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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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9-26 15:44
베네딕도회 영성
 글쓴이 : 허 로무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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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도회 영성은 수도승 영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왜냐하면 성 베네딕도는 수도승 영성의 대변자이기 때문이다. 베네딕도회 생활 역시 하느님을 찾는 삶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수도승 생활 전통에 서 있다. 따라서 베네딕도 회원들을 일반적인 의미의 수도자(religious)와 구분하여 수도승(monk)이라 부른다.

비록 수도승이라는 말이 원래 '결혼하지 않은자', 또는 '홀로 사는 사람'이란 의미에서 독수도자(獨修道者, anchorite)나 은수자(隱修者, hermit)를 지칭하였다 할지라도 점차 그 의미와 내용이 발전되면서 후에는 회수도자(會修道者, cenobite)까지 모두 포괄하는 단어가 되었기 때문이다.

베네딕도회 생활은 세상을 떠나 홀로 하느님을 찾는 독수도생활(anchorite life)이나 은수생활(eremitic life)이 아닌 한 수도원 안에서 아빠스와 규칙 아래 함께 하느님을 찾는 회수도생활(cenobitic life)로서 사도행전에 묘사되어 있는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생활을 이상으로 한다. 따라서 베네딕도회 영성은 일차적으로 <공동체적 영성>이다. 베네딕도에게 있어 '하느님을 찾는 일'은 특별히 강조된다. 그는 수련자가 하느님을 찾는지의 여부를 성소 분별의 기준으로 삼았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어떻게 찾는가? 베네딕도는 그리스도를 하느님을 찾는 삶의 모범으로 제시하였다. 그리스도는 하느님을 찾는 길을 자신의 전 삶으로 보여주셨기 때문이다. 베네딕도는 아무것도 그리스도 보다 더 낫게 여기지 말라고 할 정도로 그리스도를 삶의 중심에 놓고있다(규칙 4,21; 72,11 참조). 베네딕도회 수도승 생활은 그리스도 안에서의 삶이며, 그분을 따르는 삶이다. 수도승은 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을 따름으로써 하느님을 찾고 그분께 나아간다.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삶은 철저한 자아포기의 삶으로써 강생에서 부터 십자가상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분의 전 삶이 이를 입증해 준다.

자아포기는 베네딕도의 규칙서 전체 안에 짙게 배어 있다. 베네딕도는 "그리스도를 따르기 위해 자신을 끊어 버려라"(규칙 4,10)고 이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베네딕도회 영성은 또한 <자아포기의 영성>이라 할 수 있다.

베네딕도회 수도승 생활에서 이러한 자아포기는 '정주'(定住, stabilitas)와 '수도승답게 생활할 것'(conversatio morum)과 '순명'(順命, oboedientia) 서원(규칙 58,17)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표현된다. 베네딕도회 수도승은 이 세가지 서원을 통해 하느님을 찾는 일에 자신의 전 삶을 투신한다.

이 서원들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수도승답게 생활하겠다는 서원으로써, 이는 세속적인 것들로부터 수도승 생활적인 것들로 자신의 전 삶과 모든 태도를 변화시키는 노력을 의미한다. 수도승은 수도승다운 생활로써 세속적인 야심, 안락, 쾌락, 재물, 육적인 욕망들을 겸손, 정결, 가난, 포기 등으로 대체하고 끊임없는 기도와 형제적인 봉사로 하느님을 찾는 일에 진력한다.

<순명>은 그리스도를 대리하는 장상이나 다른 사람의 뜻을 수행하기 위하여 자기 뜻을 포기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가난>과 <정결>은 수도승답게 생활하겠다는 서원 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에 규칙서 안에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그것들은 수도 규율에 있어 본질적인 부분을 이루고 있다.

또한 베네딕도회 수도승 생활을 이루고 있는 세가지 핵심적인 요소는 "기도"(oratio), "노동"(labor), 그리고 "성서독서"(lectio divina)이다. 따라서 베네딕도회 수도승 생활은 결국 기도와 노동 그리고 성서독서로 이루어지는 매일의 단순한 삶 안에서 서원을 통해 구체화되는 자아포기의 부단한 실천으로 하느님을 찾는 생활이다.

성 베네딕도회 오딜리아 연합회는 이러한 베네딕도회 영성과 선교영성을 결합하였다. 그래서 이 연합회는 '형제적 공동체 안에서 복음의 인도에 따라 규칙과 아빠스 아래 하느님을 찾으며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수도원들의 연합체'(고유법 1항)이다. 베네딕도회적 소명과 선교적 소명이 결합되어 있다는 것이 바로 이 연합회의 특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