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HOME > 자료실 > 수도승영성  

 
작성일 : 07-09-27 20:52
축성생활과 선교
 글쓴이 : 허 로무알도
조회 : 6,934   추천 : 0  
“축성생활과 교회와 세상 안에서의 선교”


축성생활의 평신도성

수도승들은 교회 위에(sopra) 존재하는 하나의 계층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고귀한 신분이다. 성 바실리오는 “수도승들은 참되고 열심한 그리스도인들이다”라고 말한다. 수도승들은 무엇보다도 ‘영적 수행’ 혹은 ‘금욕적 수행’(ascesi)을 통하여 자신들을 완성하면서 신비적인 방법으로 교회와 인류를 완성시키는 그리스도인들이다. 동방 영성의 핵심 개념은 본질적으로 금욕적이다. 세례 이후의 삶은 ‘하느님화’(deificazione)의 과정으로 시작되며,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하느님화’를 향한 삶의 발전을 방해하는 모든 것을 철저히 거부해야 한다. 동방 영성 안에서 ‘금욕적 수행’은 이렇듯 결정적인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스도인의 전형으로 남아 있으면서 수도승은 ‘금욕적 수행’을 통하여 이 진보적인 ‘하느님화’를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는 사람이 되며, 그의 삶은 지속적인 정화의 과정이 된다.

이 여정은 기도와 성사들을 내포하지만, 또한 여전히 새 인간과 함께 존재하는 옛 인간과 우리의 사멸할 본성을 극복하기 위하여, 그리고 악과 투쟁하면서 죽음을 극복하기 위하여 욕정들(passioni)을 거스른 지속적인 투쟁을 수반한다.

수도승생활은 여러 세기를 통해 교회 안에 성직자나 혹은 평신자 신분 옆에 하나의 또 다른 신분을 만들려는 시도로서가 아니라, 단순히 참된 그리스도인들이 되려는 열렬한 갈망으로부터 태동하였고 또 지속되었다.

성 바실리오는 수도승생활을 교회 옆이나 또는 그 심장부 안에 하나의 특별한 사회로서 제시하기를 거부한다. 수도승생활은 복음을 철저하게 살기 위한 보다 적합한 형태이다. 수도승생활의 요구들은 모든 것에 앞서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으로 요약되는 세례 소명으로부터 유래한다.
성 바실리오는 특별한 수도승적 명칭을 사용하기를 강하게 거부하였다. 그의 친구들과 수도승들은 단순히 <그리스도인들> 혹은 <형제들>이라 불려졌다. 그는 수도승들을 위한 특별한 복장 조차 요구하지 않았다. 그들은 단지 모든 그리스도인이 그렇게 해야 되는 바, 즉 ‘세상의 헛됨에 대한 포기’를 표현하는 옷을 걸쳐야 했다. 그는 하나의 특별한 규칙서 조차 원하지 않았다. 오늘날 우리가 ‘윤리 규정들’(Regole morali)이라고 부르는 바실리오의 작품은 수도승생활이 그리스도교를 생활하기 위하여 분리된 하나의 삶의 양식으로 간주되었을 때, 후대의 필사가들에 의해서 붙여진 표현이다. 바실리오에게 있어 오로지 성서만이 법(legge)이어야 했다.

요한 그리소스토모와 동방 수도승 영성의 모든 위대한 스승들에게 있어, 만일 그리스도교적 삶이 순수한 사랑 위에 놓여졌고 그리스도교적 완성이 절대자 위에 기초를 두고 있다면, 그 삶들은 수도승들을 위한 복음적 권고들의 법적인 실천으로 그리고 평신자들을 위한 계명들의 실천으로 완성될 수 없다. 따라서 그 둘 간에 어떤 질적인 차이점(una differenza qualitative)이 아닌, 그 본성과 목적을 확인하면서 그 양식상의 차이점(una differenza di modalita)을 발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수도승은 평신자들과 수도승들 모두에게 요구되는 성화를 실현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방법을 추구한다. 수도승은 보다 근본적인 수단들을 자유롭게 선택하면서 이러한 이상을 살고자 정진한다. 그러나 둘 모두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요, 그분의 전사들이다.

수도승생활은 수도승들이 행하는 사회적 활동들로부터 보다도 오히려 그 내부로부터 유래하는 하나의 가치를 지닌다. 수도승의 참된 소명은 세상에 보편적 구원의 실재를 증거하고 또 사람들 한가운데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증거 하는데 있다. 그는 전적으로 복음적 이상을 살면서 이 소명을 수행한다. 이 표징은 무엇보다도 ‘동정’과 ‘가난’으로부터 주어진다.


카리스마에 대한 견해

수도생활이 <선물>이라는 점이 자주 잊혀지고 대신 법적인 측면이 강조된다. 흔히 수도자를 교회법에서 규정된 서원들을 발하는 사람으로 이야기 한다. 카리스마는 결코 어떤 회의 활동들과 동일시 되어서는 않된다. 카리스마를 그들이 하는 일들과 동일시하는 것은 수도생활을 그 자체 안에서가 아니라 사회적 활동이나 사목적 활동의 역할 안에서 가치를 지니는 어떤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다(수도생활에 대한 기능적 이해의 오류). 두 번째 위험은 수도생활의 평준화일 수 있다. 다양한 축성생활 회들은 그들 카리스마의 다양성으로 교회 안에서 각자 나름대로의 역할을 수행한다. 만일 어떤 축성생활 회의 구성원들이 모든 것을 다 한다면 이러한 다양성을 통한 풍부함은 결핍될 것이다.

어떤 한 수도회나 연합회에 소속되어 <훌륭한> 축성된 영혼들이 되도록 힘쓰기 전에 먼저 수도자들은 진실한 그리스도교 영성을 살면서 훌륭한 그리스도인들이 되어야 한다.

규칙서와 회헌들과 서원들은 세례소명을 근본적으로 살기 위한 수단들이다. 따라서 수도자가 된다는 것은 세례와 더불어 주어지는 하느님 자녀들의 자유를 말살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반대하는 세상과 육신, 이기주의와 같은 것들과 싸우면서 그 자유를 살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수도생활은 마음의 지속적인 회개, 옛 인간의 조건으로부터 새 인간의 조건에로의 지속적인 건너감과 같은 고행의 삶에 호의적이어야 한다.


Francesco Papamanolis, “la vita consacrata e la sua missione nella Chiesa e nel mondo”, in in Monachesimo Laicità e Vita religiosa, EDB: Bologna 1995, 151-158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