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야 님을 사랑했습니다.

  이렇듯 오랜,

  이렇듯 새로운 아름다움이시여.

  늦게야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내안에 님이 계시거늘....”  

               - 아우구스티노의 고백록 제10권 27장에서.

세상에서 제일 빠른 것이 세월이라고 그러더니 정말 두 달이 금새 지나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성경독서나 성경묵상을 시작하기에 앞서 몸의 자세는 매우 중요하며

자세가 바르지 못하면 호흡이 깊지 못하고,

호흡이 깊지 못하면 마음 역시 고요해지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동방 영성의 큰 주류를 이루었던 해시키즘의 본거지인 ‘아토스 山’의 수도원소개와 수도승들의 수행기도에

대해서도 설명하셨습니다. 특히 아토스 산의 수도승들은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 앉은 채로

고개를 깊숙이 숙인 상태에서 “예수님,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단순한 기도를 들숨날숨으로 끊임없이 기도드리며

“헤시키아(고요)”를 얻었고, 결국에는 하느님과의 합일에 이르게 되었음을 강조하셨지요.

동양은 언제나 육체와 영혼의 가치를 모두 존중해 왔으며, 특별히 몸에 관심을 쏟았고 이에 대한

전통적인 수행자세를 전수하였다고 합니다. 반면, 서양인들의 기도는 이지적이고 지성적인 경향이 짙고,

이것은 머리로 하는 기도일 뿐 영적 에너지가 발생하는 몸의 더 깊은 단계에서 드리는 기도는 아니다라고 하시며,

이런 면에서 그리스도인들은 기도할 때 몸의 역할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윌리엄 존스턴 신부의 견해에

공감하며 그는 더 나아가 서양은 동양으로부터 수혈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러한 동양의 훌륭한 유산을

감안하여 렉시오 디비나를 시작하기 전에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하셨습니다.

첫째 調身(조신) : 몸을 바르게 하라

둘째 調息(조식) : 호흡을 바르게 하라

셋째 調心(조심) : 마음을 바르게 하라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였으면 이제 깊은 호흡과 함께 하느님의 현존을 의식한다.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깊이 의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타종교나 새로운 뉴에이지 운동과 렉시오 디비나의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이에 대해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에서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오늘날 한국의 사회적, 종교적 흐름은 건전한 신앙생활보다 환시, 기적, 예언 등의 기이한 현상을 중시하고 이에 집착하며 더 나아가서는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이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방법들을 시도하고자 하는 초보자들은 가능하면 지도 신부나 영적 지도자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실제로 그러한 수행을 깊이 하다보면 신비로운 현상들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너무 집착하면, 정작 달을 보지 못하고 그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는 우(愚)를 범하게 된다. 우리는 우리의 영적 여정을 정확히 직시하고 단순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끝이 아니라, 직접 달을 향하여 나아가야 한다.

  우리가 아무리 몸과 마음을 고요히 하고 하느님의 현존을 깊이 의식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성경독서나 성경묵상에서

열매를 주시는 분은 성령이시다. 성령만이 우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신다. 성령께 도움을 청할 때는 자유롭게

청원 기도를 드릴 수도 있고, 아니면 “오소서, 성령이여! 저의 마음에 임하소서”라는 짧은 기도를 바칠 수도 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각자 간절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마음을 열고 성령께 도움을 청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가능하면 아침 시간에 그 날 하루 동안 반추할 성경 구절을 선택하고 그것을 기억에 간직하거나 혹은 쪽지에 적어

주머니에 간직한다. 그리고 그 구절을 하루 중에 계속 되씹을 양식으로 삼아 일하는 중이나 쉬는 시간에 혹은

차를 기다리거나 걸어가면서 가능한 자주 마음속으로 그 성경 구절을 천천히 되뇌여 보기를 권한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저녁의 고정된 묵상 시간에 집중적으로 성경 말씀을 반추하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는 어떤 기교가 필요하지 않다. 성경 말씀을 자주 열렬하게 반추하다 보면

하느님과의 일치가 가능하게 되고 그의 마음과 기도에 단순성과 통일성을 갖게 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반추기도를 할 때에는 고요하고 단순하게 그리고 열렬하게 말씀을 되씹어

그 맛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하느님과의 일치! 이것은 그리스도교인 삶의 궁극 목표이다.

우리의 영성 생활이나 금욕 생활은 절대적인 하느님과의 일치에로 나아가고자 함에 그 목적이 있다.

수도 전통 안에서 수도자들은 이러한 목표를 향한 구체적인 하나의 방법으로써 렉시오 디비나 수행을 전해주었다.

 별*신부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늘 강조하시는 것은,

* 성경을 소리내어 읽어라!

* 묵상은 상상하지 말고 말씀으로 되새김 하여라! 였습니다.

그리고 하느님 말씀을 온 마음으로 뜨겁게 읽고 묵상하라!

그러다보면

불․현․듯 !

우리는 변모되어가고 하느님과 같아져 神化되어 갈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다시 세상 한 복판으로 나가야 한다고 끝맺음을 하셨지요.

“당신이 가지지 않은 것을 남에게 줄 수 없다”라고 하시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