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회 > 오늘의 강론 > 연중 제4주일: 사랑의 권위

예수님은 참 묘한 분이십니다. 참으로 신비로운 분이십니다. 요리 보고 저리 보아도 멋진 분이십니다. 이 맛도 나고 저 맛도 나는 참으로 맛깔스러운 분이십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완전히 알지는 못하지만, 느낄 수 있습니다. ‘느낌’은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고 그저 고개만 끄덕이는 것입니다. 느낌은 우리 몸의 언어입니다. 어린아이들은 몸으로 반응을 합니다. 몸으로 말을 하고 몸으로 표현합니다. 우리 어른들은 나이가 들면서 몸으로 느끼는 것을 버리고 머리로만 생각하는 것에 고착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많은 경우 머리에는 차가움만 있을 뿐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점차 ‘놀라움’이 사라집니다. 남자들을 봅시다. 중년이 지나면 남자들이 드라마에 빠진다고 합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뭉클하고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나옵니다. 자기 자신도 자신이 왜 이런지 놀랍니다. 이것이 바로 느낌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군중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고 합니다. 놀라움과 경탄, 이것이 몸으로 예수님을 접했을 때의 반응입니다. 예수님께서 무엇을 가르치셨기에 사람들은 이렇게 놀랐을까 한번 생각해보았습니다. 당신 존재의 근원에서 나온 가르침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놀랐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 존재의 근원은 무엇입니까. 바로 하느님 아버지이십니다. 요한 복음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너는 믿지 않으냐?” (14,10). 서로가 서로 안에 있는 관계, 이것이 바로 사랑으로 하나가 된 일치입니다. 예수님의 놀라운 자기 선언인 것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은 사랑으로 당신 자신을 드러내셨기에 사람들은 거기에 놀라고 그 권위에 경탄을 한 것입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사랑에 감동한 것입니다.

사랑의 권위는 악의 세력을 폭로하고 악의 세력을 추방합니다. 사랑 자체이신 예수님 앞에서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발악합니다. 악의 세력, 악마의 뿌리는 무엇입니까. 두려움입니다. 경외심은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병적인 두려움은 바로 사랑의 반대입니다. 두려움은 사람들을 멀어지게 하고 서로를 불열시키고 서로를 믿지 못하게 만듭니다. 누구를 증오하고 미워할 때 가만히 자신을 바라보십시오. 그러면 자신이 그 상대방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공격하고 미워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서로 헐뜯고 갈라질 때 악의 세력이 춤을 춥니다.

우리 가정과 우리 공동체는 어떻습니까. 사랑의 권위 안에서 서로 일치하여 생활하는 가정입니까, 아니면 서로 갈라져 싸우고 있는 가정입니까. 예수님의 사랑에 감동한 이들은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요한복음에서 “너희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또 너희가 내 안에 있으며 내가 너희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되리라” (14,20)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모두가 예수님 안에 있고 예수님이 우리 안에 있으므로 사랑에 뿌리를 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자식의 미래가 걱정되십니까. 자식의 미래에 두려워 하지 마시고 예수님 사랑에 봉헌하십시오. 자식이 원하는 것을 허락해주십시오. 그리고 용기를 실어주십시오. 그러면 자식들은 부모의 사랑에 감동할 것입니다. 어떤 사람과 갈라져 있습니까. 그러면 두려워 하지 마시고 예수님의 사랑으로 그 사람에게 다가가십시오. 그러면 그 사람들은 사랑에 감동할 것입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과거는 주님의 자비에, 현재는 주님의 사랑에, 내일은 주님의 섭리에 맡기라.”

오늘은 해외 원조 주일입니다. 우리 모두의 사랑을 나누어주는 주일입니다. 특히 굶주림에 허덕이는 나라(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한 날입니다. 전세계 식량 생산량은 40년 전보다 2배 증가했습니다. 식량이 남은 곳은 남고 모자란 곳은 모자란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식량 위기는 분배와 정의의 문제입니다. 사랑의 마음으로 우리부터 나눌 때 사람들은 사랑에 감동합니다. 주님의 사랑이 우리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으로 감동과 놀라움으로 가득차게 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