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와 가난한 이들의 병폐 <루카 16, 19-31>

재산이 많은 사람과 재산이 없는 사람은 빈부의 격차로 시작하여 사회적 병폐가 심하게 나타납니다. 오늘 복음은 부자의 무자비와 무관심에 대한 경고와 가난한 이에 대한 위로의 말씀으로 “나자로는 살아서 나쁜 것을 받았고 그래서 여기서 위로를 받고”라고 하시고 부자에게는 “살아서 좋은 것을 받아서 벌을 받는다.” 말씀하신다면 더 자세한 해설이 따라와야 합니다.

부자라서 모두 벌 받는 것이 아니고, 가난한 사람이 모두 상 받는 것이 아닙니다. 얼마 전 지하철 서울역 지하에 그 많은 노숙자의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의 모습을 보고 가난이 유죄가 아니라 병폐임을 보았습니다. 왜 그들은 가장 비천한 사람으로 여기 노숙자로 있는가? 대부분 노름하다 온 사람, 주식에 투자하다 망한 사람, 가족에게 쫓겨난 사람, 알코올 중독자, 하여간 자기 탓으로 이런 생활을 하게 된 사람입니다.

부자에게도 모두가 많이 받아서 아니라 받은 것을 자기만 위해서 사용하고 이웃에 대해 무관심하고 무자비한 사람에게 이르는 경고의 말입니다. 그러나 부자의 병폐는 “버닝썬”에서 일어난 사건처럼 돈 많은 사람, 권력 있는 사람, 명예를 갖춘 사람들이 저지른 사회적 병폐입니다. 그들은 그 일로 인하여 사회로부터 소외당하고, 욕먹고, 온갖 비난의 뜨거운 화살을 받고 사회로부터 격리됩니다. 부자만 교도소에 갑니다. 가난한 사람은 옥에 갇히지 않습니다.

예전에 소록도에 3박 4일 나 환우 피정 갔다가 유치장에 유치된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시간 가졌는데 여러 가지 사연으로 갇혀있지만, 우연히 그들의 손을 보니 하나같이 성한 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가정을 방문해보니 손이 없는 사람 손이 비뚤어진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때 ‘죄는 성한 사람이 짓는구나.’하고 속으로 깨달았습니다.

오늘 복음은 폭 넓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죄는 권력을 가진 자, 재물을 가진 자, 명예를 가진 자들의 것입니다. 가진 바를 정의롭게 사용하지 못하고, 진실하게 행동하지 못하고, 사랑으로 살지 못하면 무정하고, 거짓되고, 무자비한 사람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살아서도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깨닫고 생을 살아가야 합니다.

세상에서 지옥에 떨어질까 두려워 정의를 지키고 진실과 사랑으로 산다면 너무나 소극적 신앙의 삶입니다. 살아있는 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봉사하고, 나누고, 친교를 맺으며 사는 세상에 살아가는 것이 그리스도 신자의 첫째 의무이고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받은 모든 것을 하느님께 돌려드리는 자세로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