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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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9-27 21:16
닐 소르스키(Nil Sorskij)
 글쓴이 : 허 로무알도
조회 : 6,766   추천 : 0  
닐 소르스키(Nil Sorskij: 1433-1508)


1. 생애

닐 소르스키는 1433년에 모스코바에서 태어났다. 그후 벨로쩨로(Beloozero)의 키릴(Kirill)이 설립한 벨로쩨로 수도원에 들어갔다. 몇 년 후, 콘스탄티노플과 이스라엘, 그리고 그리스의 아토스 산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가 마지막으로 아토스 산으로 간 것은 그의 영적 여정에 있어 결정적인 단계가 된다. 여기서 그는 그리스어를 배우고 헤시키스트들의 중심지들을 알게 된다. 1478년에 그는 자신의 수도원으로 되돌아온다. 그는 공동체로부터 이구메노(igumeno: 아빠스 혹은 스타렉)로 선출되지만, 그것을 거절하고 소라(Sora) 강 근처의 작은 은수처 Skit에 정착한다. 얼마 후, 많은 제자들이 그에게 가담하게 되고, 그는 규칙서를 쓴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는 벨로쩨로 수도원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였다. 1485-90년에 그는 '유대주의자들'과 관련된 논쟁에 참여한다. 그는 그들에 대해 관대한 입장을 취하지만, 결국 패한다. 1503년 공의회에서 수도원들에 재산 소유의 포기를 요구하지만, 여기서 역시 그는 패한다. 그러자 그는 자신의 스키트(Skit)로 되돌아갔고, 1508년에 사망하였다. 1903년에 전례력에 그의 축일이 도입되었다.


2. 닐의 생애 안에서 보다 중요한 단계들

1) 벨로쩨로 수도원(Monastero di Belozero)

닐의 영적인 학습은 이 수도원에서 시작되었다. 이곳 도서실에서 닐이 참고하였던 책들은 동방에 대해 더욱 깊이 알고자하는 그의 갈망을 야기했고, 아마도 원천들로 되돌아갈 필요성을 자극했을 것으로 보인다.


2) 아토스 산(Monte Athos)

아토스 산으로 가는 것은 그에게 있어 이중의 이점을 지닌 것으로 여겨졌다. 먼저 그리스도교 전통의 가장 훌륭한 샘에서 그의 수도승적 이상을 키우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이점이었다. 그 다음은 러시아의 신생 민족주의로부터 오염을 피하고 그 결과 보다 순수한 시각으로 보편주의자로 남아있을 수 있는 이점이었다. 그는 아토스 산에서 헤시키즘을 접하게 되고. 후에 이것을 러시아에 전한다. 이것은 하느님께 대한 체험과 특별한 직관이 연결된 관상기도의 심리학적 수행이다.


3) 1503년의 모스크바 공의회: 닐과 볼로코람스크의 충돌

닐과 그의 제자들의 작품과 영성은 요시프의 그것과 철저하게, 그리고 현저하게 반대된 것으로 보인다. 전자와 후자는 소위 '비소유자들'과 '소유자들'로 대비된다. 그러므로 닐과 요시프 간에 보다 강한 충돌을 야기한 것은 교회와 수도원들의 재산 소유권에 관한 주제였다. 닐은 공의회에서 수도원들이 토지 소유를 포기하도록 요청하였다. "수도승들은 수도원에 예속된 농부들의 노동을 통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자신들의 손노동과 은인들의 희사로 살아야 한다."

하지만, 닐의 제안은 거부되었다. 그의 패배는 정부에 의한 교회의 평준화를 의미하였다. 이로 인해 교회는 자유를 상실하게 되었고, 그 결과 러시아 사회 안에서 복음화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되었다. 반대로 요시프의 정신은 모스크바에서 위세를 떨치게 되었고, 볼로콜람스크 수도원은 러시아 전체를 통해 주교들을 배출하게 된 주교 어장이 되었다. 볼로콜람스크의 승리는 토지 소유에 연결된 경제적인 이득을 얻게 되었다는 의미를 지녔지만, 그것은 동시에 모스크바 정부와의 밀접한 제휴를 초래하게 되었다.


3. 영성

닐은 거룩한 교부들의 전통과 고대 수도승생활(사막 수도승생활)의 원천들에 충실했다. 이 전통은 무엇보다도 헤시키즘을 통해서 닐에게 전해졌다. 그는 무엇보다도 먼저 이 최상의 영성 전통에 충실한 헤시키스트였으며, 러시아의 가장 위대한 헤시키스트 작가였다. 은수생활과 회수도승생활 사이에 닐에 "중도의 삶"을 선택하고 제시한다. 이 삶은 제한된 수의 형제들과 함께 하는 고독과 침묵의 삶이었다. 이러한 삶 안에서 그는 은수처의 아케디아(akedia)와 대수도원들의 조직되고 분주하고 소란스러운 삶을 피하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 닐은 자기 뜻을 따르지 않기 위하여 무엇보다도 성서로부터 영감을 떠올린다. 성서 외에 수도승은 스타렉(starec) 안에서 하나의 안내자를 발견할 수 있다.


1) 가난

닐은 그의 그리스도 중심주의와 복음적인 근본주의로 개인적이며 또한 공동체적인 가난을 강조한다. 그래서 그는 1503년 모스크바 공의회에서 수도원들의 가난을 요구하였다. 닐은 15세기 러시아 수도승생활 쇠퇴의 주요 원인들 가운데 하나는 바로 봉건 영지의 소유라고 생각하였다. 이는 수도원들에 부유함과 애덕과 문화 활동의 가능성을 가져다 준 반면, 세속적인 정신과 그 관리에 대한 걱정으로 수도승들의 기도와 영적 관상을 방해하였다고 생각하였다.


2) 영적 투쟁(정신의 활동: 내적인 노동)

닐에게 있어 수도원들의 가난은 하나의 절대적인 요구가 아니었다. 그것은 수도승들이 헤시키아(고요) 안에서 생활할 수 있기 위한 본질적인 조건들 가운데 하나는 아니었다. 닐은 자기 수도승들에게 '정신의 활동', 즉 하나의 영적 투쟁에 종사하도록 요구하였다. 이러한 영적 투쟁은 단지 죄를 범하지 않고자 하는 것뿐만 아니라 영혼을 어둡게 하고 예수의 기도를 방해하는 약한 생각들을 거스른 투쟁이다. 이 영적 투쟁을 통하여 수도승들은 언제나 '하느님께 대한 기억'을 유지하고, '하느님과의 일치'에 도달하게 된다. 그에게 있어 '내적인 것'이 '외적인 것'보다 더 중요했다. 그는 내적인 노동을 매우 강조했다. 그에게 있어 단지 읽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어떻게 읽는가가 중요하다. 그는 '무엇이 더 중요한가?'를 분별한다.


4. 요시프 볼로콜람스크와의 비교

1) 닐의 이상은 하나의 가난한 교회,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자유, 러시아 백성들을 위한 예언적 표징으로 남아 있는 능력이다. 따라서 그는 정치 권력으로부터 독립되고 가난한 수도승생활을 주창하고 받아들인다. 반대로 요시프는 사회 안에서 유력하고 부유한 하나의 교회를 원하는 고전적인 교회의 입장을 표현하였다.

2) 요시프에게 있어 수도승들의 구원은 회수도승생활 규율에 대한 고대의 준수에로 되돌아가는데 있었다. 닐은 아토스 산으로부터 새로운 헤시키즘 운동을 가져왔다.

3) 요시프는 거대한 공동 전례들과 장엄 예식의 아름다움을 사랑한 반면, 닐은 그들의 고유 리듬에 따라 기도할 수 있기 위하여 고독 속(Sora 강가의 Skit)으로 물러났다.

4) 닐은 내면적인 것을 개혁하였다. 닐이 제시한 수도승생활은 매우 내면화, 개인화 되었다(내적 개인주의). 반면 요시프는 외면적인 것을 개혁하였다. 그의 수도승생활은 약간 엄격하다.

5) 인격에 있어, 닐은 현대적이고 세상에 대해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반면 요시프는 중세적인 사람으로서 염세주의자이며 근본주의자였다.

6) 유대주의자들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 닐은 그들에게 관대했던 반면, 요시프는 엄격했다.


5. 종합

닐은 현대적인 사람이었고, 세상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닐은 영적인 쇠퇴와 자기 시대의 풍요로운 수도승생활 관습들의 완화로 인해 괴로워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효한 영적인 도움을 주고자 노력했던 그는 고대 수도승생활의 원천들과 거룩한 교부들의 전통으로부터 생명수를 끌어 올렸다. 그는 쇠퇴했던 당시의 수도승생활을 개혁하기를 원하였다. 그가 제시한 개혁의 길은 고대 교회의 사막 수도승생활과 스케테(Skete)의 고전적인 모델로 되돌아가는 것이었다.

닐은 정치 권력으로부터 독립되고 가난한 수도승생활을 선택한다. 그의 규칙과 가르침들은 계속해서 그를 비방하는 승리자들(요시프 볼로콜람스크의 추종자들)에 의해 격렬히 공격받으면서 동시에 그의 제자들에 의해 꾸준히 방어되어 나갔다. 닐은 거룩한 러시아의 위대한 교부이며, 보편교회와 위대한 전통의 증거자이다. 당시 쇠퇴한 러시아 수도승생활 안에 닐의 영적 가르침들과 삶의 모범은 하나의 커다란 도전이자 동시에 쇄신을 위한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음이 분명하다. 그의 가르침과 모범은 우리 시대의 교회에, 또 수도생활 안에 시사해 주는 바가 많다. 끝으로 닐은 임종 직전 자기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마지막 유언을 남겼는데, 이 구절은 늘 우리의 귓전을 울리는 경종과도 같이 느껴진다.

"여러분에게 간청합니다. 내가 죽거든 내 육신을 사막에 내버려 새들과 들짐승의 먹이가 되게 하십시오. 왜냐하면 나는 하느님을 거스러 많은 죄를 지었기에 무덤에 안장되기에 합당치 않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우리가 살고 있는 그 곳에 구덩이를 하나 파서 어떠한 영예의 표도 없이 나를 묻어주십시오. 죄 많은 내 영혼을 위해 기도해 주기를 여러분에게 간청하며 또한 여러분 모두에게 용서를 청합니다. 나 역시 여러분을 용서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자비를 베푸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