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승의 성소에 관한 단상 Ⅱ

마태오 켈리

정학근 모세 옮김

청  빈

   풍요한 사회의 사람들은 언제나 청빈 즉 타인들의 종교적 청빈 생활에 매력을 느낀다. 그들은 종교적 청빈을 통하여 심적으로 위로를 느끼며 죄의식을 덜 느끼게 된다. 만약 그들이 자기를 대신하여 비참한 청빈생활을 영위하는 일단의 성녀들을 고용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려고 할 것이다.  이것은 청빈을 접근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다.  다른 방법도 많다.

   일단의 사람들이 재산을 한데 모아 사는 것은 많은 의미가 있으며 그것을 청빈생활의 한 형태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검소한 생활 즉  단순한 생활양식으로 사는 것도 역시 청빈의 한 형태로 간주된다. 장상에게 존속하고 자신의 물질적 자산에 대한 처리권을 갖지 않고 사는 것도 역시 청빈생활의 한 가지 형태이다.

   수도승의 청빈은 아마도 이 모든 방식을 조금씩 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비록 수도승이 본래의 씨토회를 회상하는 사원 양식의 건물들이 있는 꽤 원시적 환경에서 살 때가 있지만 실은 젯세마네에 있는 것과 같은 상당히 훌륭한 건물에서 살게 될 가능성이 훨씬 많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수도사는 전체적 인상이 지극히 단순하고 냉랭하고 엄격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건물의 목적은 수도자에게 편의를 베풀고 그들이 수도원에 와서 하려는 일을 도와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분명히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수도자도 자신이 처한 환경의 영향을 받고 있다. 수도자에게 유익한 환경을 만들 수가 있다. 이것은 수도자들이 계속해서 추구해야 할 일이다. 그들은 성공할 때도 있고 때로는 타협이 있으나 그 결과는 수준 이상일 수도 있고 이하일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의 총화는 수도자의 마음속에서 찾아야 한다. 왜냐하면 청빈을 위한 행동 분야가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수도자의 생활양식은 엄격할 수도 있고 또는 위험스럽게도 부유한 사람들의 풍요한 생활양식을 닮을 수도 있다. 수도자는 어느 한 쪽에 익숙할 수도 있고 또한 어느 쪽에도 관계없이 살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도자들에게는 내부의 불길을 계속 타오르게 하기 위해서는 외적인 무엇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내부에서 타는 불길이다. 그것이 없으면 수도생활은 큰 의미가 없다. 외적 빈곤은 괴로운 일이 될 수도 있으며 또한 부 보다 더 나쁜 일이 될 수도 있다.   부유한 수도원은 흔히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많은 부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과 그것을 개인으로 소유하는 것은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은 잊기 쉽다.  모든 집단은 그 구성원들로 하여금 장비와 기계, 연장과 보급 물자를 돌보도록 하는데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분명히 어떤 것을 소유하는 것과 그것을 사용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공동생활에서의 침묵과 고독, 작업과 봉사 예배와 순명에 대한 수도원의 일과를 통해서 수도자는 모든 다른 것이 대수롭지 않을 정도로 내적인 고독과 빈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사람은 겸손에 관해서 약간 배울 수 있으며 오만의 껍질을 벗고 참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 아울러 실망과 자신의 허망한 존재를 경험하고. 하느님에 대한 믿음의 감각을 발전시키고, 주 그리스도의 구원 안에서 희망을 기를 수 있다. 요약하면 수도자는 주님과 함께 이 길을 걷는다면 가난한 사람이 되고, 가난한 자에게 약속된 참된 천국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