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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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9-30 20:08
마카리우스 규칙
 글쓴이 : 허 로무알도
조회 : 9,423   추천 : 0  
『마카리우스 규칙』

『마카리우스 규칙』(Regula Macharii)은 그 분량에 있어『네 교부들의 규칙』(RIVP)과『교부들의 제2규칙』(2RP)의 중간 정도 되는 짧은 규칙이다. 처음과 끝부분은 고유부분인 반면, 중간 부분(10-18장)은『교부들의 제2규칙』후반부(23-32; 37-46장)를 거의 문자 그대로 따르고 있다. 다른 원전은 히에로니무스의『서간』125와 치프리아누스의『주님의 기도』이다. 권고들, 어법과 문학양식은 전자에게서, 그리고 일반적인 윤리 지침은 후자에게서 영향을 받았다. ‘마카리우스 아빠스’란 명칭이 담고 있는 바는 아마도 세 번째 텍스트인 라틴어로 된『파코미우스 생애』에서 유래하는 듯하다. 마카리우스는 5천명의 수도승 공동체의 아빠스였다. 이 규칙을 마카리우스에게 돌림으로써 저자는『네 교부들의 규칙』에서처럼 이것을 이집트 전통에 연결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 역시 우리는 그리스어나 이집트어에서 번역된 텍스트가 아닌 라틴어로 편집되고 후에 동방 수도승생활에서 명성을 떨쳤던 유명한 이집트 금욕가에게 돌려진 한 텍스트를 접하게 된다.

처음과 끝부분에서 편집자는 수도승생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네 교부들의 규칙』이나『교부들의 제2규칙』과 차별화를 시도하고자 한다. 수도승 문학에서는 전형적이지만 교부들의 규칙들에서는 낯선 정의, ‘그리스도의 군사’인 이 수도승들에게 즉시 애덕이 탁월한 덕으로 제시되고 있다. 순명은 장상에 대한 즉각적이고 겸손한 복종이 아닌 형제들 상호간의 의무로서 규정되고 있다. 공동체 의식과 일치가 개인과 개인적 금욕보다 더 강조된다. 어떤 규정들은 혁신적인 암시를 담고 있는데, 지원자의 입회나 퇴회를 규정하고 있는 규정들과 특별히 책벌 절차와 관련된 규정들이 그러하다.『마카리우스 규칙』은 다른 교부들의 규칙들, 특히『교부들의 제2규칙』과 비교할 때 수도승을 형제적 일치와 열렬한 애정의 분위기 속에서 교육하고 감화시키려는 염려가 두드러진다.

『마카리우스 규칙』은 5세기 말이나 6세기 초 혹은 성 베네딕도 이후에 편집되었다. 이 규칙은 아빠스 모임의 결의문 혹은 보다 더 긴 텍스트의 종합, 또는 더 방대한 이전 규칙의 개정과 보충으로 간주된다. 다섯 개 규칙의 계보는 아달베르 드 보궤(Adalbert de Vogüé) 신부에 의해 분명하게 정해졌고, 거기서『마카리우스 규칙』은 그것의 가장 확실한 원전인『교부들의 제2규칙』과 그것에 의존하고 있는『교부들의 제3규칙』사이에 위치해 있다. 이 관계들을 고려하고 또 6세기의 규칙임을 알려주는 듯 보이는 몇몇 규정, 특히 책벌 규정의 성격을 볼 때,『마카리우스 규칙』의 편집을 500년에서 또 레랭(Lérins)의 영향권에서 분리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듯 보인다. 이 규칙이 5세기 마지막 수십 년간 레랭의 아빠스였던 포르카리우스(Porcarius)에 의해서 편집되었을 것이라는 주장은 신빙성 있는 가설이다.


본문

마카리우스 아빠스의 규칙 시작

[I] 자기 안에 가장 완전한 사랑을 소유한 그리스도의 군사들은 자기 발걸음을 이렇게 두어야 할 것이니, 곧 영혼을 다하여, 정신을 다하여, 마음을 다하여,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다(마르 12,30).

[II] 형제들은 상호간에 가장 완전한 순명을 실천하면서 평화롭고 온유하고 겸손할 것이지 교만하거나 무례하거나 불평하거나 경멸하거나 수다스럽거나 거만 떨지 말 것이다. 그들은 자신을 만족시키려 하지 말고 자기가 섬기는 그리스도를 기쁘게 해드려야 할 것이다. 또 어떤 형제를 욕하거나 반박하려 들지도 말 것이다. 섬김에 있어 게으르지도 말 것이며 기도에 준비되어 있고 겸손에 있어 완전하며, 순명으로 띠를 두르고 야간기도 중에 방심하지 않으며 단식을 하면서도 기뻐할 것이다.

[III] 아무도 자신을 다른 사람보다 의롭다고 여기지 말고, 오히려 각자는 자신을 모든 사람 중에 가장 낮은 자로 경멸해야 할 것이니, 자신을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루가 14,11).

[IV] 선배의 가르침을 유익한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어떤 일도 투덜거리면서 하지 말 것이다. 또한 가르침에 대해 불평하지도 말 것이다.

[V] 어떤 유익한 일을 하였다 해서 우쭐해하거나 자만하지 말 것이다. 또 무엇을 얻었다고 해서 기뻐하지 말고 무엇을 잃었다고 해서 슬퍼하지도 말 것이다.

[VI] 어떠한 친분으로 인해 세속에 휩쓸려서는 안 될 것이다. 오히려 너의 모든 기쁨을 너의 독방에 둘 것이다. 독방을 천국으로 여기고 영적 형제들을 영원한 가족으로 신뢰할 것이다.

[VII] 수도원의 장상을 하느님과 같이 두려워하고, 그를 부모와 같이 사랑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형제들 모두를 또한 사랑해야 한다. 왜냐하면 너는 네 자신이 그들과 함께 그리스도의 영광중에 있는 것을 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VIII] 힘든 일을 싫어하지 말고(집회 7,15), 한가함을 찾으려 하지도 말 것이다. 야간기도로 기진하고, 해야 할 노동으로 졸음에 취해 걸어가서, 피곤함에 지친 채로 잠자리에 들더라도, 네가 그리스도와 함께 쉬고 있음을 믿어야 할 것이다.

[IX] 모든 것에 앞서 수도원의 전례기도(시간전례)를 사랑할 것이다. 기도를 더 자주 바치고자 하는 사람은 참으로 더 풍성한 그리스도의 자비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X] 아침기도를 바친 후에 형제들은 제2시까지 묵상할 것이니, 만일 공동으로 어떤 일을 하기 위해 묵상을 빠뜨릴 필요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러하다.

[XI] 제2시 이후에는 제9시까지 각자 자기소임에 임해야 하며, 거룩한 사도께서 가르치신 대로 맡겨진 일을 불평 없이(필립 2,14) 완수할 것이다.

[XII] 그러나 만일 누가 불평하거나 다투거나 또는 어떤 것에 대해 명령을 거슬러 자기 뜻을 고집한다면, 장로의 판단과 잘못의 정도에 따라 그에게 적절한 벌을 주고 잘못을 고치는데 필요한 기간만큼 그를 (공동체에서) 파문시킬 것이다. 그리하여 벌을 받은 그 형제가 참회로써 자신을 낮추고 행실을 고쳐 모든 일에 있어서 다시는 감히 잘못을 저지르지 못하게 할 것이다.

[XIII] 만일 수도원에 있는 형제나 암자에 거주하는 형제 중 누구라도 그의 잘못에 동조한다면 그 역시 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XIV] 기도시간을 알리는 신호가 주어졌을 때, 즉시 하던 모든 일을 멈추고 달려오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기도보다 우선해서는 안 되므로, 그를 (성당) 밖에 있게 하여 부끄러움을 당하게 할 것이다.

[XV] 형제들 각 사람은 모두 함께 모여 야간 기도를 바치는 동안에 지켜야 할 것들을 힘써 지키도록 할 것이다. 졸음에 겨워하는 사람은 밖으로 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밖에서) 잡담하지 않도록 할 것이며, 곧바로 들어와 이어지는 기도를 바칠 것이다. 형제들이 모인 자리에서 독서를 할 때에는 항상 성서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모두 침묵할 것이다.

[XVI] 다음의 (규정) 또한 덧붙여 (지켜야) 할 것이니, 어떤 잘못으로 인하여 견책과 책벌을 받은 형제는 인내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을 나무라는 사람에게 말대꾸하지 말고 오히려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는 주님의 가르침에 따라 모든 점에 있어서 자신을 낮추어야 할 것이다. “하느님께서 교만한 자들을 적대하시고, 겸손한 이들에게는 은총을 베푸신다.”(야고 4,6; 1베드 5,5) 그리고 “누구든지 자신을 낮추는 자는 높아질 것이다.”(루가 14,11)

[XVII] 자주 견책 받고도 (악습을) 고치지 않는 사람은 맨 마지막 차례에 세울 것이다. 그래도 고치려 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는 주님께서 “그를 다른 민족 사람이나 세리처럼 여겨라.”(마태 8,17) 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이방인으로 여길 것이다.

[XVIII] 특히 식탁에서는 장상이나 그로부터 요청을 받은 사람이 아니면 아무도 이야기하지 말 것이다.

[XIX] 누구도 자신의 기술이나 목소리를 자랑하려 들지 말고 오히려 겸손과 순명으로 주님 안에서 기뻐할 것이다(필립 4,4).

[XX] 어떤 상황에서건 환대를 실천하고(로마 12,13), 가난한 사람을 외면하여 빈손으로 버려두지 말 것이다. 행여 주님께서 손님으로 혹은 가난한 사람으로 네게 오셔서 네가 망설이는 것을 보시고 너를 단죄하실지 모르니, 모든 사람을 기쁘게 맞이하고 신의 있게 처신할 것이다.

[XXI] 모욕을 당할지라도 침묵할 것이다. 모욕을 주려하지 말고, 당한 모욕을 견디어 낼 줄 알아야 한다. 헛된 충고에 현혹되지 말고 오히려 항상 그리스도 안에서 네 자신을 더욱 굳건히 할 것이다. 수도원에서 함께 지내는 형제들 보다 네게 더 가까운 친지가 있다고 여기지 말 것이다.

[XXII] 수도원에서 필요한 것이 있어 이를 마련해야 하는 경우, 형제들을 둘 또는 셋씩 짝을 지워 밖으로 파견할 것이다. 이 형제들은 (공동체에서) 신뢰받는 사람이어야 하며, 수다스럽거나 탐식에 빠지지 않은 사람이어야 한다.

[XXIII] 그러므로 만일 누가 세속을 떠나 수도원에 들어오기를 원할 경우, 그가 들어올 때 그에게 규칙을 읽어주어 수도원의 모든 규율을 명확하게 설명해줄 것이다. 만일 그가 모든 것을 잘 받아들인다면, 형제들은 그를 마땅히 수도원에 받아들일 것이다.

[XXIV] 만일 그가 수도원에 어떤 재산을 가져오고 싶어 한다면, 규칙이 정한대로 모든 형제가 (보는) 앞에서 그것을 제대 위에 놓아야 한다. 만일 그것이 받아들여진다면, 그 순간부터 그는 자기가 가져온 재산에 대해서 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어떤) 결정을 할 수 없다. 만일 그가 먼저 어떤 것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거나, 혹은 수도원에 들어올 때 형제들을 위해서 어떤 것을 가져왔다고 해도, 더 이상 그가 어떤 것도 소유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

[XXV] 만일 그가 불화로 인해 사흘 만에 수도원을 떠나고자 한다면, 그가 수도원에 왔을 때 입고 온 옷 이외에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게 할 것이다. 혹은 그가 급작스럽게 사망한 경우에는 그의 상속인 중 누구도 상속권을 요구하게 해서는 안 된다. 만일 상속인 중 누가 압력을 행사하려 한다면, 그에게 규칙을 읽어주어 그가 수치스럽도록 창피를 느껴 당황하여 돌아가게 할 것이니, 이는 그가 유산을 요구하고 있는 (죽은) 그 사람 역시 (이) 규칙을 들었기 때문이다.

[XXVI] 어떤 이유로든 잘못을 범한 형제는 기도에 참석하지 못하게 하고 단식으로 책벌할 것이다. 만일 그가 모든 형제 앞에 엎드려 용서를 청한다면 그를 용서할 것이다.

[XXVII] 만일 그가 악한 행실을 계속하고 또 교만하여 “나는 이 (생활을) 참을 수 없다. 나는 내 외투를 걸치고, 내가 원하는 곳에 가겠다.” 라고 말한다면, 이렇게 말하는 것을 처음으로 들은 형제는 누구든지 원장에게 그것을 알리고, 원장은 아빠스에게 알릴 것이다. 그러면 아빠스는 모든 형제 앞에 앉아서 그를 앞으로 나오도록 명하여 매질로써 그를 바로잡은 다음 기도를 하고 그를 다시 공동체에 받아들일 것이다. 건전한 가르침으로도 고쳐지지 않는 사람은 매질로써 바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XXVIII] 만일 어떤 형제가 불화로 인해 수도원을 떠나고자 한다면, 그가 가장 낡은 옷 외에는 아무것도 입지 못하도록 하고, (그를) 불충한 자로 여겨 공동체에서 내보낼 것이다. 고요와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은 하늘나라를 차지하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자녀로 여겨질 것이며 고귀하고 빛나는 왕관을 받게 될 것이지만(마태 5,9.45; 루가 6,35), 어둠의 자식들은 바깥 어두움으로 갈 것이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굽어보는 이는 겸손한 이와 고요한 이, 나의 말을 떨리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이가 아니냐?”(이사 66,2)

[XXIX] 다음의 규정도 지켜야 할 것이니, 수요일과 금요일 단식을 어기는 형제에게는 혹독한 벌을 줄 것이다.

[XXX] 다음의 규정 역시 부가되어야 할 것이니, 수도원 안에서 그의 믿음이 인정되고, 수도원을 위해 필요하고 유익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 외에는 누구도 어떤 기술을 연마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