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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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9-27 21:35
독수도승생활과 회수도승생활의 관계(RB 1장)
 글쓴이 : 허 로무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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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도승생활과 회수도승생활의 관계

독수도승들 또는 은수자들은 수도원에서 먼저 단련되어야 한다는 견해가 [담화집] 18.5에서 발견된다. 까시아노와 전통적인 견해에 따르면 독수도승생활이 이상으로 간주되고 있다. 까시아노는 때때로 회수도승생활을 찬양하고 심지어 회수도승생활로 되돌아가는 은수자들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그는 고독한 생활을 이상으로 삼는다. RM과 RB도 이러한 견해를 따라 독수도승들을 가장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다루고 있다. RM의 대부분은 이 독수도승생활의 관점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베네딕도는 RB 1장 이후 다시 독수도승들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지만, RB 1-7장에서 이 관점이 나타난다. 따라서 이 견해로부터 독수도승는 더 이상 아빠스의 계속적인 지도를 필요치 않는 사람이다. 그래서 주님을 섬기는 학원 즉 수도원은 독수도승들을 훈련해 내는 장소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B 1장은 회수도승들에 관한 장이다. 이 장은 그들과 함께 시작해 그들과 함께 끝을 맺는다. RB 1장에서는 수도원에 대해 비판적인 말을 하지 않으며, 심지어 회수도승들을 '가장 강한 종류의 수도승들'(fortissimum genus : RB 1,13)로 선언한다. 그러나 또한 회수도승의 존재는 '풋열심'(novicio fervore : RB 1,3)으로 불려 지기도 한다. 어쨌든 베네딕도는 구체적으로 회수도승들을 '수도원에 속해 있는 사람들'로 그리고 거기서 '규칙과 아빠스 밑에서 분투하는 사람들'로 정의한다.

수도원의 핵심은 개인적이고 법적인 '권위'이다. 이는 '스승과 제자'라는 사막 은수자들의 모델에 토대를 두고 있다. 그 체제에서 한 개인이 영적으로 뛰어나게 부각되어 제자들이 모인다. 제자들이 충분히 많이 모이면 그 결과 하나의 수도원이 된다. 많은 역사가들은 이런 식으로 공동생활이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참된 공동체는 단순히 일대일 관계의 총합이 아니며, 그것의 본질은 권위에 있지도 않다. 공동체 그 자체는 일차적으로 주어진 선물이다. 따라서 권위는 공동체의 본질이 아니라 단지 그것의 여러 측면들 중하나이다.


개인적 견해

회수도승들이 강할 수 있는 것은 하느님의 도우심뿐만 아니라 형제들로부터도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베네딕도 성인은 독수도승들을 '잘 훈련되어'와 '싸우기에 충분한 이들'(1,5)이란 말로써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들이 개별적으로는 회수도승들보다 강한 자들이라는 인상을 충분히 풍기고 있다. 여기서 회수도승을 가장 굳센 수도자라고 표현한 것은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도움이 될 경우를 전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일 서로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걸림돌이 될 경우에 이 표현은 적합지 않다고 생각한다. 공동생활을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늑대가 될 수도 있고(현대인은 '고슴도치'), 또 양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회수도승생활의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부정적인 측면도 동시에 보아야 할 것이다. 회수도승이 그 자체로서 결코 가장 강하다고는 생각지는 않는다. 그것이 긍정적인 열매를 맺었을 때 비로소 그 무엇보다도 강할 수 있는 것이다. 독수도승생활과 회수도승생활을 비교할 때 우열을 따져서는 안되고 각각의 고유한 가치와 또한 위험성을 인정해야 하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