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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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10-03 23:22
9. 성 유스띠노(Justinus)
 글쓴이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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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생애

유스띠노는 2세기 호교론자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신학자이다. 그의 생애에 대해 자세히 알수는 없지만, {트리폰과의 대화}에 묘사되어 있는 자신의 입교과정과 그에 관한 순교록을 통해 어느 정도의 골격을 잡을 수 있다. 그는 100에서 110년 사이에 팔레스티나의 플라비아 네오폴리스(지금의 나브루스)에서 이교가정의 부모로부터 태어났으며, 진리를 찾아나서는 구도자의 자세로 꾸준히 탐구하는 학구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스토아 철학, 아리스토텔레스 학파, 피타고라스 학파 그리고 플라톤 사상에 연이어 몰두해 보았지만 끝내 만족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어느날 유스띠노는 체사리아의 바닷가에서 한 노인을 만나 인간의 모든 사상, 플라톤 사상에도 그 한계와 부족함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리스도를 세상의 구세주로 믿는 그리스도교에 귀의하게 되었다.

그는 당시의 심정을 이렇게 토로한다. {그분은 이 모든 것과, 여기에서 다 이야기할 수 없는 다른 것들도 들려주고 나서는 나에게 이것들에 대해 숙고해 보라고 권하면서 떠나갔다. 그후 나는 그분을 더이상 뵙지 못했다. 그런데 내 영혼안에 갑자기 섬광이 일어났고, 나는 예언자들 그리고 그리스도의 친구들에 대해 사랑을 느끼게 되었다. 나는 그분의 말씀을 마음속으로 곰곰히 되새기면서 이 철학이야말로 참되고 유익한 유일한 철학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이 내가 철학자가 된 과정과 이유이다. 나는 모든 이가 나와 같은 체험을 하여 구세주의 가르침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말기를 바란다}(트리폰과의 대화 8). 여기서 말하는 {철학}(philosophia)이란 {진리를 사랑하는 것}을 뜻한다.

그가 그리스도교에 심취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순교자들의 영웅적인 태도에 감동했기 때문이다. {플라톤 학파의 제자였을때 나 자신이 그리스도인들을 비난했었는데,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죽음에 직면하여서도 용감한 그들을 보면서, 나는 그들이 악이나 탐욕가운데 살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제 2호교론 12). 그는 이제 구도자로서가 아니라 진리의 설파자, 신앙의 설교가로 길을 바꾸어 한 평생을 하느님께 봉헌하게 된다. 그는 평신도였으나 스승이며 복음의 사도가 된 것이다. 유스띠노가 그리스도교에 입문한 것은 130년 경이다.

그는 132년과 135년 사이에 에페소에서 유다인 트리폰과 종교에 관한 토론을 가졌으며, 이것을 토대로 155년에 {트리폰과의 대화}를 저술하였다. 그후 생애의 절반을 로마에 머물렀으며, 로마의 자기 집에서 교리를 가르치는 학교(schola)를 세웠다. 그의 제자들 중에는 후에 호교론자가 된 타찌아노가 있었다. 유스띠노는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박해에 항의하는 2편의 {호교론}을 썼으나, 165년에 로마의 율리우스 루스티꾸스 집정관에 고발되어 다른 6명의 동료와 함께 참수형으로 순교하였다. 로마교회는 그의 축일을 6월 1일에 지낸다.


9.2. 저서
9.2.1. 두편의 호교론

유스띠노가 쓴 두 편의 {호교론}은 그의 대표적인 저서임과 동시에 2세기의 호교론자들의 저서 중에 가장 뛰어난 저서이다. {제 1호교론}은 {원로원과 로마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부당하게 미움을 받고 박해당하는 모든 계층의 사람들중에 한 사람인 프리스쿠스의 아들인 유스띠노는 이들 모두를 위하여 안토니우스 피우스 황제께와, 철학자이며 가장 훌륭한 그의 아들 (말쿠스 아우렐리우스)께 우리의 요구와 주장을 이렇게 전하는 바입니다}는 말로 시작된다. 68장으로 되어있는 방대한 {제 1호교론}은 안토니우스 황제(138 - 161년 통치)에게 직접 쓴 것이며, 제 46장에 {그리스도께서는 150년 전에 귀리노 총독 치하에 있을 때에 태어나셨습니다}라는 말로 미루어 보아 152년경에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

{제 1호교론}은 3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제 1부(1 - 20장)에서는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근거없는 미움과 편견을 버리고 사실을 잘 조사하여 그들이 당하고 있는 억울함을 없애줄 것을 황제에게 간청하고 있다. 그는 허위증언에 근거하여 재판하는 공권력의 남용과 부당성을 비판하면서, 무죄한 사람들이 왜 억울하게 고통과 박해를 받아야 하는지, 그 부당한 처사의 합법적인 근거가 무엇인지 항변하고 있다.

제 2부(21-60장)에서는, 그리스도교와 이교사상을 비교하면서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의 우월성을 역설한다. 이교 설화에는 유치하고 저질적이며 부도덕한 점이 많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이에 반해 그리스도교에는 구약의 예언자들이 그리스도의 신성을 증명하고 있다는 점과 교리의 합리성을 설파하면서 이교인들도 이 참된 진리의 교회로 귀의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제 3부(61-68장)에서는 그리스도교의 윤리적 가르침과 종교예식의 우월성을 강조한다. 그리스도인들을 부도덕하다고 무고(誣告)하고 박해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며, 또 그렇게 박해하는 자에게 하느님의 엄한 심판이 있으리라고 경고한다.

유스띠노는 마지막 장에서,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이미 125년에 아시아의 총독 미누치우스 푼다누스에게 보낸 명령서를 인용함으로써, 당시의 황제 안토니우스에게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박해의 부당성을 항의하고 있다. 하드리아누스의 명령서는 다음의 4개 항목으로 되어 있다. 첫째 그리스도인들도 법정에서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재판을 받아야 한다. 둘째, 로마법을 명백히 어겼다는 것이 입증되지 않는 한 처벌할 수 없다. 셋째, 형량은 죄과의 경중에 따라 정해져야 한다. 넷째, 허위증언은 엄하게 처벌할 것이다.

그리고 15장으로 되어 있는 {제 2호교론}은 161년 경에 로마의 집정관 율리우스 루스띠쿠스로부터 부당하게 박해받아 순교당한 3명의 처형문제를 항의하기 위해 쓰여진 것이며, {제 1호교론}의 후편 또는 보완편이라 할 수 있다.


9.2.2. 트리폰과의 대화

유스띠노의 2편의 호교론이 이교인들을 대상으로 쓴 호교론적 저서라한다면, [트리폰과의 대화]는 교회 역사상 최초로 유대인들을 향해 쓴 호교론적 저서이다. 이 저서는,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132년과 135년 사이에 에페소에서 실제로 있었던 유대교 랍비 트리폰과의 대화를 토대로 155년에 편집된 글이다. 142장으로 되어 있는 방대한 이 저서를 크게 3부분으로 나눌수 있는데, 도입부분(2 - 8)에서 유스띠노는 자신이 받은 교육과 그리스도교로 입문하게된 경위를 고백하고 있다.

제 1부(9 - 47장)에서는 구약성서에 대한 그리스도교의 관점을 설명하는데, 구약의 율법은 한시적인 권위를 가질 뿐이지만 신약의 가르침은 전인류를 위한 새롭고 영원한 법이라고 강조한다. 제 2부(48 - 108장)에서는, 그리스도교가 그리스도를 하느님으로 흠숭하는 이유와 정당성을 설명한다. 제 3부(109 - 142장)에서는, 그리스도를 믿고 그분의 계명을 따르는 민족들이 새로운 이스라엘,하느님의 참다운 선민이 된다고 설파한다. 이 저서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는 신약이야 말로 구약의 완성이며 따라서 구약보다 우월하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구약만을 믿는 유대인들에게 그리스도교로 개종할 것을 권하는데에 그 목적이 있다.


9.3. 신학사상
9.3.1. [로고스](말씀)이신 그리스도

유스띠노는 하느님의 초월성을 강조하면서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중재자인 [로고스]에 관한 신학을 전개한다. 로고스는 요한복음 1장에 나오는 하느님의 [말씀]이신 성자 그리스도이다. 이 로고스는 하느님이 만물을 창조하실 때에 함께 역사하셨으며, 구약의 성조들과 예언자들에게 나타나셔서 계시하셨고, 인간으로 강생하셔서 만민을 구원하셨으며, 세상 마지막 날에 심판하러 오실 분이다. 따라서 로고스는 창조, 구원, 종말에 이르기까지 전 구세사에 역사하신다.

유스띠노는 이 로고스 그리스도론의 근거로 요한 묵시록 1,8에 나오는, {그분은 지금 계시고 전에도 계셨고 장차 오실 분}이라는 말씀을 제시한다. 희랍의 옛 철학자들은 그들보다 훨씬 앞서 살았던 모세의 율법에서 영향을 받았는데, 모세는 바로 로고스로부터 계시를 받았다는 것이다. 유스띠노는 [계시하시는 로고스]와 [계시를 받는 인간]과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로고스를 계시의 [씨앗을 주는 로고스](Logos spermatichos)라 하고, 인간이 받은 계시를 [로고스의 씨앗](spermata tou Logu)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계시 자체이신 로고스께서 친히 강생하신 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그분으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받은 신약의 그리스도교는 완전한 진리의 계시를 받은 것이다.

따라서 계시의 강도에 있어서 그리스도교는, 부분적으로 받은 구약의 유대교, 그리고 그 유대교로부터 영향을 받은 희랍의 철학자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완전한 계시와 진리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도교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이 [로고스 그리스도론]은 후기 교부들의 그리스도론 신학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9.3.2. 마리아론

{주께서 동정녀를 통해 사람이 되셨는데, 뱀에서 연유된 불순종으로부터 시작된 길과 같은 길로 오셨다. 하와가 타락하기 전에는 처녀였지만 뱀의 말을 잉태함으로써 불순종과 죽음을 낳았다. 그러나 동정녀 마리아는 천사 가브리엘이 기쁜 소식을 전하였을 때 믿음과 기쁨을 잉태하셨다.즉 [주님의 영이 당신 위에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능력이 당신을 감싸주실 것이다.]라는 기쁜 소식을 들었을 때였다.

마리아는 [당신의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라고 대답하심으로써 성서가 말하는 분께서 마리아로부터 태어나셨으며, 하느님은 그분을 통해 그 뱀을 파멸시키셨다}(트리폰과의 대화100).사도 바오로는 로마 5,13-21에서, 아담의 불순종으로 인한 범죄와 인간에게 내려진 죽음을 제2의 아담인 그리스도께서 하느님께 순종하심으로써 인류를 구원하시고, 새로운 생명을 주셨다는 신학을 발전시켰듯이, 유스띠노는 하와와 마리아를 같은 구도안에 도입시켜 구세사 안에서의 마리아의 역할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교회 역사안에 나타난 최초의 마리아론이라 할 수 있으며, 후에 성 이레네오는 같은 맥락에서 이 마리아론을 더욱 발전시켰다.

9.3.3. 성체성사

성체성사에 관한 언급이[제1호교론]65-67장에 두 번 나온다. 하나는 세례성사를 받은 신 영세자들을 위한 성찬전례인데(65-66),순서는 이러하다. 신도들은 새로운 형제가 된 신(新) 영세자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서로 평화의 인사를 나눈 다음, 본격적으로 성찬전례에 들어간다. 부제가 빵과 포도주를 준비한 다음,사제는 이 제물 위에 성삼위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는 장엄한 기도를 바치면 회중이 {아멘,아멘}하고 응답하며 이어서 영성체를 하게 된다. 성찬전례에는 세례를 받은 신자만 참여할 수 있으며, 축성된 빵과 포도주는 주님의 몸과 피가 된다고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

이어서 제67장에는 매 주일에 바치는 성찬전례가 묘사되어 있는데 순서는 이러하다. 도시에 사는 신자나 시골에 사는 신자나 모두 함께 모여 먼저 독서를 들은 다음 사제의 강론을 듣고, 모두 일어나 기도(오늘의 신자들의 기도에 상응함)을 바친다. 그 다음 빵과 도도주와 물의 제물을 준비한 다음의 순서는 신영세자들을 위한 성찬전례와 같다.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주일(主日)에는 성찬전례에 참례하는 것과 함께 전례의 정신에 따라 사랑을 실천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부유한 사람은 더 많은 것을 봉헌하고 가난한 이웃, 특히 고아, 과부, 병자, 감옥에 갇힌 형제들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