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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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강론  
제 목 :  대림 제4주일(나해, 2017.12.24) - 서 베네딕도 신부 17-12-24 11:48:1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421   

20171224대림 제4주일

 

1독서 : 2사무 7,1-5.8-12.14.16

2독서 : 로마 16,25-27

복음 : 루카 1,26-38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카1,28)

주님성탄대축일이 오늘밤입니다. 대림 시기와 성탄 전야를 같은 날 기념할 수 있다는 것도 흔치 않는 전례력입니다. 주님 눈에는 천년이 하루 같으니,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여 새롭게 오시는 하느님을 맞이할 우리들의 몸과 마음을 점검해 보면 좋겠습니다. 출산을 앞둔 만삭의 몸으로 이제 막 베들레헴으로 들어가시는, 성모님과 요셉 성인의 마음을 헤아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봉헌하는 대림 제4주일 미사는 구세주의 탄생이 그야말로 정말 코앞에 임박 했다는 설렘과 기쁨을 가져다줍니다. 비단, 이스라엘 민족만이 오랫동안 구세주를 기다려온 것이 아닙니다. 별의 인도에 따라 동방의 세 현자가 찾아왔듯이, 모든 민족과 나라들도 제 나름대로 오랜 종교와 문화를 통해 구원자, 절대자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선택하신 한 민족의 역사 안에 구체적으로 들어오실 것입니다. 성조 아브라함의 믿음이 그 바탕에 깔려 있지만, 온전히 하느님의 자유이자, 인간에 대한 자비와 연민 그리고 사랑 때문에 세상에 오신 하느님을, 이제 곧 뵐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모님과 천사 가브리엘의 대화를 통해 우리는 인간의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흔히 자유라 하면, 남에게 구속이나 강요받지 않고, 무엇에 얽매이지 않다는 소극적인 의미와, ‘마음 내키는 대로 선택과 결단할 수 있는 적극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시대에 따라 다양한 논쟁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자유는, 악을 저질 수 있는 가능성까지 포함한 인간의 본질로 이해되었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자유라 하면, ‘하느님의 법에 따라, 선을 행하려는 마음에 아무런 방해가 없는 해방 상태를 진정한 자유로 이해해야 옳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이 누리는 행복을 찾기 위하여, 선을 행함에 있어 거침이 없는 것이 바로 참된 자유입니다. 이러한 인간의 자유의지가 창세기 초반에 아담과 하와의 원죄로 인해 얼룩졌습니다. 에덴에서 그들에게 주어진 모든 것보다, 금기된 과일에 대한 불필요한 호기심이 그들의 시야를 붙잡았던 것입니다. 이윽고 호기심은 교만이 되어, 헛된 존재의 달콤한 속삭임이 더해지자, 그릇된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부끄러움죽음이 주어집니다. 창세기 첫 인간이 모든 인류를 대표한다는 것을 여러분은 아실 겁니다. 이들이 범한 원죄는 또한, 인류가 저지른 온갖 종류의 폭력과 죄악의 근본 프레임이기도 합니다.

오늘 구약에서 다윗은 자신의 궁이 하느님의 계약 궤가 모셔진 천막보다 더 좋다는 사실을 두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예언자 나탄에게 이를 겸손하고 정직하게 고백합니다. 그러자 나탄 예언자는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마음 내키는 대로 할 것을 권합니다. 이러한 다윗의 고백을 하느님께서 들으시고, 그의 부끄러운 마음을 위대한 약속으로 채워주십니다. 우리의 자유는 이와 같아야 합니다. 나의 지금 상태가 하느님을 모시기에 부끄럽다면, 그분으로 채워주시길 빈 마음으로 간청해야 하겠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자유를 우리 육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하여 사용하지 말 것을 권했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모든 것이 허용되었다고 해도 모든 것이 유익하지 않다는 점을 코린토 신자들에게 전해주었습니다. 이제 저는, 우리 신앙인들의 자유를 성모님으로부터 배우자는 이야기를 드리고자 합니다. 대림 막바지에 무슨 자유에 대한 을 거창하게 늘어놓나 싶지만, 창세 이래 죽을 운명에 갇혀 있는 인간의 상태를 참된 자유로 이끌어주실 분이 바로 오늘 복음의 성모님과 우리가 기다리는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입니다.

성모님께서 오늘 복음에서 당신의 자유를 어떻게 사용하고 계신지 보십시오. 그분은 자신의 자유를 하느님의 의지를 받아들이는 데에 쓰셨습니다. 자칫 하느님께서 우리의 인생과 자유를 빼앗아, 뭐든 원하는 대로 해버릴 모진 분이신가 하는 의문이 들게 합니다만, ‘순종은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도 아니요, 우리의 존재감을 없애 버리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하느님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맨날 ‘- 해 달라는 청원기도보다, ‘당신의 뜻을 제 뜻 삼게 하소서라는 기도를 바쳐,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우리 자신을 봉헌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말씀은 우리 일상 가운데 커다란 이정표를 그려주고, 실천을 통해 내 안에서 말씀을 양육하는 큰 신비를 체험할 것입니다. 요즘 큰 그림을 보자는 이야기가 많이 들립니다. 순간에 집착하는 인간의 좁은 시야도 원죄의 상처가 아닐까 합니다. 길지 않은 인생이라 내 것 먼저 찾지 않고는, 이웃을 돌보지 못하겠다는 노파심 탓에 우리의 선한 행동이 방해받을지 몰라도, 하느님의 사랑과 주님의 부활을 믿는 이들은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롭다는 복음을 선포하러 이제 곧 주님께서 오십니다.

그동안 기쁜 마음으로 아기 예수님을 기다려온 형제자매 여러분, 성모님의 응답을 거울삼아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진리 안에 자유로운지 돌아보는 기회를 가지십시오. 가브리엘 천사의 발현이 아무리 생생하였다 해도 남자 없이 임신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무턱대고 그렇게 하소서. 저는 당신의 종입니다라는 응답이 대번에 나올 수는 없습니다. 성모님은,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하느님의 신비로운 손길을 항상 곰곰이 생각하고 되새겼기 때문에 가능한 응답을 하셨습니다. 우리의 자유의지마저 사실 하느님께서 부터 받은 선물임을 알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분 뜻을 우리 뜻으로 받아들이는 순종의 모범을 따라가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말씀이 우리 가운데 살고 있다는 신비로 성탄시기의 기쁨은 배가 될 것이고, ‘진리가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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