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HOME > 나눔터 > 자유게시판  

 
작성일 : 14-09-19 08:27
김 근수 해방신학자의 묵상
 글쓴이 : 이석진그레고리오신부
조회 : 8,311   추천 : 0  

아침묵상 12 “예수와 여자제자들”(누가 8,1-3)

그때에 1 예수께서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고 그 복음을 전하셨다. 열두 제자도 그분과 함께 다녔다. 2 악령과 병에 시달리다 낫게 된 몇몇 여자도 그들과 함께 있었는데, 일곱 마귀가 떨어져 나간 막달레나라고 하는 마리아, 3 헤로데의 집사 쿠자스의 아내 요안나, 수산나였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도 많이 있었다. 그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다.”

마가복음이 아니라 다른 자료를 참조한 부분이(누가 6,20-8,3) 끝나는 단락이다. 1절은 누가 5,1; 7,11처럼 예수 활동의 대표적인 일정을 보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예수는 도시를 다녔지만 이제 마을 구석구석을 방문한다. 언제나 돌아다니는 예수의 모습이 강조되는 것이다. 하느님나라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유와 해방을 선포하는 기쁜 소식이다. 12제자는 동역자가 아니라 동반자로 표현되고 있다.

2-3절의 여자제자 명단은 12제자 명단과(마가 3,13-19) 비교된다. 초대교회에서 남자들은 공동체 밖에서 복음을 전하는 임무를, 여자들은 공동체 안에서 봉사하는 역할을 맡았다. 남자제자들은 예수의 부르심에, 여자제자들은 병고침에 근거하여 제자가 되었다. 세명의 여자제자는 12제자중 핵심인 세 남자제자를 연상시킨다.

여자제자중 막달라 마리아가 언제나 맨먼저 언급된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전통적으로 죄지은 여인(누가7,36), 나자로의 누이(요한 11,20)와 동일시되곤 하였다. 잘못이다. 요안나는 누가 24,10에 다시 보이지만 수산나는 오늘 단락에만 나타난다. 요안나는 드문 이름으로 하나님은 너그러우시다라는 뜻이다. 수산나 역시 드문 이름으로 백합이란 뜻이다. 내 어머니가 그래서 고우시구나. 요안나는 예수 부활장면에서 다시 나타난다. 세례자요한을 처형한 헤로데 아래서 일하던 사람의 아내가 예수를 따르고 있다.

여성들이 예수를 동반한 사실은 당시 팔레스타인 관습에서 예외적이다. 비혼여성, 이혼여성, 과부는 자기 재산을 처분한 권리를 갖고 있었다. 당시 유다교 신학자 랍비들은 남자만 제자로 받아들였다. 예수는 여자제자들도 받아들였다. 여자들이 집을 나와 스승을 따라다니는 모습도 당시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예수의 파격과 여자제자들의 당당함 앞에 오늘 그리스도교는 부끄러울 것이다. 민주주의와 여성 문제에서 그리스도교가 공헌한 것이 대체 무엇인가.

배신과 회개의 베드로, 마귀 들렸다 치유받은 막달라 마리아가 초대교회의 양대 산맥이다. 그녀는 베드로와 동격으로 언급되고 있다. 불행히도 그녀의 역할은 교회 역사에서 초라하게 취급되었다. 그리스도교는 마리아 막달레나를 언제나 제대로 존중하고 복권시킬까.

교회 밖으로 나가서 가난한 사람에게 다가서라, 교회를 찾아오는 사람에게 봉사하는 베이비시터 역할은 그만두라는 프란치스코교황의 말이 생각난다. 예수가 이미 그렇게 했다. 교회가 갈 곳은 가난한 사람들이 있는 현장이다. 교회가 가난한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지 가난한 사람이 교회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제자들이 가난한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가난한 사람들이 제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성직자, 목회자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