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HOME > 자료실 > 오늘의 강론  

  오늘의 강론  
제 목 :  연중3주일(가해)-그리스도 안에서의 일치: 허 로무알도 신부 07-10-13 23:30:1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785   
연중 제 3주일(가해) 강론(2002. 1. 26)

"그리스도 안에서의 일치"

제 1독서: 이사 8,23-9,3
제 2독서: 1고린1,10-13.17
복 음: 마태 4,12-23

1. "회개하시오. 하늘 나라가 다가왔습니다"(마태 4,17)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회개를 촉구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하늘 나라가 다가왔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의 이 선포는 그야말로 하나의 희망이자 기쁜 소식, 곧 복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면 왜 기쁨이요 희망인가? 하늘 나라의 도래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오늘 제1독서는 이에 대한 실마리를 던져줍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어둠 속에 있는 이들에게 희망을 가져다 줄 새 시대를 선포하고 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어둠 속을 헤매는 백성이 큰 빛을 볼 것입니다. 캄캄한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비쳐 올 것입니다"(이사 9,1-2).

여기서 말하는 큰 빛, 그것은 바로 메시아를 뜻합니다. 소외되고 고통 중에 있는 모든 이들을 온갖 속박에서 해방시켜줄 메시아입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그 메시아의 도래를 통한 해방을 예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의 예언이 이제 예수님과 더불어 성취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자가 예언했던 큰 빛, 곧 메시아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늘나라의 도래는 바로 우리를 얽어매고 있는 모든 억압의 사슬로부터 자유로워짐을 뜻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이 선포는 기쁨과 희망의 소식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 전제되는 것이 있습니다. 곧 회개입니다. 회개하지 않고 새 시대를 맞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회개란 무엇입니까? 우리가 죄악 악습으로 인해 멀어졌던 하느님께 다시 돌아가는 것입니다. 하느님과 이웃에게는 인색한 채, 나만 생각하고, 내 배만 채우려는 이기심과 온갖 그릇된 욕심으로 가득한 생활을 청산하는 것입니다. 그 때 비로소 '하늘나라가 다가왔다'는 예수님의 이 선포가 우리에게 참으로 기쁜 소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역시 회개를 촉구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회개의 삶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하느님을 우리 삶의 중심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2. " 내 뒤를 따르시오. 사람 낚는 어부로 삼겠습니다"(마태 4,19).

예수님께서는 회개를 촉구하신 다음 곧이어 사람들을 부르십니다. 당신을 따르라고 하시면서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고 하십니다. 사람 낚는 어부가 무엇입니까? 사람을 고기처럼 낚싯대로 낚는다는 말입니까? 이는 다른 사람들, 아직 복음을 전해듣지 못한 사람들, 아직도 죄의 어두움 속에서 살며 하느님을 등져 있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여 그들을 하느님께 돌아오도록 한다는 말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바로 복음선포자가 되게 하겠다는 말씀으로 알아들어야 하겠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즉 기쁜 소식을 전해 받은 사람들은 그 소식을 혼자만 간직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할 사명이 있다는 것입니다. 좋은 것은 나눌 때 더 풍요로워지고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복음도 전해질 때 더욱 그 빛을 드러내게 됩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에 베드로와 안드레아, 야고보와 요한 등이 배와 그물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갑니다. 회개의 삶은 일차적으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리스도를 따른 다는 것은 그분이 사셨던 것처럼 살면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삶을 뜻합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참된 삶의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사셨던 것처럼 살면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하느님께 이끌 수 있습니다.


3. "합심하여 갈라짐이 없도록 하시오. 같은 정신과 같은 생각으로 일치하도록 하시오"(1고린 1,10)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분열되어 있던 고린토 교회에 일치를 촉구하며참된 복음선포가 어떤 것인지 이야기합니다. 고린토인들은 복음을 전해 받았고 또 그것을 이웃에게 전하여 함께 기쁨을 나누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보여준 것은 바오로파다 베드로파다 하며 싸우는 분열된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분열된 모습은 복음 정신을 역행하는 것이며, 또한 참된 복음선포를 불가능하게 합니다. 우리는 모두 그리스도 안에 하나입니다.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신앙공동체를 형성하게 된 것입니다. 이 공동체 안에서 분열과 다툼은 복음의 빛을 가리우는 것입니다.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인간의 말재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먼저 복음의 가르침을 사는 것입니다. 즉 진실되고 경건한 삶, 서로를 사랑하고 그리스도 안에 일치된 삶을 사는 것입니다. 우리의 이런 모범적인 삶을 통해 복음은 저절로 선포되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리스도께서 복음을 전하라고 나를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또한 언변의 지혜로 하라는 것은 아니었으니,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1고린 17).

복음을 전하되 단순히 인간의 말재주로 전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가장 일차적이고 중요한 복음선포는 우리의 사랑의 생활, 일치된 삶인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몸의 지체들입니다. 만일 지체들이 따로 따로 떨어질 때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고 몸 역시 온전하지 못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불목과 미움으로 갈라져 있을 때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헛될 것입니다. 사랑 안에 일치된 우리 가정, 우리 교회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하느님의 사랑을 보고 하느님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 일치의 끈은 누구입니까? 바로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그 때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하느님을 믿게 될 것입니다. 우리 역시 일치를 통해 더 풍요로워지고 완전해 질 것입니다. 공동체의 일치와 사랑 이 자체가 바로 복음선포임을 기억하도록 해야겠습니다.
추천하신 회원님 : 0 명

♡한마디의 아름다운 댓글이  님과 우리 모두의 마음을 풍요롭게 합니다♡ 조회 : 27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