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 정원의 이 장미는 서리를 맞고서도
기품있는 자태와 향기를 품어내며 마치 성녀처럼 피어있군요.

오늘도 영원한 생수를 찾는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시작기도와 함께 반추기도의 항구성에 대해 말문을 여셨습니다.
하느님을 찾는 일은 무엇보다 집요함과 항구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반추기도와 화두에 대해 비교 설명하는 과정에서,
원래 선불교에서 사용하는 화두 혹은 공안은 대개 1700여 개가 있다고 합니다.

불교계의 큰스님이신 성철스님과 속가의 인연으로 맺은 딸인 불필스님의 일화를 예로 들면서 육친의 아버지인 성철스님의 죽음 앞에서도 한치 허트러짐없이 화두에 충실하였던 수행자로서의 자세를 높이 사셨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 역시 성경독서 중에 선택한 하나의 성경 구절은 신․망․애 안에서 반추기도를 통해서 끊임없이 되뇌이며, 매 순간 그것을 놓치지 않고 온 힘을 다해서 풀어야 한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이성, 추리로는 결코 성경 말씀의 근원적인 메시지에 도달할 수 없으며, 반추기도 중에는 추론적이거나 논리적인 기능을 잠시 멈추고 그냥 그 말씀의 현존에 머무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신․망․애 안에서 이러한 수행을 오래하다 보면 어느 듯 말씀과 하나 됨이 가능하게 되는데 이것은 마치 ‘말씀의 체화’(體化)와도 같다고 합니다.
체화란 자신의 몸의 일부가 되도록 하는 현상을 말하지요.

반추기도 중에 특히 분심, 잡념을 일으키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권고하였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너무 많은 것을 듣고,
너무 많은 것을 먹으며,
그리고 너무 많은 것들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기도 때 이러한 모든 것들이 우리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고 하며,
많은 영성가들은 우리의 영성 생활에서 “너무” 보다는 “적당히”를 한결같이 권고합니다. 
짧은 나눔시간에 많은 분들이 2개월의 후반기 프로그램이 너무 빨리 끝난 것 같다며 아쉬움의 탄식을 연발하셨습니다.
이제 겨우 성경독서가 무엇인지, 반추기도의 맛이 무엇인지 알듯 말듯한데 말입니다 하시며...

그 아쉬운 마음 고이 간직하시어 “너무”도 말고 “적당히”, 그리고 집요하게 수행을 해 나가시기를 기도 드리며 삶의 보금자리로 발걸음을 총총 옮겼습니다.

<본문 내용 중 대부분은 허 성준 著 ‘수도 전통에 따른 렉시오 디비나'에서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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