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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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10-11 00:13
성 베네딕도와 성독(3)
 글쓴이 : 허 가브리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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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도 규칙서(RB) 48장에서는 10월 1일과 사순절을 기점으로 3시기로 구분하면서 여름철 동안에는(부활절부터 10월 1일까지) 제1시부터 제4시까지 수도자들이 노동을 하도록 제시하고 있으며, 그리고 하루 중 가장 좋은 시간일 수 있는 제4시부터 제6시((※ 현대의 시간 개념으로 대략 오전 10시-12시를 가리킴)까지 수도자들이 각자 홀로 Lectio Divina 수행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RB 48,4). 반면에 RM(스승의 규칙서)에서는 수도자들이 개인으로 행하는 개인 독서가 아니라 공동으로 행하는 공동독서를 육체노동 후인 제9시부터 저녁기도까지 행하라고 권고하고 있다(RM 50,62). 또한 베네딕도는 겨울철(10월 1일부터 사순절 시작까지)에는 Lectio Divina를 아침과 저녁에 배정해 놓은 반면에, 수도자의 노동은 제3시부터 제9시까지 배정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때는 낮 시간이 짧고 밤 시간이 길기 때문이었다(RB 48,10-11). 그러므로 수도자들은 이 시기에 제2시 끝까지 독서에 전념해야 했고, 그리고 제9시경과 연이은 식사 후에 그들은 저녁기도 때까지 또한 독서를 해야 했다. 이러한 독서는 RM에서 제시하고 있는 공동으로 하는 독서가 아니라 개인독서였다. 베네딕도는 겨울철에는 오침에 대해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데, 이것은 아마도 이 시기에 밤이 길기 때문에 잠이 충분하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한편 RM은 제1시부터 제3시까지 서로 떨어진 장소에서 십인장들과 함께 한 형제가 독서를 하고 다른 형제들은 그것을 듣는 공동 독서의 수행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RM 50,10). 제6시경 후에, 수도자들은 그들의 작업장으로 되돌아가서 제9시까지 침묵 중에 노동을 하게 되는데, 이때도 한 수도자가 책을 소리 내어 읽고 다른 형제들은 듣는 공동 독서의 수행을 언급하고 있다(RM 50,27-30). 여기에서 보듯이 스승은 일과 독서를 동시에 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베네딕도는 규칙서에서 그의 수도자들에게 일하는 중에 이러한 독서의 수행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그는 인간의 신체적 측면들이 스승이 제시하는 그러한 방법을 따라한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음을 경험을 통해서 매우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므로 베네딕도는 독서와 일을 서로 다른 시간에 배정하고 있다. 바로 이 점이 RM과 RB의 크나큰 차이점들 중의 하나이다.
RB에 따르면, 수도자들은 특별히 사순절 기간동안 기도, 마음의 통회, 자기부정, 그리고 독서에 전념해야 했다(RB 49,4). 형제들은 사순절 동안에 읽게 될 책(Codex)을 사순절을 시작하는 시점에 각자 받아야 했다(RB 48,15-16). 그들은 사순절동안 아침부터 제3시까지 독서를 하였다. 여기서 독서한다는 것은 오늘날과 같이 단순히 눈과 머리로 본문을 빨리 읽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 작게 본문을 소리내어 읽고 그것을 귀를 기울여 귀로 듣는 수행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점에서 RM은 사순절 동안 독서의 시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아무튼 RB에서 이러한 수행은 공동으로 독서를 수행했던 RM과 다른 개인독서를 의미했다.
그리고 RB에 따르면, 일요일에 모든 수도자들은 독서를 위한 자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이것은 수도자들에게 다른 주간들에 부과했던 독서 시간과 같은 의무사항이 아니라 하나의 권고 사항이며 선택사항이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그 당시 베네딕도 수도자들이 일요일 날 어느 정도의 시간을 독서에 봉헌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각 개인의 신심의 정도에 따라 다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일요일 날에 대개의 경우 노동은 없었지만, 그러나 수도원을 위해 여러 가지 직무를 맡은 형제들은 예외적으로 노동을 해야만 했다(RB 48,22). 예를 들면, 주방이나 손님의 집이나 혹은 병실 등등은 예외였다. 한편 RM에 따르면, 형제들은 일요일 날에 미사 전에는 아무것도 해서는 안 되었다. 즉 독서나 노동 모두를 자제해야만 했다(RM 75,3-4). 그러나 미사 후에는 자기 침대에 가서 휴식을 취하던지 혹은 개인적으로 독서를 하든지 전적으로 자유에 맡기었다(RM 75,5-6). 이 경우에 우리는 그들이 얼마나 긴 시간을 독서에 할애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우리가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비록 RM과 RB가 서로 다른 방법으로 독서를 제시하고 있지만, 그들 모두는 하루에 최소한 3-4시간을 독서를 위해 고정된 시간의 필요성을 인식하였고 그러한 필요성 때문에 시간표에 독서를 위한 시간을 배려하고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