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자란 무엇인가?

Gabriel Braso

정 가밀라 옮김

   수도생활이란 道를 닦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생활하면서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것일 것이다. 수도자(修道者)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수도원 내에서도 종종 도전받는 문제이지만 한마디로 요약하기는 쉽지 않은 질문이다. 분도회 수도자는 어떠해야 하는지 성분도의 규칙서에 잘 묘사되어 있다고 본다. 다음의 예를 들면서 수도자를 비교 분석해 보기로 하자.

   일반적으로 수도자를 나무와 비교해 봄직하다. 나무에는 먼저 씨와 뿌리, 둥치와 수액(樹液) 또는 진, 껍질, 가지들, 잎사귀 및 열매 등이 있다. 수도자는 이런 요소들을 갖춘 나무에 비교할 수 있다.

씨앗 : 수도성소

   씨는 나무가 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서 어떤 나무도 씨앗이 필요하다. 씨앗은  ｢부르심｣에 비할 수 있다. 수도생활의 가장 근본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성소가 되는 씨앗은 언제 생기는가? 성소는 특별한 하느님의 은총이며 선물이다. 이 부르심이 없다면 헛수고에 지나지 않을뿐 아니라 결코 수도자다운 생활은 불가능할 것이다.

   성 분도께서는 어떤 젊은이가 수도원에 입회하고 싶어 할 때 그의 마음 안에 그 부르심의 씨앗이 있는지 관찰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 젊은이가 비록 멋지고 지적으로 다재다능하다 해도, 그의 마음 안에 聖召라는 씨앗이 없다면 그를 차라리 어느 기술분야의 전문가나,  박사나 변호사나 법관으로 발전시킬 수는 있어도 한 사람의 수도자로서는 부적당하였기에 분도 성인은 입회자의 마음에 그 씨앗을 지녔는지를 관찰하셨다.

   수도자가 되는 것은 하느님의 권능에 좌우되는 것이므로 자기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만들어 질 수 없다. 성서에서도 ‘당신 친히 원하시는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신다’고 하시지 않는가! 반드시 수도자라야만 천국에 합당한 것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느님은 수도자에게만 가까이 계시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평신도들이 천국에서는 더 높은 위치에 있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

   성소는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은혜의 절정으로써 성소의 은혜를 받은 사람은 그 부르심을 받아들여야 한다. 당신 교회 안에서 원하시는 자를 수도자로 부르실 때 그 사람에게는 독특한 카리스마와 신앙의 은혜를 주신다.

   그러면 그 사람에게 그러한 씨앗이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알아낼 수 있는가? 성 분도께서는 수련장에게 이르시기를: 젊은이가 입회하기를 원한다고 서둘러 받지 말고, 거절하여 돌려보내라고 하셨다. 그래도 그가 물러서지 않을 때는 그를 비천하게 대하라고 하셨다. 그 모든 비하와 멸시에도 불구하고 그가 그의 초지(初志)를 굽히려 하지 않거든 객실에서 그를 우선 묵게 하라고 하였다. 그래도 그가 그의 원의를 일관하거든 혹시 그 마음에는 진정 무엇이 있을지 모르니 수련자들 틈에 받아들이되 그에게 수도생활의 어려움을 알게 할 것이다. 그동안 수련원의 지도자들은 그가 참된 성소의 씨앗을 지녔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성 분도께서, 진정한 하느님의 부르심을 어떻게 식별할 수 있는지를, 우리는 다음의 비유를 들어 설명 할 수 있겠다. 즉 비하와 순종, 이 두 가지가 뿌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