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본 사람 <요한 14,7ㅡ14.>

오늘 복음에 “나를 본 사람은 아버지를 뵌 것이다.” 하시면서 주님을 본 사람은 하느님을 본 사람이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오늘 주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교회의 증인들과 성경의 말씀 안에서 만나게 됩니다. 초대 교회도 주님 가까이 함께 살며 본 이가 있는가 하면 살아계신 주님을 전혀 보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 중 사도 바오로는 주님을 보지 못하여도 본 사람같이 살아 주님의 제자로 불리었습니다.

오늘날 주님을 본 사람은 없지만, 하느님을 체험한 사람들에 의하여 하느님을 보게 되고 강한 믿음으로 하느님께로 이끌려 갑니다. 하느님을 찾아 만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만나기 위하여 광야에 나간 사람일까요? 기도하는 사람일까요? 일생을 하느님에게 봉헌 한 사람일까요? 교회의 높은 자리를 차지 한 사람일까요? 자기 존재 안에 하느님의 사랑을 깊이 의식하고 실천하는 사람에게서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고 하느님을 보여 주는 사람에게서 하느님을 본 사람으로 인정됩니다. 그런 사람은 가진 모든 것을 내어 놓고 가장 낮은 자리에서 <겸손과 온유>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 안에 하느님의 모습을 보게 되고 하느님을 본 사람이라고 불을 수 있습니다.

“믿지 못하겠거든 이 일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 하신 오늘의 복음은 바로 하느님을 본 사람은 그 행위에 있고 “나를 믿는 사람은 그보다도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이로써 하느님을 보는 사람은 그 행위에 따라 증명된다는 것입니다.

오늘의 현실 안에서도 하느님을 보는 사람이 우리 주위에 많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어 주는 사람입니다.” 남이 바라는 대로 해주는 사람, 이런 사람은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에게서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에 사랑이 비추어지는 곳에 하느님의 현존을 의식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 중국에서 지진이 일어났을 때 아이를 감싸고 자기는 죽어도 아이를 살리고자 한 어머니의 모습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보게 되듯이 사랑이 있는 곳에 하느님 계시며 그 사랑 안에 우리는 하느님 안에 살게 됩니다.

저는 오늘도 온유와 겸손으로 사랑하는 사람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이 모든 이 안에서 드러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