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회 > 수도승영성

사순 제2주간 수요일(06.3.15)
복음: 마태 20,17-28

오늘 복음을 보면, 자식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모두 한결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엄숙하고 비장한 순간, 갑자기 예수께 자기 아들들을 위해 무언가를 청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니 그렇습니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 오죽했으면 분위기 파악 못하고 이런 엉뚱한 청을 했는가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이를 불쾌하게 여기는 다른 제자들의 반응도 재미있습니다. 결국 제베대오 가족이나 제자들 모두에게서 좋은 자리에 대한 인간적 기준과 갈망이 간접적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 나은, 더 높은 자리에 대한 기준이 여전히 스승의 기준에 미치지 못합니다. 사실 제자단 안에 높고 낮은, 귀하고 천한 자리란 있을 수도 또 있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모두가 서로를 사랑하고 섬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모든 자리가 다 고귀하고 나름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문제는 항상 우리의 인간적, 세속적 가치 기준과 갈망에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