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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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강론  
제 목 :  대림 제1주일(나해, 2017.12.03) - 오 아브라함 신부 17-12-04 11:20:2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00   

함께 꾸는 꿈

 

교회는 대림 제1주일인 오늘부터 전례력으로 새해를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전례력으로는 오늘이 새해 첫날 곧 설날이지요. 대림 첫날인 오늘의 복음에는 네 번이나 깨어 있어라.”(33.34.35.37)는 말씀이 나옵니다. 이 말씀은 우리의 마음을 모든 것의 시작이며 마침이신 오시는 주님께 향하도록 재촉합니다. 이런 깨어 기다림의 상징이 바로 제대 옆에 밝혀진 대림초입니다.

 

대림초는 대림 첫 주에 가장 어두운 색인 보라색 초부터 켜기 시작해서 연보라색, 연분홍색, 흰색 초까지 점점 밝은 색의 초를 매주 하나씩 더 켬으로써 대림 마지막 주에는 모두 4개의 초를 밝힙니다. 이것은 4천년동안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이 기다려 온 메시아가 어두운 세상의 빛으로 오심이 이루어져 나감을 뜻합니다.

 

밝게 켜진 대림초를 보면서 작년 겨울부터 올 봄까지 연인원 약 1천만 여명이 모여 추위를 견디며 어둠을 빛으로 뜨겁게 밝혔던 촛불 집회가 생각났습니다. “혼자 꾸는 꿈은 단지 하나의 꿈일 뿐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A dream you dream alone is only a dream. A dream you dream together is reality)는 말처럼, 촛불 집회는 점점 더 많은 국민이 함께 꾼 꿈을 함께 이루었습니다.

 

그렇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최하위인 반면 자살률은 1위입니다.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가 제일 낮고, 연간 노동시간은 제일 깁니다. 안전한 삶은 꼴찌이고, 공공 사회복지 지출 비율도 최저이니 그야말로 헬조선이 아닐 수 없습니다.

 

흔히 염세주의 철학자로 불리는 쇼펜하우어(A. Schopenhauer, +1860)단테가 <신곡>에서 지옥은 그럴듯하게 그렸지만, 천국은 엉성하게 그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지옥은 지상에서 늘 봐왔지만 천국은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옥은 고통스런 현실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희망조차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희망만 있으면 지옥 고통도 이겨낼 수 있는 게 인간입니다.

 

촛불 집회 이후에도 세상은 쉽게 또 빨리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비정상과 반칙이 난무했던 이전의 세상과는 달리 원칙을 지키며 차별 없고 평등하며 고통과 기쁨을 함께 나누며 생명을 살리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무관심을 버리고 참여해야 합니다. 이렇게 촛불 집회가 지금부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 것처럼 대림시기는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성찰하고 쇄신하게 합니다.

 

교회력이 왜, 사회력이 왜 겨울에 한 해가 바뀌는지 아십니까? 시인 공광규는 <겨울에 한 해가 바뀌는 이유>란 시에서 사람들이 함부로 헌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을까 봐/ 염려가 되어서” “하느님이 겨울에 한 해를 바꾸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들이 좀 추워하면서 반성하면서 / 눈처럼 부드럽게 시련을 견디고 살얼음판도 좀 걸어 보라고/ 무엇보다 따뜻하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다른 사람의 난로가 되어 주는 사람인가를 시험하려는/ 하느님의 참으로 오래고 오랜 계획일 거야

 

하느님 아버지는 추울 때 모든 것이 얼어붙을 때, 가장 어두울 때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당신의 아들을 우리에게 보내십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당신의 아들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게 하셔서 우리와 함께 살게 하시는 것은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루시려는 당신의 오래고 오랜 꿈을 우리와 함께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잠재우거나 잠자는 사람의 꿈은 개꿈이거나 일장춘몽에 불과합니다. 박노해 시인은 <나누는 꿈>에서 꿈을 입으로 꾸면 꿈에 지나지 않지만/ 꿈을 몸으로 꾸면 반드시 현실이 된다/ 꿈을 반짝 꾸면 꿈에 지나지 않지만/ 꿈을 끝까지 꾸면 반드시 현실이 된다고 했습니다.

 

입이 아니라 몸으로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깨어 있는 사람이 됩시다. 지금 여기가 새 하늘 새 땅이 될 때까지하느님과 함께 일하도록 합시다. “우리 삶은 사람을 상대하기보다/ 하늘을 상대로 하는겁니다. “우리 일은 세상의 빛을 보기보다”(박노해, 참사람이 사는 법) 주님의 빛을 세상에 비추는 겁니다.

 

주님을 만나야 참 신앙인이 됩니다. 당신의 아들을 하늘에서 땅으로 보내시는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하며, 오시는 주님을 오늘부터 새롭게 깨어 기다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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