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반응은 각각 다르게 나온다. 우리 삶의 양식에서 반응의 양식이 나온다. 무신론자가 보이는 반응, 반신론자들의 반응, 정의로운 하느님을 부르짖는 사람들의 반응, 자비로운 하느님을 부르짖는 사람들의 반응은 다르게 나타난다. 꼭 같은 경험이라도 살아온 양식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갈라 5, 19-21; 5,22-23; 6,8; 로마 8,13). 영성 생활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이 두가지, 내가 영적으로 반응하느냐, 육적(물질적)으로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반응의 전환은 삶의 자세, 삶의 방식, 태도,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가장 근본적인 것은 하느님을 믿는 삶, 영적인 삶에로의 전환이다. 이것이 곧 회개이다. 요한 복음 12,1-8에서 유다스는 돈을 만지고 있었기에 돈으로 계산했다. 이는 물질적으로 반응을 보이는 태도이다. 예수님은 다르게 반응함으로써 창녀가 회개하게 했다.

하느님은 영이시다. 그렇기에 감각적으로 지각하지 못하고 감각적으로 말할 수도 없다. 영적인 하느님은 감각적으로 발견되지 못한다. 다만 하느님과 함께 하는 그 사람의 삶의 양식과 반응으로만 알 수 있을 뿐이다.

고통의 감각은 고통을 겪는 자신만이 안다. 고통의 감각은 관찰 불가능한 것이다. 다만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의 신음소리, 몸부림, 얼굴의 모양 등을 보고 그가 고통 중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 하느님을 어떻게 볼 수 있는가?

하느님을 믿고 사는 사람들의 삶의 양식을 보고 알 수 있지 직접 하느님을 볼 수는 없다. 하느님은 감각적인 분이 아니시기 때문이다. 영이신 하느님도 다른 사람의 고통처럼 재가 볼 수 없다. 다만 하느님과 함께 하는 기쁨들만을 관찰할 뿐이다. 하느님과 함께 하는 사랑의 삶을 설명함으로써 하느님에 대하여 가르칠 뿐이다. 인격적 신앙 생활은 영이신 하느님과의 인격적 관계를 말한다.

그러니까 하느님은 어떤 것(something), 어떤 분(somebody)이 아니고 nothing, Nobody이다. 볼 수 없으나 존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적도의 선은 볼 수 없다. 그러나 적도는 존재한다. 적도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물, 정글, 산 등등... 그러나 적도의 선은 못 본다. 적도라는 말의 현실적 기능이 다르다. 그와 같이 하느님도 볼 수는 없지만 존재하는 분이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람에 대한 그림처럼 정확하게 표상하지는 못하고 제대로 묘사하지 못한다 라는 말은 사람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한다는 것과 다르다. 하느님을 잘못 묘사하여 그린 것은 사실 틀린 것(a mistake)이 아니라 잘못된 시각(a wrong vision)을 가진 것이다. 하느님에 대해서는 오직 그림만 있지 그 그림들을 비교할 수 있는 원래의 소재가 없다. 원래의 소재가 있다면 우상이 된다. 하느님에 대한 그림은 어떤 것에 대한 그림은 아니다. 우리는 역사 안에서도 얼마든지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예수께서는 볼 수 없는 하느님의 모상이다.’(골로 1,15) 예수님이 하느님의 모상이란 뜻은 그분의 말씀과 행적과 삶이 하느님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우리는 하느님에 대한 그림을 다만 우리의 언행과 삶으로만 그릴 수 있을 뿐이지 종이 위에 그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콘은 우리에게 어떻게 예수를 제시하느냐이다. 우리는 하느님에 대한 그림을 다만 우리의 언행과 삶으로만 그릴 수 있을 뿐이지 종이 위에 그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의 현존을 가지고 사는 사람, 그 사람의 삶의 모습을 보고 하느님의 현존을 볼 수 있을 뿐이다.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보이지 않는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고 아버지께서 다 들어 주실 것이다.’(마태 6,6,)

우리는 우리가 하느님이라고 부르는 어떤 것이 부재함에도 하느님의 현존을 경험적으로 확립할 수 있다. 결국 ‘하느님의 현존’이라는 말은, 말과 행동과 삶과 기도로 하느님을 드러내며 사는 사람의 모습니다. 어떤 결과가 선험적으로 확인되었다면 그것은 탐색이나 검색의 결과가 아니다.

‘동쪽에서 번개가 치면 서쪽까지 번쩍이듯 이 사람의 아들도 그렇게 나타날 것이다(마태 24, 23. 26-27)’

이는 선험적 현존(先驗的 現存)인 것이다.

하느님의 말을 정보를 주는 말, 지식을 주는 말로서 교리를 배우거나 가르치지 말라. 우리는 하느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이것이 교리이다.

3. 신뢰. 사랑. 두려움 : 신앙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