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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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9-30 20:00
네 교부들의 규칙
 글쓴이 : 허 로무알도
조회 : 8,488   추천 : 0  
‘네 교부들의 규칙’

이 규칙은 네 명의 서로 다른 저자들에게 돌려진 네 개의 담화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이 네 담화들은 내용상 서로 연결되어 있고 또 문체상으로도 통일되어 있다. 각 담화는 짧은 서언으로 시작되며 이 서언에서 저자들은 형제들을 위하여 하나의 ‘생활 규칙’을 공동으로 제정하려는 의도를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그 합법성과 권위를 성령으로부터 오는 영감에서 이끌어내고 있다. 도입 형식은 분명히 공의회의 어투를 닮았다. 네 담화들은 서로 다른 주제들로 나누어서 하나의 본질적인 규칙을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첫 번째 담화는 형제들에게 두 가지 필수불가결한 요건들, 즉 ‘공동생활’과 ‘장상에 대한 순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두 번째 담화는 장상을 위한 지도지침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장상의 의무들을 설명하면서 동시에 형제들 쪽에서의 이행 사항들을 열거하고 있다. 세 번째 담화는 수도원의 일상, 즉 일과표와 기도와 노동과 관련된 것이다. 네 번째 담화는 다른 수도원에서 오는 수도승들과 성직자들에 관한 규정들을 언급하고 있다. 두 개의 필사본을 통해서 전해진 잘못과 교정에 관한 보다 긴 내용이 네 번째 담화에 이어 부가되는데, 이것은 아마도 2차로 편집되었을 것이다.

네 명의 화자(話者)가 규칙의 제목에서 언급되고 있고, 각자 순서대로 하나의 담화를 말하고 있다. 이들은 세라피온, 마카리오, 빠프누씨오, 그리고 또다른 마카리오로서「교부들의 금언집」(Apophthegmata Patrum), 빨라디오의「라우시우스의 역사」(Historia Lausiaca),루피노가 번역한「이집트 수도승들의 역사」(Historia momachorum), 요한 까시아노의「담화집」(Conlationes)을 통해서 잘 알려진 유명한 이집트 금욕가들이다. 같은 이름을 가진 두 명의 마카리오 중 하나는 이집트의 나이든 마카리오이고 다른 하나는 알렉산드리아의 젊은 마카리오인데, 드 보궤 신부는 이 두 사람이 동일 인물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왜냐하면 네 번째 담화는 두 번째 담화를 다시 취하여 그것을 계속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제목에서 언급된 이 네 인물들이 모두 이집트인들이기 때문에 ‘네 교부들의 규칙’이 원래 희랍어나 콥트어에서 번역된 것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원래 라틴어로 편집된 텍스트임이 분명하다. 규칙서 저자들은 이 네 이름을 내세워 자신들을 감추고 있다. 이는 그들이 금욕적 수행과 공동생활에 대한 이집트적 모델에 의존하고 있으며, 또한 서방 수도승생활 환경 안에서도 모범으로 남아있었던 인물들과 그들의 체험에 놀라운 경의를 표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여기서 장상에 대한 순명, 겸손, 온갖 개인 소유물에 대한 포기 등이 최상의 덕으로 규정되고 있다. 여기서 제시되는 회수도승의 이상은 수평적인 관계들을 강조하는 바실리오나 아우구스띠노 공동체의 수도승보다도 확실히 예로니모와 까시아노의 고행 수도승에 훨씬 더 가깝다.

이 규칙은 다음 몇 가지 점에서 우리의 흥미를 끌고 있다. 먼저 여기에서 우리는 공동생활의 본질적인 요소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규칙에서 우리는 한 공동체의 설립과정을 접하게 됨으로써 회수도승생활의 핵심과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그 다음 머리말 1-2절에서 잘 드러나듯이 이 텍스트는 일종의 공의회 문헌과도 같으며, 최초로 규칙을 엄밀한 의미로 한 공동체의 법규로서 언급하고 있다(머리말 3)는 점이다. 끝으로 베네딕도 규칙보다 한 세기 앞서 쓰여진 라틴 수도승 규칙으로서 베네딕도 규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로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이 규칙이 지니는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하겠다.

그 구조와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 회수도승생활의 본질: 권위와 순명을 통한 일치(머리말-1)
1) 사막에 머물음 (1,1-7)
2) 장상과 순명 (1,8-18)
◉ 장상과 수도원에 오는 사람들 (2,1-42)
1) 장상의 역할 (2,1-9)
2) 시편을 노래하는 순서 (2,10-15)
3) 지원자들에 대한 시험: 가난한 이들의 경우 (2,16-28)
부유한 이들의 경우 (2,29-35)
4) 손님환대 (2,36-42)
◉ 단식과 노동
1) 일과표 (3.1-14)
2) 노동에 대한 무능력 (3,15-20)
3) 주간 봉사 (3,21-22)
4) 창고지기 (3,23-27)
5) 모든 물건의 신성화 (3,28-31)
◉ 환대와 입회허락 (4,1-4.20)
1) 외래 수도승을 받아들임 (4,3-13)
2) 성직자들에 대한 환대 (4,14-20)
◉ 부록: 교정
1) 하나의 책벌 규정과 두 가지 적용 (5,1-10)
2) 장상들에게 주는 마지막 조언들과 결론 (5,11-19)



본 문


네 교부들의 규칙

거룩한 교부 세라피온, 마카리오, 빠프누씨오와 다른 마카리오의 규칙 시작

머리말

[I] 우리가 한 자리에 모였을 때, 매우 유익한 논의를 통해 지혜를 구하고자 한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성령을 부어주시도록” 청하였다. “성령께서는” 우리가 어떻게 형제들의 생활양식과 삶의 규칙을 제정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 주신다.”(갈라 3,5; 1고린 2,16)


회수도승생활의 본질

[II] 세라피온이 말했다. “주님의 자비가 온 땅에 가득하고”(시편 32[33],5) 많은 사람들의 무리가 삶의 정상에 오르려 애쓴다. 하지만 광야의 황량함과 갖가지 괴물들에 대한 두려움으로 형제들이 혼자서 산다는 것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성령의 가르침에 순명하는 것이 최선책으로 여겨지며, 성서의 확실한 보증으로 우리의 규칙이 견실하게 되지 않는다면 우리 자신의 말들은 확고하게 유지될 수 없을 것이다. “보라, 얼마나 좋고 즐거운가! 형제들이 함께 사는 것이”(시편 132[133],1) 그리고 또 다시 “사람들을 한 집에서 화목하게 살도록 하시는 분”(시편 67[68],7) 이라고 (성서에) 씌어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성령께서 자신을 명백히 드러내 보이심으로써 (우리를) 경건한 (삶으로 이끄는) 확실한 지침을 가지고 형제들을 위한 규칙을 정하도록 하자.

[III] 우리는 “형제들이 한 집에서 즐겁고 화목하게 살기를”(시편 67[68],7; 시편 132[133],9) 바란다. 그러므로 어떻게 하면 그런 화목함과 즐거움이 올바른 질서로 유지될 것인지 하느님의 도우심에 힘입어 제정하는 바이다.

[IV] 그러므로 우리는 한 사람이 모든 이의 으뜸이 되고, 아무도 그의 충고나 명령에서 벗어나 악에 기울지 않고, 오히려 (그의 명령이) 주님의 명령인 듯이 온갖 기쁨으로 순명하기를 바란다. 사도께서 히브리인들에게 “장상들에게 복종하십시오. 그들이 여러분을 돌보기 때문입니다.”(히브 13,17) 라고 말씀하시는 바와 같다. 또 주님께서는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제물이 아니라 순명이다.”(1사무 15,22; 마태 9,13) 라고 말씀하셨다.

자신이 그렇게 되기를 염원하는 사람은 순명을 통해서 “아브라함이 하느님의 마음에 들게 되었고 하느님의 친구라고 불리게 되었다”(야고 2,23)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순명으로 사도들은 “민족들과 백성들 중에서”(사도 1,8; 묵시 11,3.9) 마땅히 주님의 증인이 되었다. 또한 몸소 높은 데서 아래로 내려오신 우리 주님께서는 “나는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려고 왔다.”(요한 8,33; 에페 4,9; 요한 6,38-39) 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이처럼 위대한 덕행들로 순명의 (덕을) 굳건히 하고, 그것을 지켜나가는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장상의 역할
지원자의 시험과 손님환대

[V] 마카리오가 말했다. 형제들에게 두드러진 정주와 순명의 덕행들에 대해서는 위에서 규정하였다. 이제 우리는 장상들이 자신들의 영적인 임무를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를 하느님의 도우심에 힘입어 제시하고자 한다.

장상은 사도께서 “믿는 이들에게 본보기가 되십시오.”(1데살 1,7) 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처신해야 할 것이다. 이는 곧 영적인 경건함과 진실함이라는 자질로써 형제들의 영혼을 지상적 실재들로부터 천상적 실재들로 고양시키기 위함이다. 사도께서 “온갖 친절로써 타이르고 꾸짖고 격려하십시오.”(2디모 4,2) 라고 말씀하시며, 또 다른 곳에서 “여러분은 무엇을 원하십니까? 내가 회초리를 들고 여러분에게 가는 것입니까 아니면 온유한 마음으로 가는 것입니까?”(1고린 4,21) 라고 말씀하시는 바와 같다.

장상은 각 사람에게 어떻게 자비심을 드러내야 할지 분별해야 한다. 그는 공평함을 견지해야 하며,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받을 것이다.”(마태 7,2) 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신 바를 잊지 말 것이다.

[VI] 모두가 기도에 참석했을 때, 장상의 명령 없이는 아무도 감히 시편을 노래하지 말 것이다. 다음의 원칙을 지켜 수도원 안에서 아무도 선임자 앞에 서거나 그보다 먼저 시편을 노래하지 않게 할 것이다. 이에 대해 솔로몬은 “아들아, 잔치에서 윗자리를 차지하려 들지 말고 먼저 식탁 앞에 앉지 말거라.”(집회 7,4; 잠언 25,6-7) “너보다 귀한 이가 와서 (사람들이) 너에게 ‘일어나게’ 라고 말하면 너는 부끄러움을 당하게 된다.”(루가 14,8-9) 라고 말한다. 그리고 다시 (성서에) “오만한 생각을 하지 말고 두려워하십시오.”(로마 11,20) 라고 씌어있다. 그러나 만일 장상이 지체할 경우에는 먼저 그 사실을 알려줄 필요가 있고, 그런 다음 그의 명령에 따르는 것이 합당하다.

[VII] 우리는 세속을 떠나 수도원에 입회하려는 사람들이 치러야하는 시험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밝히고자 한다. 그러한 사람들은 먼저 세속의 재물을 끊어버려야 한다.

설령 어떤 가난한 사람이 입회하고자 하더라도 그 역시 끊어버려야 할 재물을 가지고 있으니, 성령께서는 솔로몬을 통해 “나는 잘난체하는 가난한 사람을 싫어한다.”(집회 25,3-4)고 말씀하심으로써 그것을 밝히 보여 주신다. 그리고 (성서의) 다른 곳에서는 “오만한 자는 치욕을 당하나니”(시편 88[89],11) 라고 씌어있다. 그러므로 장상은 이 가르침을 주의 깊게 고려하여, 만일 가난한 사람이 수도원에 입회하고자 한다면 먼저 그에게 교만의 봇짐을 내놓게 하고 그를 시험한 후에 받아들일 것이다. 그는 무엇보다도 겸손으로 절여져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으실만한 큰 희생으로 자신의 뜻은 행하지 않는 대신, “모든 일에 쓰이도록 준비되어”(2디모 2,21) 어떠한 경우라도 “환난 중에 인내”(로마 12,12)할 것을 마음에 새겨 두어야 한다. 그러한 사람이 세속의 깊은 곳에서 풀려나길 원하여 처음으로 수도원을 찾아온다면, 그를 일주일 동안 수도원 문 앞에 엎드려 있게 할 것이다. 형제들 가운데 누구라도 그와 접촉해서는 안 되며, 그에게는 항상 거칠고 힘든 것만이 제시되어야 한다. “만일 그가 참으로 항구히 (문을) 두드린다면”(루가 11,8), (그처럼) 갈망하는 사람에게 입회를 거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장상은 그에게 어떻게 형제들의 삶과 규칙을 따라야 하는지를 가르쳐야 한다.

만일 세속에서 재물을 많이 소유한 부유한 자가 수도원에 입회하기를 원한다면, 그는 먼저 하느님의 뜻을 이행해야 할 것이니, 부자 청년에게 제시된 다음의 으뜸 계명을 따를 것이다. “너의 재산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 그리고 너의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라.”(마태 19,21; 16,24) 그런 다음 그는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남겨두지 말고 오직 십자가만을 지고 주님을 따르도록 장상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온갖 순명으로 자신의 뜻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뜻을 행함으로써 (자신이 짊어져야 할) 십자가의 이음매를 붙들어야 한다. 만일 그가 재산의 일정 부분을 수도원에 기부하기를 원한다면 그는 자신이나 자기 봉헌물이 어떤 절차를 통해 받아들여지는가를 알아야 한다. 또 만일 그가 자기 종들 가운데 누구를 곁에 두고자 한다면 그를 “더 이상 종으로서가 아니라 형제로”(필레 1,16) 대해야 함을 알아야 할 것이니, 이는 그가 모든 것에서 완전해지기 위함이다.

[VIII] 순례중인 손님들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이 일을 맡아보는 형제가 아니면 아무도 수도원을 찾아온 사람을 맞으러 나오지 말 것이다. 먼저 장상에게 (수도원을 찾아온 사람을) 소개하고 나서 그와 함께 기도하거나 평화의 인사를 해야 할 것이다. 먼저 함께 기도를 바치고 평화의 예식을 절차에 따라 할 것이다. 오직 장상이나 그가 명령한 사람 이외에 누구도 방문객과 이야기하도록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순례중인 형제가 식사시간에 찾아오면, 그 형제가 (수도원의) 형제들과 함께 식사하게 하지 말고, 다만 장상과 함께 식사하게 하여 그 형제가 감화를 받게 할 것이다. 만일 성서에 나오는 거룩한 말씀과 장상이나 혹은 그가 하느님에 관해 말하도록 명령한 사람들의 말이 아니라면, 누구도 말하거나 또 다른 이의 말을 들어서도 안 될 것이다.


단식과 노동

[IX] 빠프누씨오가 말했다. 언급된 모든 것은 영혼의 구원을 위해서 중대하고 유익하다. 단식에 관한 규정을 어떻게 준수해야 하는지 침묵하고 지나가서는 안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 구절 외에 어떤 다른 확실한 증언도 없을 것이다. “베드로와 요한이 제9시경에 기도하러 성전으로 올라갔다.”(사도 3,1) 그러므로 이 규정을 준수하여 수도원에서 주일을 제외한 어떤 날에도 제9시 이전에는 식사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주일은 하느님을 위해서 비워놓아야 하므로 모든 일에서 손을 놓고 오직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로”(에페 5,19) 그날을 보낼 것이다.

[X] 우리는 형제들이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를 명하는 바이다. 그러므로 다음 규정이 준수되어야 한다. 제1시부터 제3시까지는 하느님께 바쳐져야 한다. 제3시부터 제9시까지는 자신에게 맡겨진 일은 무엇이든지 별다른 불평 없이 받아들여 행할 것이다. 일을 맡은 사람은 “무슨 일이든 불평하지 말고 하십시오.”(필립 2,14) 라고 한 사도들의 말씀을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 어떤 이들이 불평했던 것처럼 여러분은 불평하지 마시오. 그들은 멸망시키는 자에게 멸망을 당했습니다.”(1고린 10,10) 라고 한 무시무시한 말씀을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장상은 해야 할 일을 어떤 한 사람에게 맡겨 다른 사람들이 위임받은 그 사람에게 순종하도록 해야 한다.

[XI] 장상은 형제들의 육체가 허약한지 또는 강한지 어떤 방법으로 식별하는가. 만일 형제들 중에 누가 단식이나 손노동 - 사도께서 “우리는 여러분 가운데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손으로 일했습니다.”(1고린 4,12; 1데살 2,9; 2데살 3,8) 라고 말씀하신다. -으로 인해 병이 들었다면 장상은 그가 이 병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 염려해야 한다. 만일 그 형제가 영혼에 병이 들었다면, 사도께서 “어떻게 자기 육체를 굴복시켰는가”(1고린 9,27)를 생각하여 그를 더 바쁘게 일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이것도 지켜져야 할 것이니, 곧 그가 어떤 것에서도 자기 뜻을 행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XII] 형제들은 어떻게 서로 앞 다투어 봉사해야 하는가. 만일 형제들의 공동체가 크다면 장상은 주간 봉사자들의 순서와 그들이 봉사하면서 서로 교대해야 하는 임무들을 정해야 한다.
형제들의 식량 창고를 관리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그는 온갖 탐식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그러한 사람이어야 하며, “처음부터 도둑이었던”(요한 12,6; 8,44) 유다에 대한 판결을 두려워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런 직책에 임명된 사람은 다음 말씀을 귀 기울여 듣도록 노력해야 한다. “잘 관리하는 자는 좋은 자리를 얻는다.”(1디모 3,13)

형제들은 수도원 안에서 사용되는 그릇과 연장, 그 밖에 다른 모든 것들을 축성된 물건처럼 여겨야 한다. 만일 어떤 형제가 어떤 물건을 소홀히 다룬다면, 그는 자신이 주님의 집에서 (가져온) 축성된 잔으로 후궁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그에 마땅한 벌을 받았던 왕과 한 족속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 규정들은 지켜져야 할 것이며, 날마다 읽혀져 형제들이 듣게 할 것이다.


외래 수도승을 받아들임과 성직자들에 대한 환대

[XIII] 마카리오가 말했다. 진리는 “모든 말은 두 세 사람의 입을 통해 밝혀진다.”(마태 18,16; 2고린 13,1; 신명 19,15)고 말하는 바를 증언한다. 그러므로 경건한 (삶으로 이끄는) 이 규칙은 믿음직한 것이다. 한편 어떻게 수도원들이 서로 간에 평화를 굳건히 유지해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침묵하고 지나가서는 안 될 것이다. 그의 장상의 동의 없이는 다른 수도원 출신의 어떤 형제를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이다. 그를 받아들이는 것도 또 그를 만나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사도께서 이에 대해 “그는 처음의 서약을 저버린 자로 믿지 않는 자보다 더 나쁩니다.”(1디모 5,12.8) 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형제가 자기 수도원의 장상에게 자기가 다른 수도원에 들어가도록 간절히 청하여, 장상이 그가 살고자 하는 그 수도원의 장상에게 추천한 경우라면 그 형제를 받아들이되, 그로 하여금 수도원에서 마주치는 모든 형제가 자신의 윗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할 것이다. 그가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마음에 두지 말고, 오히려 그가 어떤 사람이 되어가는 지를 시험해보아야 할 것이다. 만일 (수도원에) 받아들여진 사람이 실제로 재산이나 책등 어떤 것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발견된다면 그가 그것을 더 이상 소유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다른 (수도원)에서는 완전하지 못했던 그가 “완전하게 될”(마태 5,48) 수 있을 것이다. 형제들이 모인 자리에서 성서에 관한 논의가 있을 때, 어떤 형제가 형제들 중에 유식한 사람이라고 해도 장상이 명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에게 말을 하게 해서는 안 된다.

[XIV] 어떻게 손님 성직자들을 맞이할 것인가. 제단의 봉사자인 그들을 온갖 존경심을 가지고 맞이할 것이다. 그들이 아니면 (누구도) 기도를 끝마치도록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비록 그들 중 한 사람이 수문직(守門職)을 받은 사람이라 해도 그는 하느님 성전의 봉사자이다. 그러나 만일 그가 어떤 잘못을 저질러 고발된 과오에 대해 죄가 있음이 인정될 경우, 그가 장상과 제2인자에 앞서 기도를 끝마치지 못하게 할 것이다. 어떤 성직자도 수도원 안에 거주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성직자가) 죄에 떨어져 비참한 처지에 이르고 상처 입었다면, 수도원 안에서 겸손의 약으로 치료하게 할 것이다.
이 규정들을 충분히 기억하고 합당히 준수한다면, “여러분은 흠잡을 데 없는 사람이 될 것이다.”(1디모 5,7)


부록: 교정

[XV] 어떻게 개개인의 잘못을 바로잡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침묵하고 지나가서는 안 될 것이다. 잘못의 중대함에 따라 파문할 것이다. 그러므로 다음의 절차를 따를 것이다. 만일 형제들 중 누군가가 한가로이 잡담을 한다면, 그가 “재판에 넘겨지지”(마태 5,22) 않도록 그를 사흘 동안 형제들의 모임과 대화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여 누구도 그와 접촉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또 다른 (어떤 형제가) 웃거나 저속한 말을 하는 것이 발각되거든, - 사도께서 말씀하신대로 “이런 것들은 입에 올리는 일 조차 없어야 한다.”(에페 5,4) - 우리는 (그 형제를) “주님의 이름으로”(1고린 5,4) 모든 굴욕의 채찍을 사용하여 2주 동안 벌하도록 명하는 바이다. 이에 사도께서는 말씀하신다. “만일 여러분 사이에서 형제라고 불려지는 사람이 성마르고, 교만하고, 비방하는 자이면”(1고린 5,11) “그를 경계하여 상종하지 말고 형제로 생각지도 말아야한다.”(2데살 3,14-15) 또 다른 곳에서는 “만일 어떤 형제가 잘못을 저지르거든 영적인 사람인 여러분은 그를 적절히 가르쳐 바로 잡아주어야 합니다.”(갈라 6,1) 라고 씌어있다. 여러분 개개인은 다른 형제를 가르쳐 그가 “실격자가 되지 않고”(1고린 9,27) 부단한 겸손을 통해 단련되어 공동체 안에서 항구하게 할 것이다.

[XVI] 우리는 이 다스리는 직분을 맡은 여러분에게 무엇보다도 먼저 이것을 명령하는 바이니, 곧 “사람을 차별하지 말라”(로마 2,11; 에페 6,9)는 것이다. 오히려 모든 사람을 같은 애정으로 사랑하고, 견책으로 치유해야 할 것이다. 공평함이 하느님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예언자는 “너희가 진실로 정의를 말한다면 올바르게 사람을 심판하여라.”(시편 57[58],2) 라고 말한다.

우리는 잘못하는 자를 견책하지 않는 사람은 그 사람에 대해 “셈 바치리라”(히브 13,17)는 사실을 여러분이 모르지 않기를 바라는 바이다. “충실하고”(묵시 2,10) 좋은 관리인이 되어라. “무질서하게 지내는 이를 타이르고, 약한 이들을 도와주며, 참을성을 가지고 모든 이를 대해라.”(1데살 5,14) 그러면 너희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얻었는지에 따라 그만큼의 “상급을 받게 될 것이다.”(마태 18,15)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마태 2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