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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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9-28 23:30
영의 분별
 글쓴이 : 허 로무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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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분별(diacrisis)


영의 분별은 초기 수도승 영성 안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이다. 수도승의 삶은 본질적으로 '보이지 않는 하나의 전투'와도 같다. 수도승은 자신을 도와주는 선한 영들과 그를 넘어뜨리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악한 영들을 분별할 줄 알아야 한다. 이를 일컬어 일명 ‘사막의 지혜’라 한다.

'영의 분별' 개념은 꿈란의 문헌들, 헤르마스의 목동, 그리고 성 바울로와 오리게네스의 작품들 안에서 발견된다. 그러나 그 필요성을 더욱 더 강조하였고, 또 어떤 실천적인 규칙들 안에서 그것을 실행에 옮기고자 노력했던 사람들은 [안또니오의 생애]로부터 시작하는 초기 수도승생활의 스승들이었다.

수도승은 혼자 살면서 오로지 영적인 실재들과 교제한다는 사실 때문에 영의 분별은 수도승, 특별히 독수도승이 탁월한 방법으로 소유하는 일종의 기술이다. 그러나 이 기술은 매우 다양한 단계를 지니고 있다. 이것은 오로지 오랜 정화의 과정을 거치고, 또 하느님께 여러 번 그러한 능력을 청한 이후에야 비로소 얻게 되는 하나의 고귀한 은사이다. 안또니오, 빠코미오, 이집트의 마카리오와 같은 완전한 수도승들만이 그러한 은사를 누렸다. 영들을 분별하는 은사는 사막의 정신을 지닌 스승들의 본질적 특징이었다. 아직 이 은사를 받지 못한 수도승이 해야 할 일은 자기 영적 사부에게 조언을 구하고 자신을 그의 안내 하에 두는 것이었다.

이후 수도승생활은 이 가르침을 계승하였고, 언제나 신중함(고대 diacrisis 안에서 역시 고려되었던 측면임)과 또한 자기 본성의 경향들 혹은 충동들을 식별할 필요성을 더 강조하면서 그것을 발전시켜 나갔다. 오늘날 심리학과 정신병리학의 발전 덕분에 우리는 이러한 경향들에 초자연적 기원을 부여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대 수도승 규칙들은 여전히 악한 충동들로부터 선한 충동들을 구분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G. M. Colombás, "Discernimento degli spiriti (diacrisis)", in DIP 3, 705-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