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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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9-30 20:09
교부들의 제3 규칙
 글쓴이 : 허 로무알도
조회 : 8,829   추천 : 0  
『교부들의 제3규칙』

『네 교부들의 규칙』과『교부들의 제2규칙』과 마찬가지로『교부들의 제3규칙』역시 공의회 결의문임을 추측케 하는 도입 형식을 취하고 있다. 사실 교부들의 다른 규칙에서 보다도 이 규칙에는 갈리아 공의회들의 흔적이 많이 나타난다. 506년 아드(Agde) 공의회부터, 또 511년과 533년에 각각 개최된 제1, 2차 오를레앙(Orléans) 공의회부터 편집자는 문학적 표현과 특별한 규정들을 다루었다. 또한 그가 받아들인 성직자 정신, 그리고 단지 교계제도와 그 권위 뿐 아니라 성직자에 비해 수도승의 열등함에 대한 인정이 보다 분명히 드러난다.

이 규칙의 원전은 무엇보다도『마카리우스 규칙』이다. 편집자는 거기서 많은 부분을 문자 그대로 따오고 있는데, 이미 첫 번째 장에서, 그리고 중심 장들인 제5-8장과 제10장에서 그러하다. 공의회 규정들과 한 번 더 레랭의 텍스트로 되돌려주는『마카리우스 규칙』과의 이 뒤섞임을 설명하기 위해 드 보궤 신부는『교부들의 제3규칙』이 535년 클레르몽(Clermont) 공의회에 참석한 15명의 주교 중 하나였던 랭그르(Langres)의 그레고리우스의 제안으로 편집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클레르몽 공의회의 16개 조항 중 어떤 것도 수도승생활에 관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다른 문제들 안에 아드 공의회와 오를레앙의 두 공의회 문구와 권고들이 사용되었다. 한편, 그레고리우스는 레랭의 전통을 잘 알고 있었다. 510년 경 레오메(Reomé)의 아빠스 요한은 자기 수도원을 떠나 레랭으로 가서 몰래 숨어 살았다. 그레고리우스는 그를 교구로 소환하여 레오메 수도원으로 다시 돌려보냈다. 그때부터 요한은『마카리우스 규칙』에 따라 자기 수도승들 가르쳤다. 만일 요한이 레오메 수도원에 도입한 규칙이 포르카리우스 아빠스가 레랭에서 편집한 텍스트였다면, 여러 해 후에 공의회에 참석한 랑그르의 노(老) 주교 그레고리우스가 마지막 공의회들의 결의사항들을 뒤섞어 새로운 경험을 바탕으로 수도승생활에 맞게 종합하면서 그 텍스트를 유통시켰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규칙은 매우 실용적이며, 영적인 성격을 띤 표시와 성서 인용들을 담고 있다. 규정들은 수도승생활의 실제적인 면들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예컨대 입회, 개인소유의 포기, 아빠스에 대한 권고, 수도복, 여성과의 친밀한 관계, 성독과 노동과 성무일도의 시간, 퇴회, 도둑질에 대한 중벌, 다른 수도원으로의 이전 등이다.


본문

수도승들을 위한 교부들의 제3규칙 시작

[I] 우리가 주님의 이름으로 우리 형제들과 함께 모였을 때, 먼저 규칙과 교부들의 관습을 차례로 읽어나가기로 합의하였다. 독서 후에 이렇게 결정하였다. 만일 누가 세속을 떠나 수도원에 들어오고자 한다면, 그가 들어올 때 그에게 규칙을 읽어주어 수도원의 모든 규율을 명확하게 설명해줄 것이다. 만일 그가 모든 것을 잘 받아들인다면, 그는 형제들에 의해 마땅히 수도원에 받아들여 질 것이다. 만일 그가 수도원에 어떤 재산을 가져오고 싶어 한다면, 규칙이 정한대로 모든 형제가 (보는) 앞에서 그것을 제대 위에 놓아야 한다. 만일 그것이 받아들여진다면 그 순간부터 그는 자기가 가져온 재산에 대해서 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어떤) 결정을 할 수 없다.

[II] 아빠스들 가운데 누구도, 비록 하느님의 은혜로 모든 것이 자기 권한에 속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어떤 것도 자기 소유인양 권리를 주장해서는 안 된다. 만일 그들 가운데 누가 규칙이 아랫사람들에게 금하고 있는바, 부모에게서 상속받았거나 기부 받은 어떤 것을 감히 자기 것으로 남겨두고 또 모든 것을 공동의 것으로 내어놓지 않는다면, 그는 모든 형제로부터 질책을 받아야 할 것이다. 만일 그가 이런 악행을 계속한다면, 이에 대해 주교에게 알릴 것이다. 만일 그가 주교의 견책을 받고도 고치려하지 않는다면 그를 사임시킬 것이다.

[III] 아빠스는 모든 형제에게 필요한 의복을 마련해 주어야 하며, 그것은 수도승에게 합당한 것이어야 한다. 의복은 여러 색으로 염색된 것은 아니어야 하지만, 만일 이미 장만한 꾸꿀라가 검은색이라면 그것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겨진다.

[IV] 우리는 수도승생활을 보호하고 악마의 올가미를 피하기 위해서 규칙이 가르치는 바대로 모든 수도원이나 수도원 경작지에서 친척이든 낮선 사람이든 모든 여성과의 친밀한 교제를 금지하고 또 수도승이 자주 수녀원을 방문하는 것도 금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여인도 감히 수도원 안정원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 만일 어떤 여성이 아빠스의 허락이나 동의를 얻어 수도원 안이나 수도승의 독방에 들어오게 된다면, 그는 마땅히 아빠스란 명칭을 내놓아야 하고 스스로 모든 사제 가운데 가장 형편없는 자임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거룩한 무리를 이끄는 사람은 그들을 흠 없이 하느님께 바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하고, 어떤 교제이든지 그것을 통해 악마와 손잡게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V] 아침기도를 바친 후에 형제들은 제2시까지 독서에 전념할 것이다. 만일 어떤 일을 공동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독서를 거르지 말 것이다. 제2시 이후부터 제9시까지 각자 자기 일을 할 것이며,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불평 없이(필립 2,14) 완수할 것이다.

[VI] 기도시간을 알리는 신호가 주어졌을 때, 즉시 하던 모든 일을 멈추고 기도할 준비를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기도보다 우선 되어서는 안 되므로, 아빠스나 원장에게서 견책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만일 그가 엎드려 용서를 청하지 않는다면 그를 파문시킬 것이다.

[VII] 특히 식탁에서는 장상이나 그에게 질문받은 사람이 아니면 아무도 이야기하지 말 것이다.

[VIII] 수도원에 필요한 것을 마련해야 할 경우, 형제들을 둘이나 셋씩 짝을 지워 외출시킬 것이다. 그들은 (공동체로부터) 신뢰받는 사람들이어야 하고, 수다스럽거나 탐식에 빠진 사람이어서는 안 된다.

[IX] 만일 누가 아빠스나 원장 몰래 외출하여 어떤 곳에 가서 탐식과 술 취함에 빠진다면, 혹은 근처에 파견되었다가 경솔함이나 탐식에 빠져 임무를 마치고 즉시 수도원에 돌아오지 않는다면, 이런 악행이 발각되었을 때 규칙의 가르침대로 그를 삼십일 동안 공동체에서 파문시키거나 매질을 하여 고치도록 할 것이다.

[X] 만일 어떤 형제가 불화로 인해 수도원을 떠나고자 한다면, 그가 가장 낡은 옷 외에는 아무것도 입지 못하도록 하고, (그를) 불충한 자로 여겨 공동체에서 내보낼 것이다.

[XI] 우리는 이것 또한 규정하는 바이니, 곧 아빠스들은 항상 형제들과 함께 식사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이 형제들의 게으름을 질책하고 영적 훈화로 그들을 가르쳐야 할 순간에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형제들로부터) 떨어져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XII] 평판을 유지하기 위하여 특별히 이것 또한 규정하는 바이니, 병든 어떤 수도승도 수도원을 떠나 자기 가족의 보살핌에 맡겨져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가 병에서 치유되기 보다는 오히려 세속의 모습을 보거나 들음으로 인해 더 오염될 수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XIII] 만일 어떤 수도승이 차라리 독성(瀆聖)이라고 말하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는 도둑질을 하였거든 다음의 조치가 따라야 하리라 믿는다. 즉, 나이 어린 수도승이 그렇게 큰 잘못을 범했거든 그를 매로 때리고, 그에게 결코 성직을 수여하지 말 것이다. 만일 이런 범죄를 저지르다 붙잡혔을 당시에 그가 이미 성직자라면 그에게서 성직자격을 박탈해버릴 것이다. 참회의 보속을 다 마친 그에게는 자신의 경솔한 행위 때문에 영성체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XIV] 어떤 아빠스도 감히 자기 아빠스의 허락이나 명령 없이 적을 옮기려는 다른 수도원의 수도승을 받아들이거나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 만일 그의 아빠스가 그의 행실이 경박해서가 아니라, 그가 보다 엄격한 생활을 원하기 때문에 다른 수도원으로 옮기도록 허락한다면,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그가 후에 다른 이유로 떠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참으로 만일 누가 매우 신중하게 취해진 이 결정 후에 위에서 말한 규정들을 지키려하지 않는다면, 그가 장차 하느님과 형제들 앞에 죄인으로 서게 되리라는 것을 그에게 알려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