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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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강론  
제 목 :  사순 제3주일(가해,2017.03.19) - 박 비오 수련장 신부 17-03-29 19:44:3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701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연적으로 들어야하고 만나야하는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하늘 이야기와 땅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청개구리처럼 이야기를 반대로 알아듣곤 합니다. 누군가 하늘 이야기를 해주면 그것을 땅 이야기로 알아듣고 해석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하늘 이야기는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오직 땅에서 기적을 바랍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하늘 이야기를 해주려고 해도 돌밭에 뿌려지거나 가시덤불 속에 뿌려진 씨처럼 뿌리가 깊지 않아 금방 말라 시들어버립니다. 하늘 이야기보다 땅의 이야기에만 더 관심을 기울이고 복을 찾기 때문입니다. 이 땅에서 얻게 되는 행복을 그리면서 말입니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그들에게도 하늘 이야기를 소화하는 날이 오겠지요. 오늘 주일 복음에 나온 사마리아 여인이 예수님이 들려주는 하늘 이야기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것처럼 말이죠. 

우리는 방금 우물가에서 만난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의 아름다운 대화를 들었습니다. 길을 걷다 목이 마르고 지친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 여인에게 물을 달라고 청하면서 하늘 이야기를 꺼내려 합니다. ‘하늘의 물을 말씀하시고자 합니다. 그 물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영적인 샘물입니다. 하지만 사마리아 여인은 물을 청하는 예수님에게서 땅의 물로만 알아듣습니다. 그녀는 예수님을 만나기 전까지 평소에 마시는 땅의 물의 존재와 자신의 불안정하고 현실적인 처지라고 할 수 있는 땅 이야기에만 관심을 두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예수님이 청한 물의 의미를 알아듣지 못한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과의 대화가 전개되면서 하늘의 물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이제는 다른 이들과 함께 그 물을 마시고자 청합니다. 지금까지 땅의 이야기만을 채워왔던 그녀에게 하늘 이야기로 자신의 목마르고 메말랐던 부분을 채울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사실 모든 사람이 염원하고 욕심내는 것은 땅의 이야기, 땅의 물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노력으로 그것을 얻고, 우리의 뜻을 이루며 살아갑니다. 그 안에는 기쁨과 희망, 행복이 있습니다. 다만 땅의 이야기 곧 세상에서 오기 마련인 걱정과 어두움이 가슴을 답답하게 합니다. 부모와 자녀, 정치성향, 경제적 이유, 학업, 취업, 사업, 재물, 뚜렷하지 않는 미래 일 등 현실에 대한 불확실성이 마음을 어둡게 합니다. 반면에 땅의 이야기보다 하늘 이야기에 관한 내용은 주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기에 영적성장을 동반하고 충만함을 느끼게 합니다.

그 한 예로 그레고리오 대종이 쓴 베네딕도 전기에서 스콜라스티카 성녀와 친오빠인 베네딕도 성인과의 현세에서의 마지막 영적 대화입니다. 두 사람은 일 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만나 하느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느 날 성녀는 오빠와의 만남이 마지막 만남이라는 것을 인지하여 밤이 깊어지자 수도원으로 돌아간다는 오빠의 말에 밤새 영적 이야기의 꽃이 필 수 있도록 오빠가 그날만큼만은 가지 못하게 기도로써 주님께 청하였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천둥과 비바람이 내려 결국 다음날 날이 밝을 때까지 천상 삶의 기쁨을 나누었다는 두 사람의 일화는 유명합니다. 그만큼 주님의 입장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하는 이를 보면 기뻐하시고 당신의 이야기가 지속될 수 있도록 시간까지 허락해주십니다. 더욱이 하늘 이야기를 하면 땅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답답한 마음이 덜해옵니다. 오히려 하늘의 물이 샘솟는 것처럼 마음이 충만해지고 기쁨이 생겨나 하느님께 대한 찬미와 감사로 이어집니다. 반대로 세상 돌아가는 것에 관심이 큰 사람에게 이런 이야기를 끄집어내면 그 이야기가 지루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사마리아 여인이 필요했던 하늘 이야기, 곧 하늘의 물은 우리에게도 필요합니다. 하늘의 물이라 하면

주님을 더욱 알고자, 더 깊이 체험하고자 하는 지혜의 물, 메마른 가슴을 촉촉이 적셔주는 물, 삶의 활력과 기쁨을 불어넣어주는 물, 그리고 영적 기운을 불어넣어주는 물입니다. 그 물은 주님만이 주실 수 있는 물이며, 그분이 사마리아 여인에게 그 물을 주셨듯이 우리에게도 주고자 하십니다. 아울러 영적인 목마름에 갈증을 느낀 사람이나 하느님을 애타게 그리워하는 사람은 하느님, 내 하느님 제 영혼이 당신을 목말라하나이다.

물기없이 마르고 메마른 땅, 이 몸은 당신이 그립나이다.” 라는 시편을 자연스럽게 읊게 되니 주님은 하늘의 물을 청하는 이의 목을 축여주실 것입니다. 그러니 사순시기 중반을 보내면서 우리가 그 물을 청하여 땅의 이야기에서 주님에 관한 신앙 이야기가 담긴 하늘 이야기로 더 채워나가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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