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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9-26 20:24

'아파테이아'(Apatheia)란?

글쓴이 : 허 로무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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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어 apatheia(아파테이아)는 언어학적으로 욕정들(passions)의 부재(不在)를 의미한다. 이러한 상태에 이르는 것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철학적인 이상이었다. 이 용어는 무엇보다도 스토아 학파의 어휘군에 속해 있다. 스토아적인 지혜는 욕정들, 특별히 네 가지 주된 욕정들(현재의 선과 연결된 좋아함, 미래의 선과 연결된 갈망, 현재의 악과 연결된 근심, 미래의 악과 연결된 두려움)로부터 해방되고 이 세상의 유혹들과 역경들 앞에서 고요히 머물러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교 전통 안에서는 교회의 교부들(안티오키아의 이냐시오, 유스티노,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오리게네스, 닛사의 그레고리오, 에바그리오 등)에 의해서 사용되었는데, 그들 가운데 특별히 에바그리오는 아파테이아의 가장 위대한 스승이라 할 수 있다. 에바그리오에 의하면 아파테이아는 감각, 감동, 혹은 느낌의 부재가 아니라, 온화와 순결에 의해서 도달된 이성적인 영혼의 고요한 상태를 뜻한다. 그것은 바로 '공격성'과 '육욕'에 대한 승리인 것이다. 따라서 아파테이아는 온갖 욕정들로부터 해방(정화)된 영혼의 내적 평정 또는 고요함의 상태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일부에서는 아파테이아를 마치 무감각, 무감동 등으로 번역하는데 이러한 번역은 이 용어가 지니고 있는 본래의 의미를 벗어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요한 가시아노는 오리게네스 논쟁에 연루될 수 있는 오해의 소지 때문에 이 용어를 피하고 대신 마음의 순결(puritas cordis) 혹은 사랑(caritas) 등의 용어를 사용하였는데, 이는 모두 아파테이아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

(Thomas Spidlik, La spiritualit dell Oriente cristiano, San Paolo, Milano 1995, 248-257; Pierre Miquel, Lessico del deserto: le parole della spiritualit , Edizioni Qiqajon, Bese 1998, 145-171; Columba Stewart, Cassian the Monk, Oxford University Press 1998, 42-43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