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 <요한 1, 29-34>

인간의 죄는 하느님만이 용서하고 자비의 은총을 내려주십니다. 오늘 세례자 요한은 자기 주님에게 세례를 줄 때 하늘 소리와 세례받으시는 주님과 비둘기 모양의 성령 내리심을 보았다고 하시며 “내가 나기 전부터 계셨기에 나보다도 앞서 계신 분이다.” 하셨습니다. 그는 하느님 전체를 보았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세례가 그저 물로 씻는 정화의 예라면 주님이 주시는 세례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세례입니다. 요한이 본 하느님은 성부<하늘의 소리>, 성자<세례받으시는 분>, 성령<비둘기 모양으로 나타나신 분>. 이렇게 해서 우리의 세례는 죄의 용서와 성령을 충만히 받아 하느님 아버지의 자녀가 되는 성사입니다.

이 성사의 은총을 받은 것을 기억하고 내 안에 보존하려고 우리는 성호경을 몸에 놓으며 하느님께 구원받았음을 기억하고 감사와 찬미의 기도를 드립니다. 우리는 세례를 베풀 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너를 씻노라.” 하고 고백의 성사도 십자가 성호를 성삼의 이름으로 죄를 사합니다.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자비를 베푸는 분은 하느님 자신입니다. 이런 오묘한 진리를 깨닫게 되면 하느님 현존에 사는 것은 은총입니다.

십자 성호로 시작하는 모든 일에는 하느님의 다음과 같은 은총을 받게 됩니다.

자비와 일치와 사랑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로 깨끗해지고, 모든 것이 채워지고, 일치의 은총으로 하느님 아버지를 닮은 사람으로 살며, 사랑으로 하느님의 생명에 동참하고, 하느님으로 살기 위해 주님만 찾지 않고 삼위 일치이신 하느님을 찾아 몸에 십자가를 놓으며 하느님의 현존 안에 살게 됩니다.

아들 안의 성부를 보고, 성령 안의 성자를 보고, 하나이신 하느님을 찾고 섬기는 일이 우리의 믿음의 시작입니다. 구유 앞에서 성부, 성자, 성령을 보는 사람은 성숙한 신앙을 사는 사람입니다. 저는 구유 앞에서 우리의 죄를 용서하러 오신 주님 하느님을 모시고, 오신 주님을 찬미하고 감사합니다.

주의 기도문 안에는 성부, 성자, 성령의 활동이 들어 있습니다. 깊이 묵상하는 기도를 드리며 믿음을 성장시켜 나가기를 기도합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