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당신의 것입니다. <마태오 21, 33-43. 45-46.>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내 것이 아니고 모두 주님의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포도밭의 비유에서 포도밭 주인은 모든 것을 준비하여 농사를 짓도록 하고 떠나셨다는 말씀은 세상에 모든 것을 준비하여 이 몸까지 준비하여 세상에 살도록 마련하시고, 우리에게 감사와 찬미 받으시려고 하십니다. 자기 잘난 맛에 빠져 “내 것은 내 것이다.” 하며 내주지 않으려고 하니 하느님의 큰 은총인 자유와 평화가 기쁨이 있는 나라에 살지 못하게 된다고 하십니다. 내 것이 아닌 것을 돌려드려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이 세상에 살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준비해주셨습니다. 숨 쉬고, 먹고 마시고, 힘 받고 살도록 모든 것을 주셔서 삶을 살도록 하셨습니다.

지난 3월 13일 아침에 일어나니 어지럽고 힘이 없어 움직이지 못하다가 아침 일찍 병원 입원실까지 휠체어를 타고 입원했다가 3월 20일 걸어 나와 퇴원했습니다. 은총의 시간이었습니다. 지금껏 내 몸을 내가 잘 돌보며 귀하게 생각하였지만, 이런저런 기계에 의지한 검사와 시술은 나를 힘들게 하면서 짜증이 났다가 ‘내 몸은 내 몸이 아니라 주님의 것인데’ 기계 속에 있으며 “주님! 주님의 것인데 주님 뜻대로 하세요.”하고 기도하니 만사가 평안해졌습니다. 이번 병원은 참으로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내가 사용하는 이 몸은 내 것이 아니고 봄에 피었다가 사라지는 봄꽃과도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것은 하나도 없고 내 것이라고 생각할 때부터 더 큰 고통에 시달리게 됩니다. 소작인들의 착각이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우리도 얼마나 어리석게 살아갑니까? 버리고 내놓아야 할 것을 버리지 못하고, 내놓지 않고 붙들고 있는 한 무거운 삶, 괴로운 삶, 슬픈 삶, 외로운 삶으로 실망과 절망으로 빠져 모두 잃어버리고, 빼앗기고, 자기 자리는 없어지고, 사는 의미를 바로 찾지 못합니다.

그러나 내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돌려드리고 의탁하는 삶을 살면 모든 슬픔이 행복이 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갑니다.

주님은 이 세상에서 사용하시던 몸이 그대로 하늘에 오르시지 않고 성자이신 하느님의 영이 하늘에서 아버지와 함께 영광을 누리며 현존하십니다.

아무리 높은 관직을 받고 있어도 시간이 되어 물러나면 내 것이 아닌 것같이 아무리 아름답고, 능력 있고, 잘난 사람이라도 옷을 벗으면 사람과 옷이 분리되듯이 벗어나게 됩니다.

죽음에 임박하였을 때 “주님, 여기에 당신의 것이 있습니다.” 하고 봉헌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