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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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9-10 00:49
시몬 아빠스님 강의, 하느님과 인격적 만남 (1)무미건조한 신앙생활
 글쓴이 : 김영진
조회 : 158   추천 : 0  

시몬베드로 아빠스님은 아주 쉽고, 재미있게 강의하셨습니다. 깊은 신학과 굳건한 믿음, 그리고 뜨거운 열정이 있어서, 늘 감동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들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기억으로, 추억으로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를 보존해 두셨습니다. 평화방송에서 동영상 강의 11편을 찾아냈습니다. 모두 주옥같은 강의입니다. 이중 첫 번째 강의, 영성의 향기 제38하느님과의 인격적 만남(20027)’을 글로 정리하였습니다. 평화방송에서 동영상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cpbc.co.kr/onmedia/programe.php?code=&cid=7653510)

   

(시작 기도)

찬미예수님, 오늘 영성의 향기 강의를 위해서 초청해주신 평화방송께 감사드립니다. 강의에 앞서 기도를 드리기로 합시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하느님 아버지 저희를 당신의 아들딸로 불러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당신 앞에 나약하고 어리석고 고집불통이고, 죄스런 자녀들이고 종이오나, 당신의 성령을 가득 넣어주시어 저희들 안에 새로운 활력을 얻게 하소서, 저희 미지근한 마음에 당신의 불을 놓아주시어 우리의 삶이 더욱 당신께 나아가고, 당신을 믿는 삶이 되게 하소서, 하느님께서 찬미와 영광을 받으시며, 우리 이웃들에게 당신을 증거 하는 작은 일꾼들이 되게 하시고, 또한 우리에게는 구원의 영성이 되게 하소서, 당신의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무미건조한 신앙생활)

오늘 강의는 살아있는 신앙생활에 대해서 말씀드리기로 하겠습니다. 먼저 하느님과 인격적인 만남입니다. 우리 모두 겪는 일입니다만, 우리 신앙생활이 무미건조하고 생기 없는 것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나는 영세 받은 지 10년이 되었다,  20년이 되었다, 또는 태중교우지만 단지 주중의무만 지킬 정도로 신앙생활을 하는 교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모든 것이 습관적이고 의무적이고 맨송맨송합니다. 좀 더 열심인 신자라면 본당활동을 하고 레지오 단원이고, 주일 미사는 물론, 평일 미사에도 부지런히 다니지만, 기도하려면 왜 그렇게 분심이 많이 드는지, 그리고 별다른 감동이나 믿음이 없는 때가 많습니다.

여러분은 냉담한 적이 없습니까? 우리 교회에 일반적으로 3천명 본당신자라면 천 명 정도 미사 참례하는 하는 것이 통례입니다. 2/3가 냉담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제가 수도원에서 성소자들을 면담할 때, 성서입회지원서에 '냉담한 적이 없습니까? 또는 어떤 계기로 성당에 다시 나오게 되었습니까?’ 이런 질문 항목이 있습니다. 물론 갖가지 이유들이 있습니다. 대학시험 준비하기 위해 1-2년 쉬다 보니까 몇 년 쉬게 되었다, 또는 집안에 우환이 생겨서 냉담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습니다.

 

(복음, 기쁜 소식)

우리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것은 복음입니다. 복음은 그리스말로 유앙겔리온(εαγγέλιον, euaggelion), 영어로 good news, 기쁜 소식입니다. 그런데 나의 신앙생활은 과연 기쁨인가? 아니면 마지못해서 의무적으로 하는 것인가? 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기 못하거나, 알고 있더라도 실천하지 못한데서 오는 결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일방적 청원기도)

우리들의 옛 어머니, 할머니들은 집안에 소원이 있거나 우환이 있을 때 정안수를 떠놓고 빌어왔습니다. 예컨대 우리 아들이나 남편이 과거시험 보러 한양에 가면 이번에는 꼭 장원급제하게 해주십시오.’ 하고 빌었습니다. 그때야 통신시설이 없는 때이니까 떠나면 한 달, 두 달 뒤뜰에서 빌었습니다. 그 비는 대상이 천지신명이든 조상신이든 관계없이 일방적입니다. ‘꼭 소원을 이루어 주십시요’ 빌기만 합니다. 일방적이지요.

제가 16년전 대구 대명동에서 2년간 본당신부를 한적 있습니다. 제가 수도회 신부이고 오랫동안 유학생활을 했기 때문에 그 2년이 전부입니다. 제가 7월에 부임해서 본당상황을 파악하고, 가정방문하는 때인데 9월 어느 날부터 신자들이 갑자기 성당에 와서 기도를 많이 바치기 시작하고, 평일 미사에도 미사 참례하는 사람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속으로 '참 이상하다, 갑자기 신자들이 열심해졌는가?' 10월 달부터는 미사예물이 들어오는데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들어옵니다. 그 내역을 알아보니 곧 대학 수능시험이 다가오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보면서 마음이 상당히 편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100명 뽑는데 500명이 지원했다고 합시다. 그러면 400명은 떨어지고 100명은 붙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200명이 미사예물을 냈습니다. 그러면 하느님은 누구를 붙여주고 누구는 안 붙여 주시겠습니까? 참 입장이 곤란하시겠지요.

우리가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 달라고 기도합니다. 우리는 주님의 기도를 하루에도 몇 차례씩 하지요. 내 의도대로 하지 말고 아버지의 뜻대로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러나 이런 일이 생겼을 때는 아버지 뜻이야 복잡해서 모르겠고, 오로지 제 뜻을 이루어 주십시요합니다. 제가 부모님의 애틋한 정성을 무시해서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