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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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강론  
제 목 :  연중 제30주일(가해, 2017.10.29) - 이 윤일요한 부제 17-11-05 07:23:3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11   

“‘온 마음으로, 온 영혼으로, 온 정신으로.’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마태 22,37.39)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을 통해 당신께로 이끄십니다. 우리가 온전하게 하느님을 사랑하고 자기 자신처럼 다른 사람들을 사랑함으로써 하느님께 도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는 이러한 사랑을 통해 당신이 부르신 이들을 만나러 오시고, 이러한 사랑이 그들에게 계속해서 머무를 수 있도록 필요한 능력과 은총을 베풀어 주십니다. 만약 우리가 사랑하기를 그치지 않는다면, 사랑을 거부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비록 우리의 감각으로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 항상 사랑이 머물러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지키기를 바라고 그것을 통해 당신을 드러내시는 사랑은 그 의미가 왜곡되고 축소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에서 사랑의 육체적이며 쾌락적인 측면이 부각되고, 어려운 상황을 함께 이겨내는 사랑의 우정적인 측면이 흐려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만을 너무 강조해서 공동체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소홀히 여기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한국사회에서 외도가 법적으로 정당화되었고, 높은 이혼율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것이 그 단편적인 예입니다. 외도가 위헌 판결을 받은 이유가 가정을 가진 사람이라 해도 배우자가 아닌 다른 이성을 정신적·육체적으로 자유롭게 사랑할 수 있다는 것, 즉 성적 자기 결정권 때문이었습니다. 사랑에는 자유가 있고, 그것은 존중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자유롭게 맺은 혼인의 서약을 저버리고 가정에 대한 책임을 소홀히 한 채 자신의 권리인 사랑의 자유만을 내세울 수 없습니다. 책임 없는 자유로운 사랑은 한낱 이기적인 현실 도피나 욕정 해소의 정당화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사회에서 이혼 사유 중 성격 차이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사실 부부의 성격 차이가 확연히 날 때보다 성격이 비슷할 때 다툼이 더 많이 일어납니다. 많은 경우, 부부의 성격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면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지만, 성격이 비슷하면 어떤 문제에 있어 배우자도 자신과 생각이 같을 것이라고 여겨 배우자의 감정과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부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이기적인 자기중심적 생각에 빠질 때, 부부 사이의 주도권을 잡으려 다툼이 더욱 자주 일어나고, 다툼의 강도도 세지며, 종국에는 파경으로 치닫게 되는 것입니다.

신앙 공동체 안에서도 이기적인 자기중심적 생각은 공동체 구성원들 사이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자기중심적 생각을 가진 사람은 타인에게 그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원칙을 내세워 그것의 준수만을 강권하지만 자신은 관용과 배려만을 받으려 합니다. 또한 이러한 사람은 자신을 넘어 다른 사람까지도 자신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려듭니다. 만약 이러한 사람이 자신의 주도권에 위협을 받거나 뜻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공동체 구성원들을 비난하고 공동체에 분란을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과 다른 사람에게 사랑의 계명을 지키려 한다면 이기적인 자기중심적 생각에서 벗어나 상대방을 더욱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람이 겪는 고통의 측면에서 자신의 경험이나 자신 또한 미래에 그렇게 고통 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타인의 고통을 함께 아파하고 공감하는 것은 정상적인 사랑의 행위입니다. 하지만 타인을 받아들이고 존중하려는 마음 없이, 이기적으로 자신의 주도권과 평안만을 바라는 자기중심적 생각은 벗어던져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타인의 주도권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며, 더 나아가 자신에게 있는 주도권마저 타인을 위해 내어주는 것입니다. 사랑은 타인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며, 주도적인 삶을 위협하는 것들을 함께 극복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듯이, 우리 또한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셨듯이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은 전적으로 내어주는 사랑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세상에 오셔서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 자신의 생명까지 내어주며 끝까지 우리를 사랑하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세상의 유혹과 시련이 아무리 거세다고 하여도 우리가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신 사랑을 기억하고, 우리가 하느님을 더욱 사랑하려 노력한다면 하느님과 우리를 갈라놓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느님께 관한 사랑은 다른 사람도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도록 우리의 마음을 움직여 타인에게 나아가게 합니다. 하느님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은 그분의 사랑을 깨끗하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분과 같이 타인을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사랑하고 하느님의 자비를 보여주며, 그들이 그들 안과 세상 안에 있는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내어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 또한 다른 이들과 함께 하느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항상 우리가 가진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힘을 잃지 않도록 하느님께서 함께하여 주셔서 우리를 보살펴 주시기를 기도드립시다. 우리가 행하는 사랑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더욱 찬미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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