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결함의 특징은 무엇보다 “오직 너만이!”라는 것이지요.

하느님 앞에서 어느 신을 찾아 가겠습니까?

아...그럼에도 우리는 무수한 재물과 명예, 권력의 신을 얼마나 찾아 헤매고 있는지요?

또 얼마나 많은 근심 걱정과 불평으로 가득차 있는지...

이 모든 요소들이 하느님께로 나아가고자하는 우리의 마음을 얼마나 흐리게 하는지

오늘 puritas cordis를 들으면서 다시 한번 “순결한 마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시간이 지나 갈수록 확연히 느끼는 것이 있었습니다.

수강자들의 자세에서 뭔가 고요해지고 더욱 진지해졌다는 것입니다.

강의실을 드나드는 발걸음에서...

각 조별모임에서 각자의 나눔을 듣는 모습에서...

문득 깊은 사색에 잠겨있는 듯한 순간들이 보였습니다.

오늘도 각 지역의 봉사자들이 오셔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자잘한 심부름을 부지런히 하고 계셨지요.

조별 모임을 하면서 이제 뭔가는 달라졌는데 콕 집어 말할 수는 없고

그러기에 답답하기만한 지금의 처지에 대해 어려움을 스물스물 꺼집어 내었습니다.

그 중 4조팀은 성독장학생(?)인 베네딕도군이 제일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어머니의 은근한 압력이 한 몫하고 있긴 하지만...ㅎㅎㅎ

오늘은 귀고 2세의 독서 개념에 대한 것과 함께 렉시오 디비나(귀고)의 네 단계를 요약해서 나누어 주셨습니다.

 ‘...귀고는 독서란 자신의 온 힘을 집중하여 성경을 주의 깊게 연구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둘째로 독서란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읽고 듣는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셋째로 귀고는 독서를 주의 깊게 연구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 점은 초기 이집트 수도자들이 온 마음으로 성경을 읽고 암기했던 수행과는 약간 거리가 있다.

그들은 렉시오 디비나를 통해 성경의 말씀을 고찰하고 연구하기보다는 오히려 마음 깊이 그 말씀을 받아들이고자 하였다. 혹시나 인간의 이지적 혹은 지성적인 측면이 너무 강조되어 지나치게 성경을 지적으로 접근하여 성경을 연구하고 관찰하고, 그리고 조사하는 측면으로 떨어질 경우 우리는 말씀 안에 현존하시는 참된 살아 계신 주님을 간과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독서학에서는 심독(心讀)과 색독(色讀)을 구분한다. 전자는 눈으로 읽고 마음으로 읽는 것인 반면에, 후자는 온몸으로 읽는 것으로써, 책의 가르침을 온몸으로 올바르게 읽고, 또한 온몸으로 그 가르침을 실천하고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허 성준 著 ‘수도 전통에 따른 렉시오 디비나'에서 인용하였습니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양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목자이신

별*신부님의 눈길이었습니다.

어떻게 구분하시고  “inspectio" 하셨는지 모르겠지만...

"다른 피정자들과 확연히 달라요.

성무일도하는 모습과 자세에서도 그것이 드러나요."

언제나 뒤쪽 어딘가에 앉아 계신 것같았는데...

한 사람 한 사람 양들의 모습을 대견스러이 지켜 보시고

흐뭇해 하셨을 참된 목자의 모습!

행복하여라!

그 날개아래 집어주는 빵을 받아먹고 있는 양들은 복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