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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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0-12 21:29
시몬 아빠스님, 초기교회 교육과 세례 (3)세례성사
 글쓴이 :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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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밤 세례성사)

세례성사는 부활 밤에 해야 됩니다. 이것이 정식입니다. 그 외는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부활 밤에 하는 것이 정식입니다. 그래서 오늘의 부활예식서에도 세례식이 있습니다. 세례식을 할 수 없으니까 세례갱신식으로 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파스카 신비 성삼일과 연관시켜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목요일에 목욕하는 것은 성 목요일 최후의 만찬 전에 제자들 발을 씻겨주시면서 목욕한 사람은 발 이외에 더 씻을 필요가 없습니다라는 말을 연상케 하고, 금요일 단식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은 주님의 고통에 동참하기 위한 것인 듯합니다.

그리고 부활밤 주님의 부활을 기다리면서 바치는 철야기도는 교회의 오랜 전통입니다. 사실 오늘의 수도원에서 바치는 야간기도(밤기도)는 부활성야의 철야기도에서 기원한 것입니다.

사도전승에서 가장 긴 21장에서 예비신자가 세례, 도유, 영성체를 하는 과정이 소상히 기록되어 있는데 이것은 세례성사, 견진성사, 성체성사를 연이어 받음으로써 신자 공동체에 들어오게 되는 입문성사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전의 문헌, 디다케에는 세례 나 도유에 대해 부분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만, 사도전승에서는 입문성사의 전 과정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묘사한 최초의 교회문헌입니다.

 

(물 축성)

세례예식은 철야기도 하는 중 첫닭이 오는 시간에 맞추어 세례에 쓰일 물을 축성하는 예절부터 시작합니다. 물 축성 기도문은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물의 성격에 대해서 잘 규정되어 있습니다. 샘에서 흘러나오는 물이나 위로부터 흐르는 물을 원칙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이것은 디다케 규정과 같습니다. 세례는 새로운 생명을 주는 성사이므로 여기에 사용되는 물 역시, 살아있는 물로 해야 한다는 논리가 작용하는 것입니다.

 

(성유 축성)

물 축성이 끝난 다음 세례가 실시되기 전에 주교는 두 가지 기름, 감사의 기름구마의 기름을 축성하는 데, 이 두 가지 기름은 각기 바쳐지는 기도문에 의해서 구별됩니다. 구마의 기름은 세례에 앞서 세례지망자가 악마와 모든 미신행위에 대한 공적인 포기선언이 있은 다음 발라줍니다. 이 기름은 요즘 예식서의 예비신자 성유(聖油)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유아 세례)

이어서 세례는 침수로 거행됩니다. 어린이부터 시작해서 남자, 여자 순으로 진행됩니다. 초기교회 때부터 자유의지를 행사할 수 없는 어린이들의 세례문제에 대해 논란이 있어 왔지만, 유아세례는 로마교회의 오랜 전통이고, 여기서 이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이 문제는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어린이에게 세례 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나중에 커서 판단할 수 있을 때까지 세례를 미루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중국교회에서는 어린이가 성인이 되기 전에는 가르칠 수 없고 세례 줄 수도 없도록 법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2000년 전 유아세례에 대한 논란이 있어왔지만, 분명히 여기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에게도 세례를 주어라그 대신 조건이 있습니다. “유아세례에서 어린이 대신 부모나 친척 중 한사람이 대답해야 한다.” 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세례 중에 하는 약속과 신앙고백에 따라 어린이를 교육시켜야 한다는 책임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신앙고백과 침수)

세례는 세 번의 침수로 거행되고 매번 신앙고백, 안수, 침수 순서로 반복됩니다. 주례자가 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를 믿습니까?” 하고 물으면 희망자가 믿습니다하고 대답하면, 먼저 안수를 하고 그를 물속에 집어넣습니다. 그 다음 주례자가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성령으로 말미암아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시고, 본시오 빌라도 치하에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묻히시고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 하늘에 올라 성부 오른편에 앉으시고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실 것을 믿습니까?” 하고 묻고 믿습니다하면, 두 번째 안수하고 침수시킵니다. 그 다음 세 번째로 성령과 성 교회와 육신의 부활을 믿습니까?”하고 묻고, “믿습니다하면, 세 번째 안수하고 침수시킵니다.

이 세 개의 질문은 오늘의 사도신경입니다. 사도신경은 바로 이 세례예식에서 나오는 신앙고백’ 입니다.

 

(도유, 세례성사)

침수 세 번 하고나서, 올라오면 사제가 거룩한 기름, 즉 성유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발라줍니다. 원래 그리스도란 말은 기름 발리운 자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예비신자가 기름 발리우면 그도 기름 발리운 자,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2의 그리스도, 그리스도인이 탄생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세례예식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도유, 견진성사)

세례는 성당 밖에서 합니다. 그리고 몸을 닦고 옷을 입고, 성당 안으로 들어옵니다. 주교는 그에게 안수한 다음, 자기 손에 성유를 붓고, 그 손으로 안수하고, 이마에 십자 표시로 발라준 다음, 평화의 입맞춤을 합니다.

 

여기서 의문이 하나 생깁니다. ‘세례 때 사제가 성유를 발라주는 예식성당 안에 들어왔을 때 주교가 성유를 발라주는 예식은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두 도유에서 사용된 기름은 같은 거룩한 기름, 성유입니다.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주목할 점은 세례 현장에서는 사제가 도유하고, 성당 안에서는 주교가 발라줍니다. 주례자가 달라졌지요, 장소도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성당 안은 안수, 도유, 평화의 입맞춤으로 이어지는 연속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주교에 의한 예식은 바로 견진성사에 해당됩니다. 후대에 사목상 이유로 세례성사와 견진성사가 분리되어 거행되지만, 원래는 여기서 보듯이 같이 이루어졌습니다.

 

(첫 영성체)

세례성사와 견진성사가 있은 다음, 입교예식의 마지막 단계인 성찬전례가 거행됩니다. 세례와 견진을 받은 사람은 처음으로 성찬전례에 참여하게 되고, 영성체를 하고 신도들과 평화의 인사를 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됩니다. 본격적으로 신자가 된 것입니다. 신자 공동체 일원이 된 것입니다.

 

(영성체 의미)

여기서 영성체 의미와 방법에 대해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세례성사와 견진성사, 그리고 이어지는 이 성찬전례에서 신영세자들은 주님의 몸과 피로 변화된 빵과 포도주 이외에 젖과 꿀과 물을 더 영하게 됩니다. 여기서 젖과 꿀은 이집트 종살이에서 벗어나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된 땅을 받게 된다는 상징이고, 물은 세례성사의 은총을 나타냅니다.

다시 말해서 주님의 몸과 피가 된 빵과 포도주를 영하는 것이 본래 의미의 영성체이고, 젖과 꿀을 영하는 것은 신영세자들이 세례와 견진을 통해서 받은 은총의 의미를 되새겨주는 것입니다.

 

(보충 교리)

성찬전례가 끝나고 나면 주교는 신영세자들에게 올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충교리를 합니다. 이 보충교리는 윤리생활, 영성생활, 성사, 전례 등에 대한 가르침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한 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며칠을 두고 보충교리를 하는 것입니다.

 

디다케와 사도전승은 전례에 관한 매우, 매우 중요한 문헌입니다. 이렇게 강조하는 것은 이 문헌에서 오늘의 전례가 발전되었기 때문입니다. 초기교회, 그것도 사도시대와 가까운 시대의 전례기록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겨있는 세례성사의 영성을 소상히 살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