각하고 피하는 경우가 많이 일어납니다. 내 안에서 참으로 모든 것은 자라나도 교만만큼은 자라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나는 겨릿소를 샀소, 나는 밭을 샀소, 나는 장가를 들었소, 이 모든 것은 없던 것이 생겨나면서 자만심이 자라나 거절을 하는 사람입니다. 나는 외국어를 잘하고, 먹물이 들고, 남보다 경험이 많아 아는 것이 많으니 그런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참례를 거절한다면 이는 교만의 극치입니다. 주님은 가난한 이, 눈먼 이, 다리 저는 이, 이런 사람들은 모두가 살면 살수록 겸손하고 온유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인사이동을 할 때 쉽게 순종하는 사람과 순종하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겸손과 교만의 차이입니다. "왜 저는 쉽게 이동을 시키고 저런 사람은 왜 이동을 시켜야 하는데 못합니까?" 하고 물으면 그 사람은 고집이 워낙 세서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아마 고집이 강하면 죽음도 면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모든 것은 성장해도 교만만은 자라나지 말아야 합니다. 모든 죄의 근원은 교만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나는 강론시간에 잘 들어가지 않고 성가 연습 시간에 잘 들어가지 않았으며 공동시간에 빠지는 일이 있습니다. 이제 생각하니 교만이 내 안에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저는 그런 시간에도 참례하며 겸손을 키우고 더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다는 결심을 해보았습니다. 수도자는 종소리를 하느님의 부르심이라고 배우고 실천합니다. 수련 때 수련 선생님이 종소리를 들으면 하던 모든 일을 중지하고 종소리에 따라 순종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하느님이 잔칫상에 초대하는데 어떤 이유로도 거절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도 순수한 마음으로, 믿는 모든 이가 하느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며 주님 가까이 생활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