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로운 아버지 집으로 가자 <루카 15, 1-3. 11ㄴ-32>

갈 곳 없는 길 잃은 나그네, 주인 없는 나그네, 이들은 자비로운 아버지의 집이 갈 곳이며, 갈 길이며, 주인의 집인 것을 알지 못하여 길거리를 방황합니다. 길을 따라가지 않고, 길이 없는 길을 가고 있으면서 한탄만 하고 슬픔과 괴로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오늘 작은아들의 비유는 이런 우리에게 하느님의 자비는 영원하심을 알려줍니다. 변함이 없고, 구하는 이에게 길은 언제나 열려있고, 찾아든 나그네는 기쁘게 맞이하고, 보살펴 주시는 아버지입니다. 폭풍이 몰아치면 아버지 집으로, 어두운 밤길을 안전하게 하려면 아버지 집으로, 온갖 고통이 나를 찾아 고통의 도가니로 몰고 가면 피하여 안전한 평화가 있는 아버지 집으로 가야 합니다. 아버지 집은 우주보다 더 크고, 살기 좋고, 아름다워서 거처할 방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추위에 떨고 무서워 떠는 사람의 안식처가 되어 줍니다. 아버지 집으로 갑시다.

자비로운 아버지는 모든 자리를 마련하여 기다리고 계시고, 잃어버린 양을 찾아 얼싸안고 기쁨을 드러내십니다. 그 길 찾으라고 아버지는 기다리는 분, 기쁘게 맞이하시는 분, 모든 것을 회복시키는 분으로 현존하십니다. 그 길은 멀리 있지 않고 바로 당신이 있는 어디나 현존하고 손만 들면 손을 잡아 주시고, 안아 주시는 분이십니다. 각자의 존재 밖에 계신 분이 아니라 각자의 존재 안에 계십니다.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 안에 계시고 각자의 마음을 살피다 보면 아버지는 그 살피는 마음 안에 계십니다. 온갖 고통의 시련 속에 억울한 소리를 듣는 동안 참을 수 없는 가난, 슬픔, 비난 속에 계시며, “너와 함께 있으니 함께 가자” 하시며,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절망 속에서 가장 큰 희망을 주시며, 각자 안에 현존하십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아버지를 부르고, 응답을 기다리는 사람은 아버지를 만나 하느님의 자비 가운데 영원한 생명을 찾아 누리도록 기도합니다. 아버지의 자비는 영원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