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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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강론  
제 목 :  연중30주일(가해): 박 블라시오 신부 07-10-14 00:01:3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804   
연중 제 30주일 강론-본원 2002-10-28
1독서: 출애굽기 22,20-26 ; 2독서: 1데살 1.5-10;
복음: 마태오 22,34-40


‘들어라 이스라엘아, 우리 하느님이신 주님은 오직 한 분뿐이시다. 온 마음으로, 온 영혼으로, 온 정신으로, 온 힘으로 네 하느님이신 주님을 사랑하여라’.(신명기 6장 5절)

이것은 경건한 유다인들이 날마다 암송하는 신명기의 말씀입니다. 우리 수도자들은 토요일 끝기도 때마다 이 구절을 들으며, 새로운 한 주간에 대한 다짐을 해 봅니다. ‘온 마음과 온 영혼과 온 정신과 온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이 구절은 성서의 다른 어떤 구절보다도 더 하느님 사랑에 대해 일깨워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율법교사 한 사람이 “율법서에서 어느 계명이 가장 큰 계명입니까?” 하고 예수님에게 질문을 합니다. 이러한 질문을 하는 율법교사에게 예수님은 “온 마음으로, 온 영혼으로, 온 정신으로 네 하느님이신 주님을 사랑하라”는 위의 말씀을 해 주십니다. 덧붙여 “네 이웃을 네 자신처럼 사랑하라”는 말씀도 해 주십니다. 그리고, “모든 율법과 예언자들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습니다.”하고 말씀하십니다.

구약성서의 관점에서는 하느님에 대한 ‘신앙 고백과 사랑’은 ‘계명 준수’를 통해서만 드러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 당시의 율법 교사들은 율법을 ‘완벽하게 지키는 것’이 구원을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율법교사들은 자신의 해박함을 자랑이나 하듯이 인간 삶의 모든 가능성에 대해, 마치 식당의 식단처럼 조목 조목 율법 조항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사람들은 늘어나는 율법 조항을 보며 한숨질을 해야 했고, 정작 중요한 하느님은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웃 사랑을 하느님 사랑과 나란히 둠으로써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수직적인 차원에서 수평적인 차원으로 확대시킵니다. 더 이상 신앙은 수직적인 차원에서 하느님과의 관계만을 강조하는 환상적인 신비생활이 아니라, 반드시 이웃 사랑을 동반해야 하고, 또 이웃 사랑으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별적인 계명을 준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를 통하여 이웃 사랑을 끊임없이 실천함으로써 비로소 율법은 성취되는 것입니다.

오늘 1독서에는 구체적인 이웃 사랑의 예들이 열거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으로부터 대략 3000년 정도 전의 예들이지만, 우리에게 이웃 사랑의 정신에 대해 잘 생각하게 해 줍니다. ‘너희에게 몸붙여 사는 사람들을 구박하거나 학대하지 마라. 너희도 이집트땅에서 몸붙여 살지 않았느냐?// 과부와 고아를 괴롭히지 마라. 만일 네가 죽으면 너의 아내는 과부가 되고, 너희 아들은 고아가 된다.//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게 돈을 꾸어주게 되면, 채권자 행세를 하거나 이자를 받지 마라. // 그리고 겉옷을 담보로 잡거든 해가 지기 전에 되돌려 주어라. 덮을 것이 겉옷 밖에 없는데, 무엇을 덮고 잠을 자겠느냐?’


우리는 살아가며 이웃이나, 형제들에게 어떻게 해 주는 것이 이러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만일 이웃이나 형제가 잘못하면 타일러 주어야 하고, 이웃이 도움을 청하면 청하는 손길을 뿌리치지 말아야 합니다. 만일 이웃이나 형제가 잘못을 하면 용서해 주고, 믿음이 약해지거나 고통을 받고 있을 때 믿음을 북돋아 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이웃이나 형제들에게 우리가 해야 할 ‘도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의 전문가가 되어 이웃이나 형제들을 우리의 몸과 같이 사랑하게 될 때, 우리는 예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그 계명들을 충실히 지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공동체는 ‘하느님께 경배와 찬미를 함께 바치는 전례 공동체’일 뿐만 아니라, 형제적 사랑으로 우리의 삶을 나누는 ‘친교의 공동체’이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어 주도록 합시다”, “다른 사람의 처분에 나 자신을 맡기는 사람이 되어 봅시다.” 내 생각이 100% 맞다고 생각할 때, 혹시 내 생각이 80% 정도만 맞는 것이 아닐까 양보해 봅시다. 우리가 형제들과 이웃에게 베풀어야 하는 사랑은, 우리가 하느님께 돌려 드려야 하는 사랑만큼이나 소중한 것입니다. 하느님 사랑은 이웃 사랑을 통해 표현되며, 이웃 사랑은 하느님 사랑을 통해 가능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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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인의 시로, 강론을 마무리 하려 합니다.

‘세상을 사랑하면 세상이 보인답니다.
별을 사랑하면 별이 보이고 사람을 사랑하면 사람이 보입니다.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면 가난이 보이고 슬픈 사람들을 사랑하면 슬픔이 보입니다.
괴로운 사람들을 사랑하면 괴로움이 보이고
외로운 사람들을 사랑하면 외로움이 보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면 하느님이 보입니다.’

-- 우리 서로 사랑하며 살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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