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회 > 수도승영성 > 형제들의 의견을 들음에 대하여(RB 3장)

수도원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결정권과 그에 대한 책임은 아빠스에게 있다. 아빠스는 어떤 일을 결정할 때 형제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이는 그 자신도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그릇된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베네딕도는 아빠스가 형제들의 의견을 들음에 있어 다음의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다. 만일 중요한 일일 경우, 공동체 전체를 소집하여 많은 형제들로부터 의견을 들으라고 한다(3,1). 그러나 만일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일 경우, 장로들의 의견만 들으라고 하고 있다(3,12). 하지만 최종 결정권은 어디까지나 아빠스에게 달려 있다(3,5). 동시에 그는 자기 결정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3,11).

아빠스는 공동체의 최고 장상으로서 그에게 모든 권한이 부여되어 있다. 그래서 어찌 보면 아빠스는 절대군주처럼 보여지기도 한다. 실제 아빠스 자신이 이 권한을 자기 멋대로 쥐고 흔든다면 그는 절대군주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빠스에게 부여된 권한은 결코 그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는 형제들의 영적인 선익을 위한 것일 뿐이다. 만일 아빠스가 이점을 망각한다면 그는 자기 행위에 대해 분명 하느님 앞에서 헴바치게 될 것이다.

아빠스는 공동체를 민주적으로 다스려야 한다. 그래서 가능한 한 많은 형제들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 겸손되이 형제들의 의견을 듣고 지혜로운 결정을 내릴 때 뉘우침이 없을 것이다(3,13). 독단은 금물이다. 형제들의 의견을 듣는 자세와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