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회 > 수도승영성

내적 깊이가 없는 사람일수록 자기과시나 허세가 심하기 마련입니다. 하느님 안에 깊어질수록 그분 안에 철저히 숨고 감추어 지고자 원하게 됩니다. 성 로무알도 아빠스는 하느님 안에 숨으려고 했으나 본의 아니게 세상에 드러난 분이 아닌가 합니다. 그분은 공동생활과 은수생활을 혼합한 까말돌리회의 창설자로 독방 안에 은거하여 철저한 고독과 침묵, 그리고 기도로 자신의 전 삶을 하느님께 바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죽음이 임박했을 때 자신을 간호하던 제자들을 밖으로 나가게 한 후 독방에서 홀로 선종하셨습니다. 죽는 순간까지 그리스도 안에 조용히 숨어서 하느님께 돌아가심으로써 우리 수도자들이 가야할 길의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자기과시나 허세로 요란스럽고 화려한 삶은 분명 수도자들의 길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느님 안에 철저히 숨고 감추어 질 때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영원한 상급을 마련해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